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장 박철종 회장 가톨릭의대 교수 / 부천성모병원 피부과김유찬 부회장 아주의대 교수 / 아주대병원 피부과이승철 고문 전남의대 교수 / 전남대병원 피부과배정민 기획정책이사 가톨릭의대 교수 / 성빈센트병원 피부과오상호 학술이사 연세의대 교수 / 세브란스병원 피부과최종원 간행이사 충남의대 교수 / 충남대병원 피부과정기헌 윤리이사 경희의대 교수 / 경희대병원 피부과이희정 법제이사 차의과대 교수 / 분당차병원 피부과김희정 대외협력이사 YK박윤기피부과의원 원장김기호 연구위원장 동아의대 교수 / 동아대병원 피부과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좌장 박철종 회장 가톨릭의대 교수 / 부천성모병원 피부과
김유찬 부회장 아주의대 교수 / 아주대병원 피부과
이승철 고문 전남의대 교수 / 전남대병원 피부과
배정민 기획정책이사 가톨릭의대 교수 / 성빈센트병원 피부과
오상호 학술이사 연세의대 교수 /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최종원 간행이사 충남의대 교수 / 충남대병원 피부과
정기헌 윤리이사 경희의대 교수 / 경희대병원 피부과
이희정 법제이사 차의과대 교수 / 분당차병원 피부과
김희정 대외협력이사 YK박윤기피부과의원 원장
김기호 연구위원장 동아의대 교수 / 동아대병원 피부과

최근 ‘피부건강의 날’을 맞아 대한백반증학회는 '백반증 치료의 최신지견'에 관해 의견을 교류하는 시간을 가졌다.  좌장은 박철종 회장(대한백반증학회, 가톨릭의대 교수)이 맡았고, 주요 이슈에 관해 대한백반증학회 임원들의 토의가 진행됐다.  본지는 이날 토론 내용을 요약·정리했다. 

자가면역 질환으로서의 백반증 치료
최종원: 백반증은 유전적 요인이 연관되어 있는 대표적인 자가면역 피부질환으로 환자의 삶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므로 미용적인 문제를 넘어 질병으로 보아야 합니다(동의율: 90.3%).

오상호: 백반증은 아토피피부염, 건선과는 달리 자각 증세가 없고 미용적 문제로 생각하여 보험 급여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박철종: 노출 부위의 백반증은 실제로 환자들의 대인관계에 직접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환자들은 취업이나 연애에 있어 불이익을 받기도 하며, 자존감이 크게 훼손되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백반증은 환자 삶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질환으로 단순히 미용의 문제로 치부해서는 안됩니다.

배정민: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점점 번지는데 이를 미용질환으로 여기는 인식이 환자들의 치유를 가로막기도 합니다. 초기에 치료하면 완전히 회복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백반증은 조기 치료가 필요한 피부질환입니다. 학회와 정부가 좀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백반증 치료에서 국소 스테로이드제 사용
배정민: 국소 스테로이드제는 백반증 치료에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으나, 장기 사용에 따른 이상반응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전문의의 지시에 따른 주의 깊은 사용이 권장됩니다(근거 수준: 1b, 권고 수준: Moderate, 동의율: 96.8%).

이승철: 백반증 치료에 있어서 국소 스테로이드제는 중요합니다. 특히, 몸, 말단 부위에는 고강도 스테로이드를 사용해야 효과가 있으며 1개월 이상 장기간 사용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김기호: 스테로이드제는 항염증 효과도 갖고 있습니다. 스테로이드제는 이상반응도 고려해야 하므로 치료기간을 유연성 있게 해야 합니다.

박철종: 국소 스테로이드제를 수개월 이상 장기 도포하면 피부위축, 피부 갈라짐, 혈관확장 등과 같은 이상반응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국소 스테로이드제가 백반증 치료에 효과적이지만 반드시 전문의의 지시에 따라서 조심스럽고 안전하게 사용해야 합니다.

국소 칼시뉴린 억제제 사용으로 인한 림프종 또는 피부암의 영향
이희정: 2019년 4월부터 얼굴과 목 부위에 발생한 백반증에 대해 tacrolimus 연고와 pimecrolimus 크림 등 국소 칼시뉴린 억제제의 사용이 보험급여가 인정되었습니다. 국소 칼시뉴린 억제제는 백반증 치료에 오랫동안 오프라벨로 사용되면서 상당한 효과를 보였습니다. 이번 보건복지부의 고시로 많은 환자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만, 칼시뉴린 억제제가 면역을 억제한다고 하여 림프종이나 피부암 발생의 위험에 대한 우려들이 있습니다.

정기헌: 지금까지 보고된 역학 연구들을 종합하였을 때 국소 칼시뉴린 억제제의 장기 도포가 림프종 혹은 피부암의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근거는 부족하며 백반증의 치료에 안전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근거 수준: 2a, 권고 수준: Moderate, 동의율: 74.2%).

