퇴원 2번 환자에 HIV 항바이러스제 투여...질본·보건硏, 치료제 개발 나서
말라리아 치료제 새 후보로 등장...AI 기업, 류마티스관절염약 치료제 제안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 조짐을 보이면서 치료제 개발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특별한 치료제가 없는 만큼 현재로서는 감염자에게 수액 투여와 항생제, 항염증제 투여 등이 이뤄지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2번 환자가 퇴원하면서 관심이 모인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최근 퇴원한 2번 환자를 비롯해 1번, 4번 환자는 HIV 치료제를 투여받은 것으로 알려진다.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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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폐렴 증상을 동반해 항바이러스 치료가 필요한 만큼 에이즈 치료제를 주로 사용하는 것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 중 일부 중증 환자에게는 에이즈 치료제인 로피나비르와 리토라비르를 조합해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바이러스가 세포 안에서 증식할 때 필요한 효소를 억제하는 원리다. 

 

말라리아,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부각
AI 기업도 후보물질 탐색 일조

현재는 말라리아 치료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퇴치 약물로 주목받고 있다.

중국과학원 우한바이러스연구소와 베이징약물및독성연구소 공동연구팀은 최근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 후보물질인 렘데시비르와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억제 효과를 보인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Cell Research 2월 4일자 온라인판).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구체적인 치료제가 없는 상태다. 이에 연구팀은 치료제 개발을 위해 기존 출시된 항바이러스제가 효과적인지 테스트했다. 

연구팀은 리바비린, 펜시크로비르, 니타족사나이드, 나타모스타트, 클로로퀸, 렘데시비르, 파비피라비르 등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 약물에 대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률 등을 측정하기 위해 표준분석을 수행했다. 

그 결과, 7가지 약물 중 나파모스타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억제 효과를 보였다(EC50 inhibitor=22.50μM, CC50>100μM, SI>4.44). 막 융합을 방지하는 나파모스타트는 메르스에서도 강력한 억제효과를 보인 약물이다. 

광범위한 항바이러스 가능성을 갖고 있는 니타족사나이드는 낮은 몰 농도(micromole, 100만분의 1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억제했다.

특히 에볼라 치료제 후보물질인 렘데시비르(EC50=0.77μM; CC50>100 μM; SI>129.87)와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르퀸 (EC50=1.13μM; CC50>100μM, SI>88.50)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을 강력하게 차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클로로퀸은 항바이러스 활성 이외에도 면역조절활성을 갖고 있어 생체 내 항바이러스 효과를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클로로퀸은 저렴하고 안전한 약물"이라며 "70년 이상 사용돼왔던 만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임상적으로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AI 기업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치료제 개발에 한몫 하고 있다. 

영국 AI 기업인 베네볼런트AI는 AI를 이용해 이미 승인된 약물 중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인 바리시티닙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검색 결과를 내놨다(The Lancet 2월 4일자 온라인판).

베네볼런트AI에 따르면 바리시티닙은 바이러스의 폐 세포 감염 능력을 감소시킬 수 있는 것으로 예측됐다. 

베네볼런트AI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폐 세포 감염에 사용하는 수용체는 폐 AT2 폐포 상피세포에 있는 세포 표면 단백질인 ACE2 수용체일 것으로 추정했다. 

이들은 ACE2 수용체의 바이러스 감염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대사 경로를 수집하고, 이 경로를 직접적으로 억제해 바이러스 감염을 방해할 수 있는 골수섬유증 치료제 페드라티닙, 항암제 수니티닙, 폐암 치료제 엘로티닙,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바리시티닙 등 4개 약물을 찾아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수니티닙과 엘로티닙은 AAK1(AP2-associated protein kinase1)을 억제했다. AAK1 억제를 통해 세포의 바이러스 감염을 막아낸 것이다.  

특히 JAK억제제 바리시티닙은 바이러스가 세포 안으로 침투하는 것을 억제할뿐 아니라 1일 1회 2mg이나 4mg만 복용해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충분한 효과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질본·보건연구원, 치료제 개발 박차
유럽 EMA도 지원 나서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와 유럽은 치료제 개발 지원에 나서고 있다. 

우선 질병관리본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로부터 바이러스를 분리하는 데 성공, 치료제 연구개발에 활용되도록 유관 부처와 적합한 자격을 갖춘 관련 기관에 분양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질본 산하 국립보건연구원은 치료제와 백신 개발 연구를 추진키로 했다. 

이에 보건연구원은 8억원의 연구비를 투입,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의 임상 면역학적 특성을 연구하기로 했다. 또 치료용 항체 개발을 위해 항원과 항체도 발굴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유럽의약품청(EMA)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EMA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치료와 예방을 위한 약물 개발을 가속화하기 위해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고자 의약품 개발자를 지원한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약물 개발과 관련 신속하게 과학적 조언과 평가도 제공할 계획이다. 

EMA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치료하고 예방할 수 있는 가능성 있는 항바이러스제와 백신을 찾고 있다"며 "개발 중인 약물에 대한 모든 정보도 분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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