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클리닉·휴양지 "건강+관광"·공항…


직원 많은 대기업내 개원 승산 충분
헬스투어, 알게 모르게 많이 찾아
공항클리닉 가능성 이미 뜨는 중


 삼성중공업, 두산중공업 등 일부 대기업들은 직원 복지 차원으로 의사를 고용, 별도의 사내클리닉을 두고 있다. 감기, 배탈 등의 간단한 진료 뿐만 아니라, 혈액검사, 당뇨, 혈압 등을 수시로 체크해주는 작은 검진센터의 역할도 하고 있다. 한 걸음 나아가서는 현장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을 위해 물리치료실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선진국 기업들과는 달리 클리닉보다는 의무실, 양호실로 운영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최근 2년 사이에 펩시, 도요타 등 대기업들이 앞다퉈 사내클리닉을 개설해 주목을 끌고 있다. 중앙일보 미디어마케팅연구소 송명석 연구원은 "현재 미국 1000대 기업중 자체 클리닉을 둔 곳이 200여개에 달하며,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직원들 스스로에게 건강 문제를 맡기는 것보다 회사가 능동적으로 나선다면, 회사의 의료비, 시간 부담도 줄어드는데다 일의 능률도 올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심지어 뉴욕타임즈에 "Company Clinics Cut Health Costs(사내 클리닉이 의료비를 줄인다)"란 타이틀의 기사가 보도되기도 했다. 우리나라도 그 바람을 타지 않겠냐는 것이다. 다만 우리나라는 회사 자체적으로 영리 목적의 클리닉 개설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방법을 취해야 한다.

 한 개원컨설턴트는 "대기업의 경우 임직원만을 타깃으로 하더라도 수천명에 달하기 때문에 사내 클리닉 개설이 충분히 승산있다"며 "기업 자체의 설치 운영은 어렵더라도, 기업 내부에 임대를 얻어 개원하는 방식은 허용되므로 시도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관광지에 개원해 건강을 위한 휴양 관광 겸 관광과 연계된 건강검진 판매도 노려볼 수 있다. 의료관광을 성장동력으로 이끌어내려는 욕심이 있는 지역 자체의 움직임도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개원에 관심있는 클리닉과 시너지를 낸다면 금상첨화.

 꽃마을경주한방병원은 건강과 관광을 접목시킨 헬스투어 목적으로 세워진 병원. 전통 한옥으로 꾸며진 병원에 들어서면서부터 관광지에 온 편안한 마음으로 건강검진을 받게끔 한다.

각종 성인병을 관리하는 프로그램이나 한방병원의 침과 뜸을 이용하고, 경주의 별미 식사도 가능하다. 다음날에는 국립경주박물관, 불국사, 천마총, 포석정 양동마을 견학 등이 가이드의 상세한 설명과 함께 진행되는데다 비용도 저렴하기 때문에 관광객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안동병원도 지난해부터 "헬스투어"를 진행, 대형병원에서 하는 것과 동일한 90여개 항목의 종합건강검진을 받고 다음날에는 하회마을, 도산서원, 안동댐 등을 돌아볼 수 있는 1박2일 상품을 홍보하고 있다.

 김익동 마케팅팀장은 "기업에서 직원 복지차원의 단체 검진 문의가 많다"며 "도입 초기 단계지만, 예상보다 높은 관심에 헬스투어를 전담하는 사람을 별도로 두어야 할 정도"라고 귀띔했다.

안동시에서도 의료관광을 육성할 방침이기 때문에 특색있는 클리닉이 들어선다면 안동시의 지원도 얻을 수 있다.

 관광지중 치료의 개념과 가장 잘 어울리는 장소는 단연 온천. 만성질환, 노인병, 노화방지 클리닉 등을 온천욕과 연계한 이른바 "온천병원"이 유럽, 일본에는 이미 널리 퍼져있다.

입원실에 전용 온천욕실을 두어 피로를 풀기도 하고, 환자에게 별다른 규칙이나 제한을 두지 않아 스트레스를 없애고 심리적인 안정감을 준다.

2200여개의 온천이 있는 일본에서는 질환별 효과적인 온천욕 방법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을 정도다.

 국내에서도 지난 2002년 최초의 온천병원을 표방하며 "부곡온천병원"이 개원했다. 병원 자체적으로 섭씨78도의 유황천을 허가받아 내부에 온천실을 별도로 두고 있다. 유황 외에 다수의 무기질을 함유하고 있어 치매, 중풍 등 노인성 질환 치료에 도움이 되면서도 호흡질환, 신경통, 류머티즘, 피부병 등에 효험이 있다고 전했다.

 장필립 원장은 "만성적 요양이 필요한 질환의 치료를 병행하면 효과가 좋을 뿐만 아니라, 환자들의 만족도도 높다"고 자신했다.

덧붙여 그는 "다만 아직까지는 온천에 대한 체계적인 치료방법이 정립되어 있지 않다"며, 온천내 개원에 관심을 가지는 이들을 촉매로 연구와 클리닉 개설이 병행되기를 희망했다.

 실제로 최근 제주도에서도 온천병원 설립의 계획을 밝히는 등 온천병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류 열풍을 타고 한국을 방문하는 이들이 늘어남에 따라 공항클리닉 개설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미 독일, 일본 등에서는 "이코노미클래스 증후군", "시차적응" 등 장기간 비행으로 고생하는 이들에게 공항클리닉은 일상화된 일. 우리나라에서도 김포공항에 우리들병원, 인천공항에 인하대병원에서 운영하는 공항의료센터의 진료가 활성화되기 시작하면서 공항클리닉의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

 특히 인하대병원은 2011년에는 인천공항 국제업무지역에 "영종메디컬센터"를 설립, 해외환자를 유치하겠다는 포부를 밝히면서 영종도에 성형, 비만, 치과 등이 한데 묶은 의료클러스터 조성이 가속화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밖에도 스키, 래프팅 등 레저스포츠를 즐기는 관광지에 정형외과나 스포츠클리닉 개원, 미술관 및 공연장 인근에서 정신건강을 위한 클리닉 등 개원 장소는 무궁무진하다.

 본지는 세 차례에 걸쳐 이색적인 개원장소를 살펴봤다. 이색적이라고 해서 무조건적으로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정확한 정보 탐색과 철저한 사전준비를 갖춰야만 승산이 있는 것이다. 아무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어려울 것이라고 지레짐작하지 말고, 차별화된 장소를 찾아, 이점을 살려 내것으로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인천공항의료센터입구


















안동병원 헬스투어 진료대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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