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당뇨병 진료지침 선공개…SGLT-2 억제제·GLP-1 제제 치료 권고 환자군 확대
제1형 당뇨병 고령 환자 관리전략에 대한 세부항목 신설
제1형 당뇨병 소아청소년 환자 당화혈색소 목표치 '7.5%→7.0%'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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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미국당뇨병학회(ADA)가 항당뇨병제인 SGLT-2 억제제와 GLP-1 수용체 작용제 치료가 필요한 제2형 당뇨병 환자군 범위를 확대했다.

ADA는 2020년 당뇨병 진료지침을 선공개하며, 두 가지 항당뇨병제를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 또는 심부전, 신장질환 위험이 높은 제2형 당뇨병 환자 치료제로 고려할 수 있다고 권고했다.

ASCVD, 심부전 또는 만성 콩팥병을 동반한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투약할 수 있다는 2019년 진료지침에서 한발 더 나아간 권고안으로, 제2형 당뇨병 치료 패러다임에 변화를 준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진료지침은 Diabetes Care 12월 20일자 온라인판을 통해 선공개 됐다.

당화혈색소 기저치·목표치 관계없이 SGLT-2i·GLP-1 제제 고려

ADA는 '제9장. 혈당 조절을 위한 약물치료 접근'에서 ASCVD 또는 심부전, 신장질환 위험이 높은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SGLT-2 억제제 또는 GLP-1 수용체 작용제를 투약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제2형 당뇨병 환자의 기저치 당화혈색소 수치 또는 개별화된 당화혈색소 목표치와 관계없이 두 가지 항당뇨병제 치료를 고려하도록 한 것이 주요 특징이다. 

2019년 진료지침에서는 메트포르민 1차 치료와 생활습관 교정에도 불구하고 당화혈색소가 조절되지 않는 환자에게 SGLT-2 억제제 또는 GLP-1 수용체 작용제를 투약하도록 했다.

이 같은 권고안은 당화혈색소가 중등도 수준으로 높은 심혈관질환 동반 제2형 당뇨병 환자뿐 아니라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이 포함된 심혈관계 영향 연구(CVOT) 결과를 근거로 마련됐다. 지난해 6월 발표된 GLP-1 수용체 작용제 둘라글루타이드(제품명 트루리시티)의 CVOT인 REWIND 연구가 대표적이다. 

REWIND 연구 결과에 의하면, 둘라글루타이드를 투약한 제2형 당뇨병 환자군은 5년 이상 추적관찰 동안 주요 심혈관계 사건 등 1차 복합 종료점 발생 위험이 위약군보다 12% 낮았다. 연구에는 등록 당시 심혈관질환 병력이 없고 위험요인을 동반한 제2형 당뇨병 환자도 포함됐다.

ADA의 전문실무위원회 의장인 미국 워싱턴주립대학 Joshua J. Neumiller 교수는 "모든 근거를 검토했을 때,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다면 심혈관질환 동반 환자와 마찬가지로 SGLT-2 억제제 또는 GLP-1 수용체 작용제를 고려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이는 치료 패러다임의 변화라고 볼 수 있다. 향후 이 같은 권고안 관련 교육과 권고안을 임상에 어떻게 적용할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내분비내과 전문의뿐 아니라 1차 의료기관에서도 심혈관질환 또는 신장질환 위험이 높은 제2형 당뇨병 환자 치료와 관련된 항당뇨병제의 새로운 연구 결과와 권고안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향후 당화혈색소 목표치에 도달한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이 같은 항당뇨병제 치료를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1형 당뇨병 '고령' 환자 관리전략 제시…소아청소년 환자 목표치 '7.0%'

'제12장. 고령 환자'에는 제1형 당뇨병 환자의 관리전략을 담은 세부항목을 신설했다. 당뇨병 환자들의 수명이 늘면서 제1형 당뇨병과 제2형 당뇨병 고령 환자 간 관리전략을 구분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고령 환자의 관리전략에 대한 항목을 보다 단순화하고자 많은 토의를 진행했다는 게 Neumiller 교수의 전언이다. 

Neumiller 교수는 "제1형 당뇨병 고령 환자가 인슐린 투약이 필요한 경우 보호자 또는 가족이 환자 관리에 참여하도록 강조했다. 이와 함께 제1형 당뇨병 관리가 익숙하지 않은 장기 요양시설 또는 의료시설에서는 이 곳에 연계되는 제1형 당뇨병 고령 환자를 위한 의료 종사자가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며 "이는 올해 개정된 진료지침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ADA는 제1형 당뇨병 소아청소년 환자의 당화혈색소 목표치를 보다 강화했다. 앞서 제1형 당뇨병 소아청소년 환자의 일반적인 당화혈색소 목표치는 7.5% 미만으로 제시했으나, 이번 진료지침에서는 7.0% 미만으로 변화를 줬다. 

그러나 이전 진료지침과 마찬가지로 제1형 당뇨병 소아청소년 환자마다 개별화된 당화혈색소 목표치를 적용해야 하며, 환자와 가족의 상황에 따라 목표치를 올리거나 낮출 수 있다고 명시했다.

Neumiller 교수는 "이 권고안은 제1형 당뇨병 소아청소년 환자의 당화혈색소 목표치를 보다 세분화해 적용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이들 환자의 당화혈색소 목표치를 7% 미만으로 권고했지만, 상황에 따라 엄격하게 또는 엄격하지 않게 설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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