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연구팀, SGLT-2 억제제 4가지 대규모 연구 체계적 문헌고찰
등록 당시 CVD·심부전·신기능에 따른 하위분석에서 일관된 혜택 확인
뇌졸중 예방 효과는 신기능 감소 환자군만 나타나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제2형 당뇨병 환자는 임상적 특징과 관계없이 SGLT-2 억제제로 심혈관 혜택을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SGLT-2 억제제의 대규모 무작위 연구에 참여한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등록 당시 심혈관질환 또는 심부전 동반, 신기능 등에 따라 하위분석한 결과, SGLT-2 억제제의 주요 심혈관계 사건(MACE) 예방 효과가 모든 하위군에서 나타났다.

이는 △EMPA-REG(엠파글리플로진, 제품명 자디앙) △CANVAS(카나글리플로진, 인보카나) △CREDENCE(카나글리플로진) △DECLARE-TIMI 58(다파글리플로진, 포시가) 등 네 가지 대규모 연구를 체계적으로 문헌고찰한 결과다.

단 MACE 1차 예방 측면에서는 SGLT-2 억제제가 MACE 위험을 낮췄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이는 연구에서 보고된 MACE 발생 건수가 적어 그 위험을 낮추는 경향성만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학 조지 세계건강연구소 Clare Arnott 박사 연구팀이 진행한 이번 연구 결과는 Journal of the American Heart Association 지난달 29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CVD 없는 당뇨병 환자, 심혈관 보호 효과 얻을 수 있나?

SGLT-2 억제제는 심혈관계 영향 연구(CVOT)를 통해 심혈관질환 동반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질환 위험을 낮추는 효과를 입증한 항당뇨병제다. 

그러나 심혈관질환이 없는 제2형 당뇨병 환자도 잠재적으로 심혈관 혜택을 얻을 수 있는지 확실하지 않다. 게다가 신기능과 관계없이 SGLT-2 억제제의 심혈관 혜택이 나타나는지도 정리가 필요하다. 

연구팀은 등록 당시 심혈관질환 또는 심부전 동반, 신기능 등에 따라 환자군을 분류해 SGLT-2 억제제 치료에 따른 심혈관 혜택을 분석했다.

제2형 당뇨병 환자 총 3만 8723명의 데이터가 분석에 포함됐다. 전체 환자 중 2만 2870명(59%)은 등록 당시 심혈관질환을 동반했고, 7754명(29%)의 추정 사구체여과율(eGFR)은 60mL/min/1.73㎡ 미만이었다. 4543명(12%)은 심부전 환자였다. 

평균 추적관찰 기간인 2.9년 동안 MACE는 3828건,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1192건,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1506건,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2612건 등이 보고됐다. 

SGLT-2 억제제, MACE 위험 12%↓

전체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SGLT-2 억제제 치료 시 MACE 예방 효과를 12% 얻을 수 있었다(HR 0.88; 95% CI 0.82~0.94; P<0.001). 이 같은 효과는 모든 연구에서 일관되게 나타났다.

이와 함께 SGLT-2 억제제를 복용한 환자군에서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17%(HR 0.83; 95% CI 0.75~0.92) △심근경색 12%(HR 0.88; 95% CI 0.80~0.97)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32%(HR 0.68; 95% CI 0.60~0.76)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또는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24%(HR 0.76; 95% CI 0.70~0.82)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15%(HR 0.85; 95% CI 0.79~0.92) 감소했다. 

다만 SGLT-2 억제제는 뇌졸중 발생 위험을 통계적으로 의미 있게 낮추지 못했다(HR 0.96; 95% CI 0.86~1.09).

MACE 1차 예방 효과 보였지만…통계적 '유의성' 없어

등록 당시 심혈관질환 동반 여부에 따른 MACE 위험은 환자에 따라 차이를 보였지만 전반적으로 MACE를 예방하는 경향성이 나타났다.

심혈관질환 동반 제2형 당뇨병 환자는 SGLT-2 억제제로 MACE 2차 예방 효과를 14% 얻을 수 있었다(HR 0.86; 95% CI 0.80~0.93). 그러나 심혈관질환이 없는 환자는 SGLT-2 억제제 치료 시 MACE 위험이 6% 감소했지만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다(HR 0.94; 95% CI 0.82~1.07).

 

심근경색도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 심근경색 동반 환자는 SGLT-2 억제제 치료 후 심근경색 2차 예방 효과를 14% 얻을 수 있었으나, 의미 있는 1차 예방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HR 0.97; 95% CI 0.78~1.19).

아울러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은 심혈관질환이 없는 환자의 경우 10%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고(HR 0.90; 95% CI 0.78~1.03), 심혈관질환 동반 환자는 17% 감소했다(HR 0.83; 95% CI 0.75~0.91).

이와 달리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또는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등 위험은 심혈관질환 동반 여부와 관계없이 SGLT-2 억제제 치료 시 유의하게 감소했다.

단 이 같은 결과는 심혈관질환이 없는 환자에게서 확인된 MACE 건수가 적어 통계적인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구에서 보고된 MACE 발생 건수는 심혈관질환이 없는 환자 907건, 심혈관질환 동반 환자 2921건이다. 

신기능 악화된 환자군, 뇌졸중 예방 효과 나타나

신기능에 따른 하위분석에서는 △MACE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또는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등 대부분 종료점 위험이 신기능과 관계없이 감소했다.

하지만 뇌졸중 예방 효과는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신기능에 따라 엇갈렸다. eGFR 60mL/min/1.73㎡ 미만으로 신기능이 악화된 환자군은 SGLT-2 억제제 치료 시 뇌졸중 위험이 25% 낮아졌다(HR 0.75; 95% CI 0.59~0.96).

반면 eGFR 60mL/min/1.73㎡ 이상으로 신기능이 보존된 환자군은 SGLT-2 억제제를 복용해도 의미 있는 뇌졸중 예방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HR 1.05; 95% CI 0.91~1.20).

아울러 등록 당시 심부전 동반 여부와 관계없이 SGLT-2 억제제는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위험을 유의하게 낮췄다. 또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또는 심부전으로 입원 위험,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도 SGLT-2 억제제 치료 시 일관되게 감소했다.

Arnott 박사는 "제2형 당뇨병 환자 특징에 따른 다양한 하위군 분석에서 SGLT-2 억제제의 심혈관 보호 효과가 나타났다"며 "환자별 심혈관 혜택은 다를 수 있겠지만, 이번 연구는 SGLT-2 억제제가 광범위한 심혈관 보호 혜택이 있음을 시사한다. SGLT-2 억제제가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 합병증에 영향을 미치는 치료옵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