김기호: 백반증 치료에서 칼시뉴린 억제제를 도포하는 이유는 아토피 피부염에서와 다릅니다. 백반증에서 국소 칼시뉴린 억제제는 피부의 자가면역반응을 억제할 뿐 아니라 멜라닌세포의 이동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배정민: 실제로 아토피 피부염 환자들에게 시행한 연구에 따르면 tacrolimus 연고를 피부에 도포한 후 혈중에 도달하는 양은 측정이 어려울 만큼 아주 미량입니다. 연고제의 국소 도포가 전신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매우 낮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정기헌: 이미 아토피 피부염 환자들에서 칼시뉴린 억제제의 장기 도포는 림프종 발생과 연관이 없는 것으로 증명되었습니다. 백반증 환자들은 피부장벽이 손상없이 보존되어 있기 때문에 아토피 피부염에서보다도 더 안전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국소 칼시뉴린 억제제 도포와 광선치료의 병합요법
오상호: 국소 칼시뉴린 억제제와 광선치료의 병합요법은 금기가 아니며 오히려 치료반응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근거 수준: 2b, 권고 수준: Moderate, 동의율: 80.6%).

배정민: 메타분석을 통해 국소 칼시뉴린 억제제와 엑시머 레이저 병합요법은 치료 성공률을 2배 높이고, 치료 실패율을 1/2로 감소시킬 수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백반증의 치료에 있어서 국소 칼시뉴린 억제제와 광선치료, 혹은 엑시머 레이저 병합요법은 매우 중요합니다.

백반증 치료에 경구 스테로이드제의 사용
김희정: 경구 스테로이드제는 활동성 백반증에서 백반증의 진행을 멈출 수 있으며, 저용량 경구요법 또는 주기요법 등을 통해 이상반응을 줄일 수 있습니다(근거 수준: 2b, 권고 수준: Moderate, 동의율: 90.3%).

박철종: 백반증은 초기에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백반증 치료에서 경구 스테로이드제를 반드시 사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백반증이 번지고 있는 경우에는 진행을 억제한다는 의미에서 가급적 조기에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백반증 치료에서 전신면역조절제(cyclosporine, azathioprine, methotrexate) 사용
이희정: 전신면역조절제는 진행성 백반증의 조절을 위해 위험과 이점을 고려하여 시도해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합니다(근거 수준: 2b, 권고 수준: Low, 동의율: 71.0%). 이를 뒷받침해 줄 수 있는 근거 논문들을 살펴보면, 연구 대상 환자수가 적었습니다. 향후, JAK (Janus kinase) 억제제와 같은 새로운 전신면역조절제들이 1차 약제로 사용될 수도 있습니다.

이승철: 백반증 치료 시, 스테로이드제 사용 기간이 길어지거나 스테로이드제를 오래 복용해도 병변이 더 증가하면 스테로이드제 대신 methotrexate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저용량으로 사용 시 환자의 반응이 좋았습니다. 실제 문헌에서도 항염증, 면역조절 효과가 있으므로 스테로이드제만큼 강력하지는 않지만 환자들에게 중요한 약제입니다.

김유찬: 이론적으로 가능하나 현재로서는 근거 자료가 부족합니다. 그러나 백반증이 번질 때나 당뇨환자들과 같이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하기 어려운 환자들에게 전신면역조절제가 자외선 치료보다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배정민: 전신면역억제제는 진행성 백반증의 치료에 있어서 스테로이드제의 대체제가 아니라 언젠가는 1차 치료제로 고려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이미 같은 T세포에 의한 면역피부질환인 아토피 피부염과 건선에서는 1차 치료제가 스테로이드제가 아니라 전신면역조절제입니다. 장기적인 부작용이 더 적기 때문입니다. 백반증에서도 더 많은 데이터가 축적되어야 할 것입니다.

광선치료 대비 엑시머 레이저 치료의 이점
이승철: 엑시머 레이저가 전신 광선치료에 비해 더 효과적이라는 근거는 충분하지 않지만, 국소 백반증에 있어 정상 피부의 불필요한 자외선 노출을 막을 수 있으므로 합리적인 옵션이 될 수 있습니다(근거 수준: 2b, 권고 수준: Low, 동의율: 90.3%).

김기호: 엑시머 레이저가 전신 광선치료의 치료 효과를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오상호: 국소형과 전신형 백반증은 치료 방식이 달라야 합니다. 백반증이 전신으로 번지는 경우에 엑시머 레이저로 국소 병변만 치료한다면 병의 진행을 막지 못해 백반증이 더 퍼질 수도 있습니다. 전신형 백반증은 광선치료를 해야합니다. 광선치료는 피부의 자가면역 반응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박철종: 엑시머 레이저와 전신 광선치료의 우열을 가릴 필요는 없습니다. 전신형은 광선치료를 하고, 국소형은 엑시머 레이저로 치료할 수 있습니다. 엑시머 레이저 치료는 정상 피부의 불필요한 자외선 노출을 막을 수 있으며, 또 광선치료에 비해 치료 효과가 빨리 나타나는 장점이 있습니다.

배정민: 소아의 경우에는 전신 광선치료기에 혼자 들어가서 치료받는 것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엑시머 레이저는 소아 백반증의 치료에도 이점이 있습니다.

