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장 정욱성 
가톨릭의대 교수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최근 '고혈압 치료의 최근 동향에 따른 3제 단일정 복합제 효용성'을 주제로 심포지엄이 개최됐다. 정욱성 교수(가톨릭의대)가 좌장을 맡았고 최윤석 교수(가톨릭의대), 김학령 교수(서울의대)가 강연한 후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본지는 이날 강연 및 토의 내용을 요약·정리했다.

 

 

집중적 혈압강하 치료의 효과

최윤석
가톨릭의대 교수
여의도성모병원 순환기내과

국내 고혈압 현황과 문제점
2016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국내 고혈압 유병 인구가 1,100만명이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고혈압 처방은 60% 정도가 2제 이상 다제 요법인데, 이는 최근 약물 안전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고용량 단일제보다는 저용량 다약제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2제요법 구성을 보면 53.9%가 ARB+CCB이며 ARB+이뇨제가 27.1%를 차지한다. 게다가 당뇨병이나 이상지질혈증과 같은 동반 질환이 있는 고혈압 환자는 동반질환 약제까지 추가되어 처방약 수는 늘어날 수 밖에 없다. 1970년 이후 다양한 기전의 항고혈압제가 개발되었고 치료 접근 방법도 다양해졌지만 혈압 관리 지표는 지난 10년간 큰 변화가 없다. 현재 고혈압 인지율은 65%, 치료율은 60% 정도이며 치료를 받는 환자에서도 71%만이 혈압 조절이 잘 되고 있다(남성 기준).
 
고혈압 치료의 최근 동향
2015년에 SPRINT 연구는 고위험도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집중적 혈압조절(SBP 120 mmHg 미만)군은 표준치료(SBP 140 mmHg 미만)군 대비 심혈관질환 발생과 그로 인한 사망이 25% 더 감소하고,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이 27% 감소한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이후 2017년 미국심장협회(AHA)/미국심장학회(ACC)는 SPRINT 연구 결과를 반영해서 고혈압 진단/치료기준과 목표혈압을 130/80 mmHg로 하향 조정했다.
 
국내 고혈압 진료지침
대한고혈압학회는 AHA/ACC의 개정된 고혈압 진료지침 발표 후 새로운 국내 고혈압 진료지침을 발표했다. 고혈압 진단/치료기준은 기존대로 140/90 mmHg 이상으로 유지했지만 고위험 및 심혈관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130/80 mmHg 미만으로 낮출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항고혈압제 초기 투여는 부작용을 피하기 위하여 저용량으로 시작하고 혈압조절이 불충분하면 용량을 증량하기 보다는 기전이 다른 2가지 이상의 항고혈압제를 병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단일정 복합제 Valsartan/Amlodipine 리얼월드 임상연구
아시아 13개국과 중동의 9,700여 명 환자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리얼월드 EXCITE 연구에서 valsartan/amlodipine 복합제는 상용량인 5/160 mg 투여만으로도 평균 좌위 수축기 혈압(MSSBP)을 30 mmHg 정도 낮출 수 있었다<그림 1>. 환자 특성별로 살펴보면 valsartan/amlodipine 혈압강하효과는 기저시점 혈압에 비례하고 valsartan/amlodipine으로 변경하기 전 사용한 혈압강하제 종류와는 관계가 없었다. 또 당뇨병이나 수축기 고혈압 환자에서도 뛰어난 혈압강하 효과를 보였다. Valsartan/amlodipine군의 치료 목표 혈압 달성률은 69.9%였으며, 개별 SBP 혹은 DBP 달성률의 경우 90%였다.

 

이상지질혈증을 동반한 고혈압 환자에서 최적의 심혈관 위험 관리

김학령 
서울의대 교수
보라매병원 순환기내과

ARB+CCB 병합요법의 장점
최근 유럽심장학회(ESC)/유럽고혈압학회(ESH) 지침은 고혈압 초기 진단 기준을 대한고혈압학회 지침과 동일한 140/90 mmHg 이상을 유지했지만 약물 요법으로는 초기부터 집중 치료를 권고했다. 1차 선택 약제부터 2제 요법인 ARB+CCB를 권고하고 복약 순응도를 고려해 가급적 단일정 복합제를 사용할 것을 제안했다. 실제 임상 현장에서 단일제로 쓰다가 ARB+CCB 복합제로 변경하면 혈압이 20 mmHg 정도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Valsartan/amlodipine 복합제에 대한 무작위 대조연구와 리얼월드 연구에서 모두 20 mmHg 이상 혈압 강하 효과가 있었고, 목표 혈압 달성률도 각각 80% 이상, 70% 이상이었다. 

안전성에 있어서도 ARB+CCB 사용으로 추가적인 효과가 있다. CCB 투여로 나타날 수 있는 말초 부종은 정맥이완작용이 있는 ARB를 병용하면 완화시킬 수 있다. 또한 valsartan은 임상적으로 다른 ARB 대비 심부전이나 심근경색 환자에서도 우수한 효과가 있다. 
 
