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심부전학회 최진오 학술이사

대한심부전학회 최진오 학술이사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대한심부전학회 최진오 학술이사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SGLT-2 억제제는 심혈관계 영향 연구(CVOT)에서 제2형 당뇨병 환자(이하 당뇨병)의 주요 심혈관계 사건(MACE) 위험을 낮출 뿐 아니라 심부전 관련 평가지표 개선에 성공했다.

이를 계기로  SGLT-2 억제제는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질환, 특히 심부전 1차 예방약으로 떠올랐다. 게다가 당뇨병이 없는 심혈관질환 환자도 2차 예방 목적으로 SGLT-2 억제제를 투약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SGLT-2 억제제가 심혈관질환 1차, 2차 예방에 모두 사용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심장 전문가들 사이에서 높아지는 가운데, 대한심부전학회 최진오 학술이사(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를 만나 SGLT-2 억제제를 심장약으로 봐야 하는 이유에 대해 물었다. 

[신년기획-①] SGLT-2 억제제 '심장약' 가능성 대두

[신년기획-②] SGLT-2 억제제, 당뇨약인가? 심장약인가?

[신년기획-③] "SGLT-2 억제제, 심장보호 위한 치료제 아니다"

[신년기획-④] "SGLT-2 억제제, 메트포르민과 우선순위 바뀔 수도"

- SGLT-2 억제제는 '심장약'인가?

확실하게 심장약이다. SGLT-2 억제제는 심혈관 혜택이 있고 특히 심부전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심장약이다. 부가적으로 혈당조절 효과가 있다고 봐야 한다.

SGLT-2 억제제는 혈당을 낮추는 효과가 강력하지 않고, SGLT-2 억제제 외에도 혈당을 더 낮출 수 있는 치료제가 많다. 게다가 방광염, 질염 등 이상반응 위험도 있어 당뇨병 전문의 입장에서는 SGLT-2 억제제가 불편한 치료제일 수 있다.

그러나 SGLT-2 억제제는 다른 심장약만큼 충분한 심혈관 혜택이 있을 뿐 아니라, 기존 치료제보다 예후 개선 효과를 입증한 데이터가 많이 발표되고 있다.

SGLT-2 억제제가 심부전 환자뿐 아니라 심부전이 없는 환자의 예후도 개선시켰다는 점에서 심장 전문의 입장에서는 SGLT-2 억제제를 심장약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심부전 입원 등 위험을 낮췄다는 결과 외에 심장기능을 개선했다는 데이터는?

심장기능을 개선했다는 연구 결과는 없다. 그럼에도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심부전 입원 위험을 낮추는 등 심부전 환자의 예후가 좋아졌기에 SGLT-2 억제제의 작용기전이 기존 심장약과 다르다고 추정하고 있다.

심부전 환자의 예후가 확실히 좋아졌으므로, SGLT-2 억제제를 심부전 환자에게 써야 한다고 확신한다. 더 나아가 앞으로 SGLT-2 억제제가 좌심실 기능을 개선시키는지 확인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 DAPA-HF 연구를 계기로 당뇨병과 관계없이 심부전 환자에게 SGLT-2 억제제가 필요하다고 보나?

그렇다. 현재 SGLT-2 억제제는 당뇨병 치료제로만 허가받았다. 허가 문제는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다. 지난해 좋은 데이터가 나왔고 올해 발표될 연구 결과들도 긍정적이라고 전해진다.

정책이 바뀌기 위해서는 대규모 연구 한 편만으로는 안 된다. 하지만 1~2년 이내에 후속연구가 더 나올 예정이므로 그 결과에 따라 허가당국과 허가사항 변경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 SGLT-2 억제제 투약 시 요로감염 등 이상반응 위험이 제기된다. 안전성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남성은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여성은 질염 또는 요로감염 등으로 불편함을 느낄 수 있어 신경 써야 한다. SGLT-2 억제제 복용 후 어지러움을 느낀다면 기존에 복용하는 이뇨제 용량을 줄이도록 하고 있다. 안전성 우려가 있는 만큼 병원 내 당뇨병 전문의들과 SGLT-2 억제제 처방 관련해 논의하고자 준비 중이다.
 
- 다른 항당뇨병제를 처방받는 환자가 심장약으로 SGLT-2 억제제를 병용할 경우 저혈당 문제는?

SGLT-2 억제제는 저혈당을 유발하지 않지만, 다른 항당뇨병제와 병용하면 그 약의 효과가 더 커져 저혈당이 발생할 수 있다. 아마릴, 글리메피리드, 글리클라지드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항당뇨병제와 메트포르민, SGLT-2 억제제를 병용하면 저혈당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SGLT-2 억제제만 투약하거나 메트포르민과 병용했을 때는 저혈당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환자에게 치료제를 안전하게 처방할 수 있도록 병원 당뇨병 전문의들과 처방 관련해 논의할 계획이다.
 
- SGLT-2 억제제가 의료진 처방에 어떤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하나?

SGLT-2 억제제를 복용하지 않는 당뇨병 동반 심부전 환자가 이 치료제로 혜택을 얻을 수 있다면 SGLT-2 억제제를 보다 적극적으로 처방하게 될 것이다. 단 SGLT-2 억제제가 신장에서 작용하니 신장기능이 유지된 환자에게 투약한다는 단서가 붙는다. 앞으로 SGLT-2 억제제의 처방은 더 늘 것으로 예상한다. 

이에 더해 개인적으로 당뇨병 동반 심부전 환자는 SGLT-2 억제제를 메트포르민보다 더 먼저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메트포르민은 개발된 지 오래됐지만 심부전 환자의 예후를 개선한다는 데이터가 없다. SGLT-2 억제제는 당뇨병 동반 심부전 환자에게서 혜택을 확인했기에, 이들 환자에게 더 좋은 치료제를 우선 처방해야 한다고 본다.
 
- 앞으로 심장 분야에서 SGLT-2 억제제에 대해 어떤 논의가 이뤄질까?

심부전 환자에게 어떤 치료제를 먼저 처방할지 우선순위에 대해 논의할 것이다. SGLT-2 억제제는 심부전 예방부터 데이터가 있으므로 다른 치료제보다 유리할 것으로 생각한다.

현재 심부전 환자는 안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ACEI), 베타차단제, 이뇨제 등 치료를 받았음에도 증상이 있으면 발사르탄/사쿠비트릴로 치료를 변경한다. 그 과정에서 향후 SGLT-2 억제제가 어떤 순서에 이름을 올릴지 이슈가 될 것이다.

SGLT-2 억제제를 투약하는 순서가 빠를수록 좋겠지만, DAPA-HF 연구에 ACEI 또는 베타차단제를 복용한 심부전 환자도 포함됐다는 점에서, 치료를 받았음에도 증상이 지속된 환자에게 SGLT-2 억제제를 투약하는 방향으로 가이드라인이 변화할 가능성이 크다.

물론 당뇨병 환자에게 심부전 예방 목적으로 SGLT-2 억제제를 먼저 투약할 수 있다는 데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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