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4차 담화문 통해 질병관리본부 폐쇄적 행정 우려 
중국 전역 위험지역 분류 및 위기경보 '심각' 격상 주장 

대한의사협회는 3일 용산임시회관에서 4차 담화문을 발표, 정부의 위기관리소통시스템을 지적하고 나섰다. (왼쪽부터 의협 박홍준 부회장, 최대집 회장, 과학검증위원회 최재욱 위원장)
대한의사협회는 3일 용산임시회관에서 4차 담화문을 발표, 정부의 위기관리소통시스템을 지적하고 나섰다. (왼쪽부터 의협 박홍준 부회장, 최대집 회장, 과학검증위원회 최재욱 위원장)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는 가운데 의료계가 질병관리본부의 위기관리소통시스템을 지적하고 나섰다. 

3일 대한의사협회는 임시회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해외유입 차단 강화와 감염관리체계 개선에 관한 권고'를 주제로 담화문을 발표했다. 

이날 의협 최대집 회장은 "질병관리본부가 소통 부재와 비밀주의, 뒤늦은 정보공개, 폐쇄적 행정 등의 모습을 보이고 있어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의협에 따르면 질본 방역책임자는 '몇 미터 등 접촉기준을 세우면 현장이 기계적으로 적용할 우려가 있다'며 세부적인 접촉 기준 제시를 반대하고 확진자의 구체적 이동동선을 밝히지 않는 등의 태도를 보였다. 

이 같은 태도는 위기관리 대국민 소통의 기본원칙을 무시하는 처사라는 게 의협의 주장이다. 

최 회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모든 정보의 투명하고 신속 정확하게 공개해야 한다"며 "질본과 방역당국의 위기관리 소통시스템을 제대로 구축하고 정상화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현재 후베이성으로 국한된 위험지역을 중국 전역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했다. 

후베이성은 중국 당국이 봉쇄한 상태인 만큼 정부의 이번 입국제한은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다. 

의협은 "위험지역으로부터 입국을 금지시키겠다는 의지의 단초를 보인 것은 긍정적이지만, 감염병 방역 관리의 첫 원칙은 유입 차단"이라며 "방역 외적인 요인을 고려하다 골든타임을 놓칠 경우 국민의 생명을 잃을 수 있다. 정부는 중국 전역으로 위험지역을 확대해 전방위적인 감염원 차단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협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 조치를 철저히 하기 위해 공항 뿐 아니가 항만에 대한 관리도 필요하다고 했다. 공항에 대한 검역관리에 비해 부족하는 지적이다. 

의협 박홍준 부회장은 "현재 방역의 모든 관심은 공항에 집중돼 있어, 항만은 검역관리가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 "모든 항만도 공항과 동일한 수준으로 검역관리를 하는 한편, 입국자에 대한 동선을 파악하는 등 정부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지역사회 전파가 확인된 만큼 현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를 '심각' 단계로 격상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지역사회 일선 의료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정확하고 투명한 방역 예방관리 매뉴얼과 지침, 국민이 알 수 있는 접촉자 기준 등 대국민 대상 정보가 제정, 공개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를 위해 감염병 역학 및 예방관리전문가와 함께 민관 합동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예방관리 매뉴얼과 지침 등 개정 작업을 진행할 것을 제안했다. 

최 회장은 "메르스 사태의 경험 속에서 실수를 반복해선 안 된다"며 "정부는 우리의 권고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의협은 홍콩의 의료인 파업은 국가 간 특수한 경우에 따른 것으로 바람직하지 않은 방식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정부가 의료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진단과 확산 방지를 위한 요구사항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전문가다운 행동이 필요하다는 점은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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