이상지질혈증을 동반한 고혈압치료
고혈압 환자에서 이상지질혈증 발병 위험은 2배 이상 증가하며 두 질환이 동시에 있으면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이 7배 정도 높아진다. 실제로 혈압과 콜레스테롤을 각각 10%씩 낮추면 상승효과로 인해 심혈관질환 위험도는 45% 낮아진다. Statin의 지질강하력을 비교한 연구인 STELLAR 연구에서 rosuvastatin은 저용량에서 다른 statin 대비 우수한 지질강하효과를 나타냈다. JUPITER 연구에서는 심혈관질환이 없으면서 LDL-C가 130 mg/dL 미만인 환자를 대상으로 rosuvastatin 20 mg 군이 위약군 대비 심혈관 사건 위험은 44%, 총 사망률은 20% 감소했다. 

HOPE-3 연구는 심혈관질환을 동반하지 않는 중등도 위험군을 2x2 요인설계(factorial design)를 이용하여 각각 위약군, rosuvastatin군, ARB+이뇨제군, ARB+이뇨제+rosuvastatin군으로 배정해서 지질 수치 조절이 심혈관 사건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진행됐다. 그 결과 3제 요법(rosuvastatin+ARB+이뇨제)은 위약 대비 주요 혈관 사건을 약 29%, rosuvastatin은 위약 대비 누적 심혈관질환 사건을 29% 감소시켰다. 

고혈압 환자에서 이러한 심혈관질환의 임상적 이득은 지질강하제와 혈압강하제 모두에서 기인한다. 따라서 이상지질혈증을 동반한 고혈압 환자에서 2개 질환에 대한 약제를 모두 복용했을 때 가장 예후가 좋았고, 2개 약제를 모두 복용하지 않았을 때가 예후가 가장 좋지 않았다. 또한 콜레스테롤 변동성이 커지면 예후가 좋지 않으므로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으로 떨어져도 중단하지 말고 statin을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혈압 환자에서 다제 요법의 이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상지질혈증 조절률은 고혈압 조절률보다 낮고 혈압강하제와 statin의 복약순응도는 시간에 따라 크게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 환자 복약순응도는 약의 개수에 크게 좌우되므로 다제요법에서 복약순응도를 높이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단일정 복합제 사용이다. 

EXONE-R정 임상연구
EXONE-R정은 valsartan/amlodipine 복합제인 EXONE정에 rosuvastatin (R)을 추가해 하나의 알약으로 만든 단일정 3제 복합제다. EXONE-R정은 valsartan/amlodipine이나 valsartan/rosuvastatin 대비 혈압강하 효과가 높으며<그림 2>, LDL-C 수치도 valsartan/amlodipine 대비 50% 이상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림 3>. EXONE-R정은 우수한 혈압 및 콜레스테롤 강하 효과를 나타내면서 심각한 부작용은 보고되지 않고 있다. 3제 단일정 복합제인 EXONE-R정은 우수한 임상적 효과 및 복약 순응도와 더불어 각각의 단일제 약제비에 비해 가격도 저렴해 약물 비용대비 효과가 높은 제제이다.
 

 Q&A 

좌장: 2019년 유럽심장학회에서 초고위험도 환자의 LDL-C 목표치를 55 mg/dL 이하로 낮추도록 권고했는데 이에 대한 의견 부탁드립니다.  

최윤석: 초고위험도 환자는 GFR 30 mL/min 미만의 만성콩팥병 환자, 심근경색 등 심혈관질환이 있는 환자, 당뇨병 및 주요 심혈관 위험이 3개 이상인 환자, 유병기간이 20년 이상인 제1형 당뇨병 환자입니다. 이런 환자에서 LDL-C를 55 mg/dL까지 낮추라고 권고합니다. 반면 당뇨병은 있지만 관상동맥질환 위험이 적은 환자는 기존대로 LDL-C 목표치가 70 mg/dL입니다. 

좌장: 대부분의 진료 현장에서 초고위험도 환자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에 LDL-C 목표수치를 대략적으로 70 mg/dL 이하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최윤석: 맞습니다. 현실적으로는 PCSK9 억제제 투여 없이 LDL-C를 55 mg/dL에 맞추는 것은 어렵습니다. 그러나 진료 현장에서 고가의 PCSK9 억제제 주사를 맞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다. Rosuvastatin+ezetimibe 복합제도 용량과 관계없이 LDL-C 감소 확률은 10% 이내이므로 LDL-C 목표를 55 mg/dL로 하고 처방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따라서 진료 현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환자의 LDL-C 목표치는 70 mg/dL정도입니다. 

청중: SBP는 100 mmHg까지 떨어지는데 DBP는 목표로 했던 90 mmHg 이하로 떨어지지 않고 90-100 mmHg에 계속 머무르는 경우 DBP가 90 mmHg 이하로 떨어질 때까지 계속 증량해야 합니까? 또 DBP을 강하하기 위해 추천하는 혈압강하제와 DBP 강하를 위한 방법은 무엇입니까? 

김학령: 정답이 없는 난제입니다. SBP나 DBP 둘 중 하나만 높아도 고혈압이기 때문에 이완기 혈압을 낮추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혈압강하제 중 DBP를 더 낮추고 SBP를 덜 낮추는 약제는 없으므로 기존 약제로 계속 처방하다 내성이 생기면 증량해 혈압을 더 낮추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러나 환자가 어지럼증 등의 부작용을 호소한다면 적절히 조절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정리·메디칼라이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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