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권순억 교수팀, PICASSO 하위분석 연구결과 발표
실로스타졸, 아스피린보다 뇌출혈 발생 유의미하게 낮춰
백질에서 경증~중등도 허혈 변화일 때 실로스타졸 더 효과적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메디칼업저버 주윤지 기자] 뇌경색 예방을 위해 뇌출혈 위험이 높은 환자에 실로스타졸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는 하위 분석 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권순억 교수팀(신경과)은 2018년에 발표된 PICASSO(Prevention of Cardiovascular Events in Asian Ischemic Stroke Patients With High Risk of Cerebral Hemorrhage) 임상시험의 하위 분석을 진행했다. 

이번 연구 결과에서 뇌출혈 발생 사건 수가 실로스타졸을 복용한 환자 그룹에서 1개와 아스피린을 복용한 환자 그룹에서 13개로, 실로스타졸이 아스피린보다 뇌출혈 발생을 유의미하게 낮췄다. 

또 백질(white matter)에서 허혈 변화(ischemic change)가 중증보다 경증~중등도 수준이면 실로스타졸이 더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권 교수는 "뇌경색 예방을 위해 아스피린을 투여하는 것은 심뇌혈관 사건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뇌출혈 위험성을 증가시킬 수 있으며 특히 미세뇌출혈이 있는 아시아인 환자에서 그 위험성이 더 커질 수 있다"며 "실로스타졸은 뇌출혈 위험이 매우 낮아져서 비교적 안심하고 투여할 수 있기 때문에 뇌출혈 위험이 높은 환자에서 뇌경색 예방을 위해 실로스타졸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고 연구 결과를 설명했다. 

권 교수는 "그러나 백질에서 허혈 변화가 매우 심각하게 진행된 경우에는 그 효과가 크게 감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로스타졸은 이전 연구에서 아스피린보다 출혈성 사건이 적게 나타났지만, 뇌출혈 위험이 있는 뇌경색 환자에서 실로스타졸과 아스피린의 출혈성 뇌졸중 사건은 거의 유사했다. 

권 교수는 "PICASSO 연구진은 뇌경색으로 내원한 미세뇌출혈 혹은 뇌출혈 병력이 있는 환자 대상으로 실로스타졸과 아스피린을 효능과 안전성을 비교했다"며 "그러나 PICASSO는 실로스타졸과 아스피린의 약물 효과에 대해 상세한 데이터를 제시하지 못해 본 연구진은 하위분석 연구를 통해 결과를 정리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따라서 실로스타졸로 가장 혜택을 많이 보는 환자를 식별하기 위해 1534명의 뇌내출혈 혹은 미세뇌출혈 병력 있는 허혈성 뇌졸중 환자 대상으로 이번 하위 분석을 진행했다.

참가자는 실로스타졸을 복용하거나(실로스타졸군) 아스피린을 복용하도록(아스피린군) 무작위로 배정됐다. 

1차 효과성 종료점은 뇌졸중, 심근경색, 혈관 사멸로 복합적으로 정의됐다. 1차 안전성 종료점은 출혈성 뇌졸중 발생으로 설정됐다.  

평균 1.8년 추적관찰 결과, 실로스타졸군은 아스피린군보다 뇌출혈 발생이 유의미하게 낮았다(사건 1개 vs. 13개, HR 0.08, 95% CI 0.01~0.61, P=0.01). 

또, 백질의 변화가 경증 및 중등도 수준이었을 때 실로스타졸이 더 효과적이었다. 백질이 중증 변화의 수준을 보였던 환자와 비교했을 때, 경증(사건 5개 vs. 사건 16개, HR 0.36, 95% CI 0.13~0.97) 및 중등도(사건 16개 vs. 사건 32개, HR 0.50, 95% CI 0.29~0.92, P=0.03) 변화의 수준을 보였던 환자의 모든 뇌졸중 위험을 유의미하게 낮췄다. 

권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에 대해 "PICASSO 연구에서 장기간 실로스타졸 투여는 아스피린보다 뇌경색과 뇌출혈을 포함한 뇌졸중 발생을 유의미하게 감소시켰지만, 각각의 숫자 값이 적어 임상적 유의성을 보이지 못했다"며 "그러나 이번 하위 분석에서는 실로스타졸이 미세뇌출혈이 있는 환자에서 뇌출혈 발생을 유의미하게 낮췄다"고 밝혔다.

권 교수는 "또 참가자의 백질에서 허혈 변화가 중증 수준보다 경증에서 중등도이면  실로스타졸의 뇌졸중 예방효과가 더 우수했다"고 연구 결과를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20일 Stroke에 실렸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