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조주영 제10대 이사장
교수, 개원의, 연구회, 산업, 학회 등 모두 함께 하는 운영 다짐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조주영 제10대 이사장(차의과대학 분당차병원)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조주영 제10대 이사장(차의과대학 분당차병원)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차의과대학 분당차병원 조주영 교수(소화기내과)가 1976년 창립, 소화기내시경학 분야의 연구·진료·교육 분야에 약 9000명의 회원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제10대 이사장으로 최근 취임했다.

2021년 11월까지 2년 임기로 학회를 이끌 조주영 이사장의 포부는 간단명료하다.

국내 최대 학술단체 중 하나로 거듭나게끔 한 양적인 성장, International Digestive Endoscopy Network(IDEN) 국제학술대회 개최 등으로 견고해진 질적인 성장의 정도(程度)를 더 높이겠다는 것.

특히, 이를 가능케 하기 위해 2020년부터 'ENDO, Together'를 학회 슬로건으로 내건 조 이사장이다.

조 이사장의 설명에 따르면 소화기내시경학회의 수준은 이미 전세계적으로 탑클래스에 속한다.

논문 활동 측면에 있어서 세계 3~4위를 달리고 있고, 일부 과들과 달리 내시경을 배우기 위해 해외 유학을 갈 필요가 없다는 점 등을 예로 들었다.

실제 내시경 수술장비 시장을 선도하는 일본을 비롯해 중국, 터키 등 해외 여러 국가의 의료진들이 국내 소화기내시경 치료 기술을 배우기 위한 목적으로 방한하고 있고, 미국소화기학회에서는 대한민국의 내시경 교육비디오가 수차례 상을 받은 경력이 있다는 게 조 이사장의 설명이다.

이를 방증하듯 학회는 한 해 동안 참가인원만 5000명에 가까운 학술대회를 봄과 가을에 각각 열고 있으며, IDEN을 국제학술대회로 발전시켰다.

조 이사장은 이 같은 국제적 위상, 소위 '한류열풍'을 유지하기 위해 '함께하는 학회'로 변모시켜 내실을 다지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우리처럼 교수들이 주축인 학회와 개원의들이 중심인 학회로 학술단체가 나눠진 나라는 거의 없다"며 "국민에게 양질의 진료를 베풀기 위해서는 의료진들이 서로 협력해 윈-윈 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학회는 임원과 회원들이 모여 진정한 의미의 학문 공부 및 연구를 하는 곳일 뿐, 정치판이 아니라는 의미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학회 평의원들이 이사장을 비밀투표로 선출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조 이사장은 "학연, 지연, 혈연이 아닌 학회의 발전에 기여하고자 하는 열정과 헌신만 있으면 누구라도 후보가 될 수 있는 민주적인 학회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학회는 기업이나 국회가 아니다"며 "정치적인 목적은 지양하고 함께 할 수 있는 방안을 수시로 찾는 것이 학회가 할 일이라는 점을 강조하려고 'ENDO. Together'를 슬로건으로 정했다"고 부연했다. 
 

세부전문의 역량강화 꾀해 자정 노력 기울일 예정
내시경 장비 국산화 노력 '산·학·연'도 Together

조 이사장은 내시경 전문의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세부전문의 교육 및 인증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학회 차원에서 전문의 트레이닝을 통한 자정 노력을 기울이고 이를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내시경 세부전문의가 일반 전문의와 어떤 차이점을 지니고 있는지를 설명한 후, 학회 홈페이지에 명단 공개하는 방안을 심각하게 고려 중"이라며 "일부 반발이 있겠지만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서라도, 내시경 질 관리를 위해서라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결국 환자를 위해서 학회가 존재하니, 전문의 역량을 높이는 일과 내시경 시술의 질을 높이는 일 또한 학회의 몫이라는 뜻이다.

아울러 조 이사장은 현재 일본산에 90% 의존하는 내시경 장비의 국산화가 시급하다며 기업, 학회, 연구재단이 함께하는 산·학·연 내시경 위원회 추진도 천명했다.

소화기내시경학회와 내시경연구재단, 관련 기업들이 삼위일체를 이뤄 국산 내시경 장비 개발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목적이다. 

그는 "아쉬운 것은 내시경 연구 및 술기를 대한민국이 선도하고 있는데 내시경 하드웨어는 일본에서 주로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며 "내시경 산업을 키우고 나아가 학회와 연구소의 학문적 발전에 도움을 주는 일을 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과거 20~30년 전에 머물러 있는 내시경 진단을 세분화해야 한다"며 "내시경 수가의 차등화가 무엇보다 중요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위식도 역류질환 환자, 약물 오남용 주의해야
PPI 제제로 조절 안되면 외과적 수술도 고려

한편, 조 이사장은 위식도 역류질환 환자들이 약물을 오남용 하는 경향이 있다며 반드시 소화기내과 전문의와 상의해 올바른 치료와 처방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 이사장의 설명에 따르면 위식도 역류질환을 진단하는 과는 소화기내과를 비롯해 이비인후과, 가정의학과, 정형외과 등 여러 곳이나 환자의 30%는 실제 위식도 역류질환이 아니라는 분석을 내놨다.

특히, 여러 진단 방법 중 문진만으로 진단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매우 잘못된 방법이라는 지적이다.

조 이사장은 "프로톤펌프억제제(PPI)는 소화기내과 전문의만 처방을 내릴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오남용이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반드시 소화기내과와 협진하고 상의해서 결정을 내리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라고 말했다.  

PPI제제 자체만으로는 위식도 역류질환이 완치되지 않고 장기복용 시 여러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주의 깊게 처방하되, 조절이 안 될 경우 외과적 수술이나 내시경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음을 첨언한 조 이사장이다.

또한 그는 '칼륨경쟁적위산분비억제제(Potassium-competitive acid blocker, P-CAB)' 등 새로운 약제가 최근 개발되고 있는 상황도 눈여겨볼 부분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P-CAB이 순응도나 효과면에서 기존 PPI제제와 차이가 있다, 없다, 비슷하다, 낫나 등의 판단을 내리기는 이르다"며 "K-CAB을 임상에 사용 했을 때의 장·단기 효과 등 임상 연구는 계속되고 있으니 장기적인 평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전산정보이사 → 전산홍보이사로 변경
유튜브 등으로 국민과 좀 더 가까이

이어 학회는 기존 전산정보이사 직함을 전산홍보이사로 변경했다.

말 그대로 블로그,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유튜브 등 온라인 홍보를 전담하는 직책이다.

이는 국민과 회원에게 소화기 질환 및 내시경 수술 방법의 가이드라인을 지속적으로 알리고 캠페인 등을 통해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기 위함이다.

최근 학회가 유튜브 채널에 '장(腸)주행 캠페인'의 일환으로 업로드 한 △나에게 알맞은 대장내시경 검사 주기 △정확한 대장내시경 검사를 위한 장정결 완전정복 영상이 그것.

조 이사장은 "전산홍보이사를 필두로 국민들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서 다채로운 매개체를 활용할 것"이라며 "웹 디자이너를 고용해 10년 만에 학회 홈페이지와 모바일 어플리케이션도 변경할 생각이다"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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