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의대 CMERC 코호트 분석 결과, 비흡연자보다 중성지방 수치 높아
세브란스병원 김현창 교수 "과거·현재 흡연자, 금연 등 생활습관 교정 필요"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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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건강한 성인 남성에서 흡연과 중성지방의 연관성이 확인돼, 흡연력이 있는 남성은 중성지방이 높아지지 않도록 관리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세의대 심뇌혈관 및 대사질환 원인연구센터(CMERC)의 코호트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흡연력이 없는 남성(이하 비흡연자)과 비교해 과거 흡연했거나 현재 흡연 중인 남성의 중성지방 수치가 높았다. 

흡연과 비정상적인 지질 수치는 심혈관질환의 주요 위험인자로 꼽힌다. 특히 흡연은 혈중 지질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산소 유리기를 생성하고, 이로 인해 지질이 산화되면 죽종형성을 촉진하면서 죽상동맥경화증이 발생한다.

그러나 흡연과 비정상적인 지질 수치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확실하지 않다. 일부 연구에서는 흡연이 남성의 중성지방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고 보고된다.

이번 연구는 심혈관질환이 없는 건강한 성인 남성 데이터를 분석해 심혈관질환이 발생하기 전 흡연이 중성지방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확인했다는 의미가 있다.

세브란스병원 김현창 교수(예방의학교실) 연구팀이 진행한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내과학회지 지난달 18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과거·현재 20갑년 이상 흡연자, 중성지방 높아

연구팀은 비흡연자와 과거 흡연했거나 현재 흡연 중인 성인 남성의 지질 수치를 비교해, 흡연과 지질의 연관성을 평가했다. 여성은 흡연자가 적어 분석에서 제외됐다.

CMERC의 코호트 연구에 등록된 30~64세 남성 1932명의 데이터가 분석에 포함됐다. 흡연력 정보는 인터뷰를 통해 수집했고, 비흡연자는 23.2%(448명), 과거 흡연자는 40.3%(779명), 현재 흡연자는 36.5%(705명)를 차지했다.

연구팀은 20갑년(pack-years)을 절단점(cut-off)으로 설정해 전체 남성을 △비흡연자(448명) △과거 가벼운 흡연자(515명) △과거 과다 흡연자(264명) △현재 가벼운 흡연자(397명) △현재 과다 흡연자(308명) 등 다섯 군으로 분류했다.

분석 과정에서 중성지방 수치는 로그변환(log-transformed)한 중성지방(log-TG) 값을 활용했다. 건강한 성인일지라도 LDL-콜레스테롤, HDL-콜레스테롤과 달리 중성지방 수치가 극단적으로 높은 경우가 있어, 로그변환하지 않고 통계 분석을 진행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 결과 log-TG는 비흡연자 대비 △과거 과다 흡연자 0.08(β=0.08, P=0.037) △현재 가벼운 흡연자 0.13(β=0.13, P<0.001) △현재 과다 흡연자 0.18(β=0.18, P<0.001) 더 커 유의한 연관성이 확인됐다. 

단 비흡연자와 과거 가벼운 흡연자의 log-TG는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다(β=0.04, P=0.208).

이 같은 결과는 로그변환하지 않은 중성지방 수치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비흡연자와 비교해 현재 가벼운 흡연자 또는 과다 흡연자의 중성지방이 각각 15.9mg/dL(P=0.027), 31.99mg/dL(P<0.001) 더 높았다.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지만 과거 가벼운 흡연자 또는 과다 흡연자의 중성지방은 비흡연자 대비 각각 5.75mg/dL(P=0.378), 10.59mg/dL(P=0.192)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연구팀이 다섯 군의 중성지방 수치를 최소제곱평균(least squares means)으로 계산해 비교한 결과, 비흡연자(146.58mg/dL)보다 △현재 과다 흡연자 31.99mg/dL(178.57mg/dL) △현재 가벼운 흡연자 15.90mg/dL(162.48mg/dL) △과거 과다 흡연자 10.59mg/dL(157.17mg/dL) △과거 가벼운 흡연자 5.75mg/dL(152.33mg/dL) 더 높았다.

아울러 HDL-콜레스테롤은 현재 과다 흡연자가 비흡연자보다 2.27mg/dL 의미 있게 낮았다(β=-2.27 mg/dL, P=0.009). 그러나 비흡연자와 현재 가벼운 흡연자의 HDL-콜레스테롤 수치 차이는 통계적 유의성이 없었다(β=-1.46mg/dL, P=0.072).

LDL-콜레스테롤 연관성 나타나지 않은 이유는?

이번 연구는 전체 참가자를 장기간 추적관찰하지 않아, 흡연력이 있는 남성의 중성지방 수치가 계속 상승해 향후 이상지질혈증 환자로 진단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하지만 운동, 음주, 영양섭취 등 지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들을 보정해도 흡연과 중성지방의 연관성이 나타났다는 점에서 흡연이 중성지방 수치를 높이는 요인일 수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김현창 교수는 "식습관과 비만 등이 지질에 주로 영향을 미친다. 흡연은 주요 요인이 아닐 것으로 생각됐지만, 이번 연구에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과거 흡연했거나 현재 흡연 중인 성인 남성은 지질 관리를 위해 금연을 포함한 생활습관 교정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연구에서 흡연과 LDL-콜레스테롤의 연관성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한국인을 포함한 아시아인은 서양인과 비교해 중성지방이 높지만 LDL-콜레스테롤이 낮은 경향이 있어,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이번 연구에서 흡연과 LDL-콜레스테롤의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은 이유를 정확하게 설명할 수 없다"면서도 "하지만 중성지방이 높지 않고 LDL-콜레스테롤이 높은 인종을 대상으로 분석했다면 이번 연구와 달리 흡연과 중성지방의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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