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연구팀, 우한 폐렴 확진자 '425명' 분석..."사람 대 사람 감염 증거 있어"
독일 연구팀, 독일에서 무증상 중국인 환자로부터 감염 확인
미국 연구팀, 환자 화난수산시장 방문하지 않아 사람 대 사람 감염 가능성 있어

[메디칼업저버 주윤지 기자] 중국, 독일과 미국 연구팀들이 각 나라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환자에 대한 정보를 NEJM에 동시에 공개하면서 바이러스가 어떻게 전파되는지에 대한 가설과 근거가 쌓이고 있다. 

세 가지 연구논문을 종합해서 보면, 인간 대 인간 감염(human-to-human transmission)을 확인할 수 있으며, 무증상 감염에 대한 가설에 힘이 실렸다. 

사진출처: 미국 CDC
사진출처: 미국 CDC

中 연구팀, '사람 대 사람' 감염 가설에 뒷받침

중국 연구팀은 우한 폐렴으로 확진된 425명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 분석해 NEJM에 발표했다.

환자 56%는 남성, 44%는 여성이었다. 평균 연세는 59세였다. 

또 1월 1일 전 증상이 보인 대부분(55%) 환자는 화난수산시장과 연관됐었다. 그러나 이후 환자들에서는 화난수산시장을 방문한 이력이 8.6%로 떨어졌다. 

잠복기 기간은 평균 5.2일(95% CI 4.1~7.0)이었으며, 잠복기가 가장 길었을 때 12.5일까지 연장됐다. 

또 질병은 약 7일마다 2배로 확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러한 정보를 고려하면 12월 중순부터 지인들 사이에서 사람 대 사람 감염이 일어난 것에 대한 증거"라며 "유사한 역학이 다른 곳에 적용되는 경우 질환 발병 및 확산을 제어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다른 중국 연구팀은 99명에 대한 증상에 대해 연구논문을 The Lancet에 발표해 비슷한 수치를 밝혔다. 

이 연구결과에 따르면 99명 중 약 50%(49명)는 화난수산시장에 노출된 적이 있었다. 이 중 47명은 이러한 환경에 오랫동안 노출된 이력이 있었으며, 대부분은 영업사원이나 시장 매니저(market manager)였다. 2명(2%)은 직원이 아닌 시장을 구경하는 일반 구매자였다. 

독일 환자, 중국 방문력 없어..."무증상 중국인 동료 독일서 만나"

독일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첫 환자인 33세인 독일 남성에 대한 정보도 NEJM에 발표되면서 무증상 감염에 대한 가설에 힘이 실렸다. 

독일에서 건강한 33세 남성이 1월 24일에 인후염, 감기몸살(chills) 및 근육통을 포함한 증상들이 보였다. 

하루 뒤 남성은 39.1°C의 열을 기록하면서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26일 저녁 경 남성은 증상이 많이 개선돼 27일 업무에 복귀했다. 

이러한 증상들이 나타나기 전에 독일 남성은 상하이에서 거주하고 독일에 해외출장을 온 중국인 비즈니스 파트너를 뮌헨(Munich)에서 1월 20일과 21일에 만났다. 

중국인 여성은 1월 19일부터 22일까지 독일에 있었다. 그동안 중국인 여성은 감염에 대한 증상이 없었지만, 중국에 귀국하는 비행기에서부터 증상들이 나타났다. 

이후 26일 중국인 여성은 2019-nCoV에 감염됐다는 판정을 받았고, 27일 회사에 감염상태를 알렸다. 

27일부터 여성과 접촉했던 인원을 찾으면서 33세 독일 남성까지 연락이 닿았다. 독일 남성은 이후 같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폐렴에 걸렸다고 나타났다.

28일 동일한 회사에서 독일 직원 3명이 추가로 감염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중 2번째 확진자만 중국인 여성과 접촉한 바 있었으며, 나머지 두 환자는 33세 독일 남성과 접촉했었다. 

연구팀은 "감염이 짧고 증상이 없었던 인덱스 환자(중국인 여성)의 잠복기 기간 동안 일어났다는 것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며 "무증상 환자가 2019-nCoV 감염의 잠재적 원인이라는 사실은 감염의 전파 역학을 재평가할 필요성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

"美 환자, 우한 방문했지만 화난수산시장 가지 않아"

미국에서 첫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인 35세 남성 미국인에 대한 정보가 NEJM에 발표됐다.

미국 연구팀에 따르면 환자는 지난달 우한에 거주하는 가족을 보기 위해 우한을 방문했고 1월 15일에 미국으로 귀국했다. 

환자는 우한 화난수산시장에 방문하지 않았으며, 자가 보고에 따르면 환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증상을 보이는 사람과 접촉한 적이 없었다. 

환자는 19일 워싱턴주에서 응급의원에 방문하기 전 나흘 동안 기침 및 열 증상이 있었다. 호흡곤란 혹은 구토와 같은 증상들은 없었다. 

진료를 보면서 환자는 우한을 방문한 이력에 대해 의료진에게 밝혔다. 환자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폐렴에 대한 경고문을 본 후 치료받으러 왔다고 의료진에게 설명했다. 

연구팀은 "환자의 2019-nCoV 감염의 원인은 모르지만, 사람 대 사람 감염에 대한 증거가 발표된 바 있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폐렴은 12월 말 중국 우한(武漢)시에서 시작돼 전 세계 약 25개 국가에 확산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질병 확산을 '비상사태'로 1월 31일 선포했다. 국내에서는 1일 기준 12명 환자가 확인됐다. 

전 세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 수
11,221명 = 중국
19명 = 태국
17명 = 일본
16명 = 싱가포르
13명 = 홍콩
12명 = 대한민국
10명 = 대만
9명 = 호주
8명 = 말레이시아
7명 = 독일, 마카오, 미국
6명 = 프랑스
4명 = 아랍에미리트(UAE)
3명 = 캐나다
2명 = 이탈리아, 러시아, 영국, 베트남
1명 = 캄보디아, 핀란드, 안도, 네팔, 필리핀, 스페인, 스리랑카, 스웨덴

출처: 미국 존스홉킨스대 연구팀

전 세계 과학자에 따르면 우한 폐렴은 '코로나바이러스'라는 큰 RNA 바이러스 집단에 속한다. 코로나바이러스는 6가지가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일반 감기(rhinovirus)뿐만 아니라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및 중동호흡기증후군(MERS)과 같은 심각한 질병도 일으킬 수 있다.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동물에서 생기고 이들 사이에서 유행하지만 종종 인간에 감염한다. 코로나바이러스는 동물과 인간 모두 감염할 수 있은 RNA 바이러스로, 한 번 감염되면 온몸에 번진다.

이런 상황에서 몸은 스스로 방어할 수 없고, 의료진은 바이러스를 직접적으로 치료할 수 없다. 다만 몸이 알아서 항체를 만들 때까지 시간을 끌 수 있다. 예를 들어 바이러스 때문에 호흡 곤란이 생기면 산소마스크 등을 사용할 수 있지만, 바이러스 자체를 없애는 방법은 없다.

가장 흔한 증상은 열과 기침이며, 호흡곤란, 근육통, 두통, 정신혼란, 심장통증 및 설사와 같은 증상들도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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