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원 시장 놓고 제일약품·신풍제약 연구개발 활발 
KIST·셀트리온도 출발...산학연구 드라이브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뇌졸중은 사망원인 2위 질환으로, 전 세계 허혈성 뇌졸중 치료제 시장 규모는 올해 약 2조 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국내 제약업계의 '토종 뇌졸중 치료제' 연구개발에 탄력이 붙고 있다. 

제일약품, 신풍제약 등 기존에 뇌졸중 치료제 신약 개발에 나선 곳은 물론 KIST, 셀트리온 산학연계 개발에 돌입한 곳도 있다.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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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 치료제 개발 한 발 다가선 국내사 

뇌졸중 치료제는 임상 성공 가능성이 낮을뿐더러 뇌졸중 질환 자체가 환자 상태를 급격히 악화시켜 신약 후보물질의 안전성과 유효성, 독성 등을 파악하는게 쉽지 않다. 

다국적 제약사들이 뇌졸중 치료 신약 개발을 위한 후보물질 연구에 돌입했지만 어려움을 겪는 이유다. 

이 때문에 현재 뇌졸중을 치료하기 위한 약물은 전 세계에서 베링거인겔하임의 tPA(정맥투여용혈전용해제) 제제 액티라제(성분명 알테플라제)가 유일하다. 다만, 액티라제는 뇌졸중 발병 3~4시간 이내에 투약하지 않으면 약효가 떨어지고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한계다.

이런 가운데 국내 제약사의 뇌졸중 치료제 R&D는 활기를 띄고 있다. 

제일약품은 뇌졸중 치료제 JPI-289를 개발 중이다. JPI-289는 뇌 허헐로 인한 DNA 손상과 신경세포 사멸에 관여하는 PARP 효소를 저해하는 기전이다. 

현재 제일약품은 임상 2a상 코호트 2를 끝내고 중간분석을 진행 중이다. 

제일약품에 따르면 임상 2a상 코호트 1, 2에서는 각각 15명씩 총 30명의 환자를 관찰, JPI-289 투여군에서 90일 경과시점에서 대조군 대비 뇌경색 부피 감소 효과를 확인했다. 

또 mRS(modified Rankin Scale, 0~6단계)는 한 단계 향상되는 결과를 도출했다. 

최근에는 이를 토대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2a상 마지막 단계인 코호트 3 프로토콜을 승인 받았다. 

신풍제약도 뇌졸중 치료 신약 SP-8203의 임상 2b상을 진행 중이다. 

SP-8203은 TIMP(내인성저해제)는 증가시키고 MMP(Matrix Metalloproteinase) 효소 활성을 감소시켜 tPA에 따른 뇌출혈을 억제하는 기전이다.  

신풍제약에 따르면 SP-8203은 단독요법과 병용요법이 가능한데, tPA 제제와 병용 시 tPA에 의해 발생하는 ㅜ부작용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었다. 
또 두개 내 출혈, 약물이상반응 발생비율과 사망률에서 위약군 대비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신풍제약은 올해 상반기 연구결과를 도출한 후 하반기 유럽·미국에서 가교 임상 1상과 국내 임상 3상을 진행할 방침이다. 

이어 2022년 말까지 임상 3상을 마치고 2023년 신약 승인신청(NDA)을 완료할 예정이다. 

산·학 공동개발도 활발...셀트리온·KIST 시작 

뇌졸중 치료제 개발을 위한 산학협력도 활발하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연세대의료원과 허혈성 뇌졸중 치료 후보물질인 Fc-Saxatilin(에프씨-삭사틸린) 공동개발 및 라이선스 인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후보물질은 연세대 뇌심혈관질환 융합연구사업단이 보건복지부 선도형특성화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개발된 신규 물질로, 허혈성 뇌졸중 환자에서 기존 치료제 대비 우수한 혈전용해 효과와 부작용을 보일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셀트리온과 연세의료원은 해당 후보물질의 최적화를 위한 공동개발을 진행한다. 향후 셀트리온은 글로벌 전용 실시권을 갖고 임상 진행 및 허가승인, 상업화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한국과학기술원(KIST)이 뉴로바이오젠에 가바(GABA) 과생성 억제제의 적응증 치료약물 개발을 위한 기술이전 및 공동연구 개발 협약을 맺었다. GABA는 중주신경계에서 신경세포 활성을 억제하는 신호전달 물질이다. 
앞서 KIST 박기덕 박사팀은 GABA의 과도한 생성을 막는 물질은 KDS2010을 개발한 바 있다. 

KIST는 KDS2010이 뇌졸중 동물 모델의 운동기능을 되돌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 해당 후보물질을 척수 손상과 뇌졸중 치료 약물로 개발하기 위해 손을 잡은 것이다. 

양측은 올해 전임상을 마친 후 임상 1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국내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뇌졸중 치료제 시장은 액티라제가 유일해 후속으로 시장에 진입하려는 기업의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라며 "그동안 뇌졸중 치료제 개발에서 다국적 제약사가 다소 앞섰지만 국내 기업들도 연구개발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는 만큼 격차를 상당히 좁힐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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