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김형진 교수팀,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로 빈혈과 고요산혈증 연관성 분석
빈혈 있는 만성 콩팥병 환자, 고요산혈증 위험 2배 ↑
김형진 교수 "고요산혈증은 CVD 위험요인…빈혈 관리로 고요산혈증으로 인한 CVD 예방 가능"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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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빈혈 관리가 만성 콩팥병 환자의 고요산혈증을 막는 예방전략으로 떠올랐다.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토대로 빈혈과 고요산혈증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빈혈이 있는 만성 콩팥병 환자는 고요산혈증 위험이 2배 이상 높았다. 

고요산혈증 환자와 빈혈 환자는 만성 콩팥병, 심혈관질환 등을 동반할 가능성이 크다는 공통분모가 있다. 하지만 빈혈이 통풍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외에 고요산혈증과 빈혈이 서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본 연구는 드물다. 

이번 연구는 고요산혈증과 빈혈의 연관성을 국내 빅데이터로 확인했고, 향후 이와 관련한 종단연구 등 추가 연구의 필요성을 제시했다는 의미가 있다.

삼성서울병원 국제진료센터 김형진 교수(책임저자)·류마티스내과 이재준(교신저자)·은영희 교수(제1저자) 연구팀이 진행한 이번 연구 결과는 Scientific Reports 지난달 13일자에 실렸다(Sci Rep 2019;9(1):19067). 

국민건강영양조사로 약 1만 800명 데이터 분석

연구팀은 국건영 자료 중 혈액검사를 통한 요산 수치가 있었던 2016년부터 데이터를 확인, 2017년까지 약 2년간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총 1만 794명의 데이터가 연구에 포함됐다.

환자 특징을 살펴보면, 만성 콩팥병이 없는 환자는 1만 455명으로 이 중 고요산혈증 동반 환자는 1143명이었다. 만성 콩팥병 환자는 341명이었고 고요산혈증 동반 환자는 159명이었다.

연구에 포함된 만성 콩팥병 환자 비율은 3.2%에 불과했지만, 2011~2013년 국건영 자료에서 국내 3기 이상 만성 콩팥병 유병률이 2.5%로 보고되기에(J Korean Med Sci 2016;31(6):915~923) 고요산혈증과 빈혈의 연관성을 확인하기에는 무리가 없는 수준이었다. 

빈혈-고요산혈증 연결고리, '산화 스트레스' 때문?

먼저 만성 콩팥병 환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빈혈이 있다면 고요산혈증 위험이 2.34배 높았다(OR 2.34; 95% CI 1.20~4.56).

이는 나이, 성별, 체질량지수(BMI), 흡연, 알코올 섭취, 신체활동, 소득, 교육 수준, 고혈압, 당뇨병, 추정 사구체여과율(eGFR) 등을 보정한 결과다. 

게다가 나이, 성별, BMI, 고혈압 또는 당뇨병 동반 여부 등에 따른 하위분석에서도 모두 유의한 연관성이 나타났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 또는 고혈압 환자에게서 빈혈과 고요산혈증의 연관성이 두드러졌다.

만성 콩팥병 환자에게서 이러한 결과가 나타난 이유는 산화 스트레스(oxidative stress)가 빈혈과 고요산혈증의 연결고리 역할을 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김형진 교수는 "빈혈은 산화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이로 인해 적혈구 모양 또는 기능이 변형되면서 다시 빈혈이 악화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그런데 만성 콩팥병 환자는 산화 스트레스가 굉장히 많다"며 "또 산화 스트레스 자체가 요산 수치를 높일 수 있다. 즉 만성 콩팥병 환자는 기본적으로 산화 스트레스가 많으며, 빈혈이 있다면 산화 스트레스가 더 커지기 때문에 고요산혈증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만성 콩팥병 없는 빈혈 환자, 고요산혈증 위험 낮다?

하지만 만성 콩팥병 환자와 달리 만성 콩팥병이 없는 빈혈 환자에게서는 고요산혈증 위험이 32% 낮았다(OR 0.68; 95% CI 0.47~0.99). 

▲Scientific Reports 지난달 13일자(Sci Rep 2019;9(1):19067).

나이, 성별, BMI, 흡연, 알코올 섭취, 소득, 교육 수준 등을 보정한 결과로, 만성 콩팥병이 없는 빈혈 환자는 고요산혈증 예방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풀이된다. 고혈압, 당뇨병, eGFR 등을 추가로 보정하면 고요산혈증 위험은 낮았지만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다.

김 교수는 "빈혈 환자는 통풍 위험이 높기 때문에 만성 콩팥병이 없는 빈혈 환자도 고요산혈증 위험이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면서 "그러나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결과가 나타난 이유는 영양 상태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통풍은 영양과잉으로 요산이 축적되면서 발생하지만, 반대로 빈혈은 철분 또는 비타민 B12 결핍 등 영양결핍 문제로 나타날 수 있다. 즉 빈혈 환자의 영양 상태로 인해 고요산혈증과 빈혈의 역상관관계가 나타났다고 유추할 수 있다.

그는 "연구 시작 시 환자들의 영양 상태가 결과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하지 못해, 연구에서 영양 상태에 따른 빈혈과 고요산혈증의 연관성은 확인하지 못했다"면서 "만성 콩팥병이 없는 빈혈 환자는 흡연, 알코올 섭취, 소득, 교육 외에 영양 등 요인에 따라 고요산혈증 위험이 달라질 것으로 추정된다. 향후 정확한 메커니즘을 조사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단 만성 콩팥병을 포함한 전체 환자 데이터에서는 고령이거나 고혈압 동반 시 빈혈과 고요산혈증의 연관성이 강하게 나타났다. 

하위분석에서 65세 이상인 빈혈 환자는 고요산혈증 위험이 1.64배(OR 1.64; 95% CI 1.15~2.33), 고혈압 동반 환자는 1.62배(OR 1.62; 95% CI 1.10~2.36) 높았다. 당뇨병 동반 환자는 고요산혈증 발생 가능성이 1.74배 컸지만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다(OR 1.74; 95% CI 1.00~3.03).

만성 콩팥병 환자, 빈혈 관리로 심혈관질환 사망 위험 낮춰

고요산혈증은 심혈관질환의 위험요인이라는 점에서, 만성 콩팥병 환자는 빈혈을 관리하면 고요산혈증 위험을 낮추면서 나아가 심혈관질환도 예방할 공산이 크다.

특히 고령 또는 고혈압 환자에게서 두 질환의 연관성이 뚜렷하게 나타났기에, 고령이거나 고혈압을 동반한 만성 콩팥병 환자는 빈혈 관리에 신경 써야 고요산혈증과 심혈관질환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그는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을 막기 위해서는 고요산혈증 관리가 중요하다"며 "이런 의미에서 빈혈이 있는 만성 콩팥병 환자, 특히 고령이거나 고혈압 동반 환자는 빈혈을 철저하게 조절해야 고요산혈증을 예방하면서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계기로 더 많은 환자 데이터를 모아 빈혈과 고요산혈증의 연관성을 재확인할 계획이다.

그는 "이번 연구에는 2년 데이터만 포함됐지만, 현재 환자 데이터가 계속 축적되고 있는 만큼 향후 4~5년 데이터를 토대로 다시 연관성을 평가하고자 한다"면서 "또 이번 연구는 단면연구라는 한계점이 있어 추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 등을 활용한 종단연구를 진행해 빈혈과 고요산혈증의 연관성을 명확하게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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