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CE·ACE, 성장호르몬 결핍증 성인 환자 관리 가이드라인 발표
성장호르몬제, 항노화 또는 운동능력 향상 목적으로 투약하는 것은 '불법'
약 8년간 발표된 연구 분석 결과, 성장호르몬제 장기간 안전성 확인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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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미국 내분비학계가 항노화 또는 운동능력 향상을 목적으로 유전자 재조합 인간 성장호르몬(recombinant human growth hormone, 이하 성장호르몬제) 치료를 진행하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성장호르몬제는 성장호르몬 결핍증 치료를 위해 투약하지만, 일각에서 노화 방지 또는 운동능력 강화를 위해 오프라벨로 투약하거나 마케팅 활동을 펼치자 이를 경고하고 나선 것이다.

미국임상내분비학회·내분비학회(AACE·ACE)는 이 같은 권고안을 담은 '성장호르몬 결핍증 성인 환자 및 소아청소년에서 성인이 된 환자 관리 가이드라인'을 지난해 11월 발표했다(Endocr Pract 2019;25(11):1191-1232). 이번 가이드라인은 2011년 후 약 8년 만에 개정됐다. 

이와 함께 주목해야 할 대목은 그동안 발표된 최신 논문들을 검토해 성장호르몬제의 장기간 안전성에 대한 메세지를 담았다는 것이다. 

가이드라인 개발을 이끈 미국 Barrow Pituitary Center의 Kevin C. J. Yuen 박사는 "미국 내 연간 성장호르몬제 치료 비용이 1만 8000달러(약 2100만원)에서 3만 달러(약 3500만원)로 고비용이고 매일 투약해야 한다는 점에서, 성장호르몬 결핍증 성인 환자에게 적절한 성장호르몬제 치료전략에 대한 논란이 있다"며 "또 장기간 안전성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최신 데이터를 검토해 가이드라인을 개정했다"고 설명했다. 

6개월 이상 치료 시 항노화 유효성·안전성 본 연구 없어

그동안 학계에서는 성장호르몬 치료가 근감소증, 골다공증, 심혈관질환 등 나이와 관련된 질환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항노화 효과를 얻기 위한 성장호르몬 치료가 필요한지 논란이 있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성장호르몬제는 미국에서 노화 방지 또는 운동능력 향상에 대한 적응증을 받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목적으로 한 처방률이 약 30%로 추산된다. 

하지만 AACE·ACE는 항노화 또는 운동능력 강화를 위해 성장호르몬제를 6개월 이상 투약했을 때 유효성 또는 안전성을 확인한 연구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미국에서 운동능력을 강화하거나 노화 방지 또는 나이와 관련된 건강 문제 관리 등을 위해 성장호르몬제를 오프라벨로 처방하거나 마케팅 활동을 진행하는 것은 불법이며 처벌받을 수 있다고 강력하게 경고했다.

성장호르몬제 '장기적'으로 안전 

이와 함께 AACE·ACE는 성장호르몬 결핍증 성인 환자 또는 소아에서 성인이 된 환자에게 성장호르몬제가 장기적으로 안전하다는 데 방점을 찍었다. 2011년 가이드라인 발표 후 성장호르몬제의 유효성과 장기간 안전성 근거가 충분히 쌓였다는 것이다.

성장호르몬은 세포 증식을 촉진해, 임상에서는 성장호르몬제 투약 시 암 또는 종양 재발 등의 우려가 있었던 상황. 

이에 대해 AACE·ACE는 "성장호르몬제가 암 또는 종양 재발의 위험요인이 아니다"고 공식적으로 정리했다.

아울러 AACE·ACE는 약효가 장기간 지속되는 성장호르몬제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쳤다. 현재 성장호르몬 결핍증 환자는 성장호르몬제를 매일 투약해야 하지만, 최근 개발 중인 성장호르몬제 '소마파시탄(somapacitan)' 등 신약은 주 1회 투약한다. 

지난 2017년에는 미국내분비학회 연례학술대회(ENDO 2017)에서 발표된 소마파시탄의 임상 3상에서는 성장호르몬 결핍증 성인 환자에게서 치료 가능성을 입증했으며, 임상 2상을 통해 안전한 치료 용량을 확인했다. 

소마파시탄이 임상에 도입된다면 성장호르몬 결핍증 환자의 순응도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상하부-뇌하수체질환 과거력 있다면 성장호르몬 결핍 확인

성장호르몬 결핍증 진단에 대해서는 시상하부-뇌하수체질환 과거력이 있다면 성장호르몬 결핍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뇌하수체 종양이 있어 수술받고 방사선 치료를 진행한 소아청소년 또는 성인 환자 대다수가 성장호르몬 결핍으로 진행된다는 이유에서다.

이어 성장호르몬 결핍증이 의심된다면 진단을 위한 검사를 고려할 수 있고 성장호르몬 유발검사 진행 시 적절한 기준(cut-points)을 적용하도록 주문했다.

또 성장호르몬 결핍증 진단의 표준검사는 인슐린 내성검사이지만, 이를 진행할 수 없는 환자라면 글루카곤 자극검사 또는 마시모렐린(macimorelin, 제품명 마크릴렌)을 이용한 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Yuen 박사는 "내분비 전문의와 규제기관이 성장호르몬 결핍증 성인 환자와 소아청소년에서 성인이 되는 환자들을 식별하고 진단 및 치료하는 데 이번 가이드라인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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