쥴랩스·KT&G "비타민E 아세테이트 성분을 원료로 절대 사용하지 않았다"
식약처 "현 규제하에서 담배회사 원료 조사·확인할 수 없어"

[메디칼업저버 주윤지 기자] 12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쥴랩스·KT&G의 액상형 전자담배 제품에서 폐 질환 유발가능성 있는 미량의 비타민E 아세테이트가 검출됐다는 발표를 했다.

그런데 하루 만에 두 전자담배 회사가 유해 의심성분 원료로 사용하지 않았다고 반박하는 입장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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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식약처의 분석결과를 완전히 믿지 못하겠다는 것으로 업계와 정부 간 진실게임으로 흐르는 분위기다. 

식약처가 발표한 액상형 전자담배 분석결과에서 쥴랩스 '쥴팟 크리스프' 제품에서 0.8ppm의 비타민E 아세테이트가 검출됐으며 KT&G '시드 토박' 제품에서 0.11~0.15ppm의 비타민E 아세테이트가 확인됐다. 

이와 관련 쥴랩스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식약처 분석 결과에서는 제품에 미량의 비타민E 검출됐지만, 쥴랩스는 비타민E 아세테이트를 성분 원료로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쥴랩스 제품에서 검출된 것은 맞지 않는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또 "제조 과정에서 비타민E 아세테이트 성분을 원료로 절대 사용하지 않는 만큼 검사 결과는 의아스러우며 정부와 얘기를 나누면서 알아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KT&G 관계자도 공식 입장을 내면서 "식약처에서는 KT&G 일부 제품에서 비타민E 아세테이트 성분이 아주 극미량이 검출됐다지만 우리는 이 성분을 원료로 사용한 사실이 없고 자체 검사에서도 검출되지 않았다"며 "이에 대해 사실 여부를 다시 한 번 확인해보겠다"고 말했다. 

문제는 식약처는 현재 규제 아래 전자담배 회사가 비타민E 아세테이트를 원료로 사용했는지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이다. 

식약처 위생용품·담배관리 태스크포스 박영민 과장(소비자위해예방정책과)은 본지와 통화에서 "식약처는 법률적 근거도 없는 상황이고, 어떠한 단계에서 비타민E 아세테이트가 함유됐는지 확인할 수 없었다"며 "전자담배사나 수입사는 제조 과정에서 사용하는 원료 정보를 식약처에 제출할 의무가 없다"고 밝혔다. 

박 과장은 "현재 KT&G·쥴랩스는 이러한 유해 성분을 넣지 않았다고 발표한 바 있지만, 식약처는 이런 것을 조사할 수 없어 현재 담배 관리가 안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보건복지부·질병관리본부·식약처는 국회에서 검토 중인 담배의 정의 확대 법안, 담배 성분 제출 의무화 법안, 가향물질 첨가 금지 법안 등 담배 안전관리 강화를 위한 핵심 법안들을 의결을 위해 적극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과장은 "현재 담배에 대한 법률들이 국회에 상정된 상황인데, 국회에서 통과가 안 되고 있다"며 "이러한 규제들이 통과되면 전자담배 회사의 제조과정 등을 식약처에 제출하도록 하고 식약처가 발표하는 절차가 형성될 것이다"고 피력했다. 

앞서 식약처는 액상형 전자담배 안전관리 대책 일환으로 국내 유통되는 153개 제품을 대상으로 THC, 비타민E 아세테이트, 디아세틸, 아세토인, 2,3-펜탄디온 등 7개 성분을 분석한 결과를 12일 발표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미국에서 전자담배 관련 사망 사건에 유력한 원인인 대마유래성분(THC)은 검출되지 않았다. 미국과 달리 국내에서는 마약의 일종인 대마사용이 금지되어 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비타민E 아세테이트는 총 13개 제품에서 0.1∼8.4ppm(mg/kg)의 범위로 검출됐다. 담배의 경우 2개 제품에서 각각 0.1ppm, 0.8ppm, 유사담배의 경우 11개 제품에서 0.1∼8.4ppm이 나왔다.

외신 Washington Post에 따르면 비타민E 아세테이트가 함유된 대부분 전자담배 제품은 불법적으로 구한 위조 제품이었다. 

비타민E 아세테이트가 폐손상을 유발하는 것으로 의심되고 있고, 미국 CDC에서 액상형 전자담배에 비타민E 아세테이트를 첨가하면 안 된다는 권고를 내렸다. 

아울러 식약처도 부득이 액상형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경우 임의로 비타민E 아세테이트를 첨가하지 말 것과, 제품의 제조·수입·판매자는 비타민E 아세테이트가 혼입된 액상형 전자담배가 제조·수입·유통되지 않도록 철저히 품질관리할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액상형 전자담배 관련 미국 등 외국의 조치상황을 면밀히 점검(모니터링)하고, 추가적인 유해성분 분석과 함께 폐손상 사례 감시 및 인체유해성 연구를 차질 없이 추진하여 액상형 전자담배의 선제적 안전관리 조치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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