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일까지 확진자 41명 분석 결과, 당뇨병 환자가 20%로 가장 많아
대한당뇨병학회 "고혈당이 선천적 면역체계의 중요 요소 장애 일으켜"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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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2019-nCoV) 감염증 확진자를 분석한 초기 보고서에서 기저 질환으로 당뇨병이 가장 많았던 가운데, 대한당뇨병학회가 당뇨병 환자는 감염에 취약하기 때문에 예방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학회는 30일 서울가든호텔에서 열린 '대한당뇨병학회 제11대 이사장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전 세계적 보건 이슈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관한 입장을 발표했다.

앞서 Lancet 1월 24일 온라인판에는 지난해 12월 최초 보고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부터 1월 2일까지의 확진자 41명을 분석한 보고서가 실렸다.

보고서에 의하면,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는 32%(13명)이었고 당뇨병이 20%(8명)로 가장 많았다. 이어 고혈압 15%(6명), 심혈관질환 15%(6명)가 보고됐다.

학회 목지오 홍보이사(순천향대 부천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과거에도 당뇨병 환자는 감염병 고위험군에 속했다. 어느 논문을 봐도 당뇨병 환자는 감염병 위험이 굉장이 높은 군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2012년 발병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메르스)은 질환의 중증도와 사망에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로 환자 나이, 기저질환으로 당뇨병이 제시됐다.

이와 함께 신종 인플루엔자 A(H1N1) 환자와 메르스 환자 데이터를 메타분석 및 체계적 리뷰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질환에 이환된 환자의 당뇨병 동반률은 각각 14.6%와 54.4%로 조사됐다.

또 계절독감이 유행할 시기에 건강한 일반인보다 당뇨병 환자의 경과가 심각하며, 입원이 필요한 경우가 6배, 폐렴 위험이 4배, 합병증에 의한 사망 위험이 3배까지 높다는 연구도 있다.

학회는 당뇨병 환자가 신종 바이러스 감염을 비롯한 감염병에 취약한 이유로 면역기능 이상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고혈당인 당뇨병은 T세포와 호중구 기능을 감소 시켜 선천적 면역체계 및 체액성 면역체계를 하향조절한다. 고혈당은 호중구 및 대식세포의 화학주성(chemotaxis), 식세포작용(phagocytosis), 살균작용 등 선천적 면역체계의 중요 요소의 장애를 야기하며, 이로 인해 체내는 2차 감염으로 진행되기 쉬운 상태가 된다. 

목 홍보이사는 "심한 바이러스 감염 때에는 사이토카인(cytokine) 과부하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 Th1이 Th2로 바뀌게 된다"며 "당뇨병 자체로도 사이토카인의 농도가 증가하면서 시너지 효과가 나타난다. 이는 내피세포 기능부전을 일으키고 합병증을 야기하기 때문에 당뇨병 환자에게 감염병이 더 위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Th1은 인터루킨-2(IL-2), 인터페론-γ(IFN-γ)를 분비하고, 주로 식세포작용에 의한 세포내 방어에 관여한다. Th2는 IL-4, IL-5, IL-10을 분비하고 세포외 방어를 담당한다. Th1과 Th2의 균형이 중요하지만, 균형을 잃어 Th2 반응이 강해지면 자가면역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학회 윤건호 이사장(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쉽게 말해, 당뇨병 환자는 심각한 폐렴으로 진행되게 하는 매개인자들이 많아지게 된다"면서 "당뇨병 환자는 감염병 위험이 높으며 증상이 더 심해질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당뇨병 환자는 감염병 예방에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내외 당뇨병 가이드라인에서는 예방접종에 관한 권고안을 제시하고 있다.

2020년 미국당뇨병학회(ADA)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에서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과 폐렴사슬알균 백신 접종은 이환율과 중증도, 치명적 합병증, 사망률 등 위험을 감소시킨다고 알려져 접종을 권고한다.

2019년 대한당뇨병학회 진료지침(제6판)은 대한감염학회 성인예방접종지침을 바탕으로 권고하고 있다.

대한감염학회 성인예방접종지침에서는 인플루엔자 백신, 폐렴사슬알균 백신, 파상풍/디프테리아 백신을 당뇨병 환자에게 필요한 백신으로 분류해 접종을 주문하고 있다.

또 당뇨병으로 인해 접종이 제한되거나 금기에 해당되는 백신은 없으며, 여러 가지 백신을 동시에 접종해야 하는 경우 같은 날 접종해도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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