김기호: 대한백반증학회에서는 임상경험이 10년 이상인 평의원 및 상임이사회 31명의 의견을 종합하여 “백반증 치료를 위한 308-nm 엑시머 레이저 치료 프로토콜”을 개발했습니다. 시작용량을 얼굴과 목은 100 mJ/cm2, 체간과 팔다리는 200 mJ/cm2, 손과 발은 300 mJ/cm2로 달리하였고, 치료 후 48시간 이내 소실되는 무증상의 홍반을 이상적인 반응으로 정했습니다.

김희정: 24시간 관찰한 후 그 다음날 내원하므로 주 2회 정도 치료가 가능합니다.

오상호: 저의 경우 48시간 이내에 확인합니다. 홍반 발생 여부를 관찰하기에 24시간은 짧습니다.

이승철: 통상 주 2회 실시하므로 48시간 이내로 하면 충분히 효과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박철종: 환자에게 매번 화상, 가려움증, 홍반 여부를 확인하여 증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침은 지침일 뿐이며 증량의 정도는 치료자의 판단 하에 결정하고, 무엇보다 화상이 발생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김유찬: 치료 전에 자외선차단제 또는 연고를 바르다 안 바르다 하면 어느 날 화상이 발생하는 수가 있습니다. 따라서 치료 전에는 연고를 사용하지 말 것을 설명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광선치료의 시행기간
박철종: 장기간 광선치료의 발암가능성에 대해 아직 결론이 나지는 않았지만, 백인에서는 200회를 넘지 않는 것이 권고되고 있습니다. 한국인의 피부색에는 그 이상의 치료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됩니다(근거 수준: 2b, 권고 수준: Low, 동의율: 77.4%).

이희정: 좁은띠자외선B 광선요법은 소아나 임산부에게도 가능합니다. 좁은띠자외선B 광선요법은 종래의 넓은띠자외선B 광선요법 등에 비해 매우 안전하지만 피부암과 연관성이 100% 없다고 아직 장담하기는 어려우므로 200회를 넘지 않는 것이 권고됩니다. 문헌에 따르면 좁은띠자외선B 광선요법은 1~2년까지 시행할 수 있지만, 가급적 1년 정도 시행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김기호: 광선치료의 효과는 첫 1년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지만, 2년차에도 꾸준히 호전되기도 합니다. 백인에서 200회는 주 2회 기준으로 약 2년간 시행하는 것이지만, 한국인에서는 그 이상 사용해도 특별한 부작용은 없었습니다.

최종원: 일본 가이드라인에서는 동양인에서는 200회 이상 사용이 가능하다고 권고하고 있으며, 최근 Vitiligo Working Group은 동양인에서 회수 제한없이 안전하게 사용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백반증의 수술적 치료
김유찬: 비수술적 치료에 불응하는 안정적인 백반증에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으며, 펀치이식술, 흡입물집이식술, 세포이식술 등의 방법이 있습니다(근거 수준: 1b, 권고 수준: High, 동의율: 90.3%). 대상환자로는 1년 이상의 안정적인 백반증 환자가 적당합니다.

배정민: 현재 세포이식술의 한 방법인 비배양표피세포이식술이 교과서적 표준수술법으로 인정되고 있습니다만, 국내에서는 아직 허가되지 않았습니다. 저는 기관 IRB에 연구목적으로 심의를 받아 비배양표피세포이식술을 시행하고 있는데 작은 피부를 얻어 5-10배 이상의 넓은 백반증을 치료할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오상호: 최근 국외에서는 모낭세포를 이용한 세포이식술도 보고되고 있습니다. 국내의 과도한 규제로 인해 새로운 치료법이 도입되기 어려운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백반증 재발률 및 예방법
최종원: 백반증의 재발률은 치료 종료 1년 후 10~40%로 추정되며, tacrolimus 0.1% 연고의 꾸준한 도포가 재발을 유의하게 낮추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습니다(근거 수준: 1b, 권고 수준: Moderate, 동의율: 77.4%).

김희정: 백반증의 재발 방지에 대해서는 연구가 많지 않지만, 엑시머 레이저나 광선치료의 유지요법도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백반증 환자의 일상생활에서 관리요법
배정민: 백반증의 악화요인은 환자 개개인마다 서로 다르며, 물리적 마찰, 과도한 햇빛의 노출, 모발 염색과 감정적 스트레스 등 환자 개인의 유발요인을 찾아 피하는 것이 필요합니다(근거 수준: 4, 권고 수준: Moderate, 동의율: 96.8%).

오상호: 환자들이 자외선을 전혀 쬐지 않으려는 고정관념이 있습니다. 과도하게만 좌외선에 노출되지 않으면 됩니다.

최종원: 모두가 똑같은 것을 피해야하는 것은 아닙니다. 각자 본인의 위험인자를 찾아서 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백반증 환자 모두가 염색을 하면 안되는 것이 아닙니다. 염색이 문제인 환자들만 염색을 피하면 됩니다.

정기헌: 각자의 위험인자를 찾기 위해서 전문의와 상담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리·메디칼라이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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