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2~18세 5명 중 1명·19~34세 4명 중 1명 '당뇨병 전단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 2005~2014년 10~20대 당뇨병 전단계 유병률 오름세
노원을지대병원 서지영 교수 "비만 인구 늘어 문제…당뇨병 진행되지 않도록 조기 관리 필요"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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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청소년과 20~30대 등 젊은 층에서 '예비 당뇨병 환자' 문제에 대한 경고등이 켜졌다.

미국 내 12~34세 4~5명 중 1명이 당뇨병 전단계로 진단됐고 국내 조사에서도 10대와 20대의 당뇨병 전단계 유병률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당뇨병 전단계는 당뇨병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큰 고위험군이기에, 당뇨병 전단계부터 조기 관리를 시행해 청소년과 젊은 층의 제2형 당뇨병 진행을 막아야 한다는 데 전문가들의 중지가 모인다. 

CDC "당뇨병 전단계 유병률 청소년 18%·젊은 층 24%"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10년간 미국 내 청소년의 제2형 당뇨병 유병률이 증가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제2형 당뇨병 조기 발생 위험이 높은 군을 파악해 예방전략을 세우고자 당뇨병 전단계 유병률 모니터링을 시행했다. 

2005~2016년 미국국립건강영양조사(NHANES) 데이터를 토대로 12~18세 청소년과 19~34세 젊은 층의 공복혈당장애(IFG), 내당능장애(IGT), 당화혈색소 수치 증가 등을 확인해 전체 당뇨병 전단계 유병률을 평가했다. 

공복혈당장애는 금식 후 측정한 혈당이 100~126mg/dL, 내당능장애는 75g 경구당부하검사 후 2시간 혈장 혈당이 140~200mg/dL, 당화혈색소 증가는 5.7~6.4%인 경우로 정의했다.

분석에 포함된 총 5786명 중 청소년은 2606명(45%), 젊은 층은 3180명(55%)이었다. 남성은 청소년과 젊은 층 모두 50.6%를 차지했다. 

최종 결과, 당뇨병 전단계 유병률은 청소년 18%, 젊은 층 24%로 조사됐다. 청소년 5명 중 1명, 젊은 층 4명 중 1명이 당뇨병 전단계를 진단받은 것이다.

당뇨병 전단계 중 공복혈당장애가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커, 청소년 11.1%, 젊은 층 15.8%로 나타났다. 

나이, 성별, 인종, 체질량지수 등을 보정한 당뇨병 전단계 유병률은 남성이 여성보다 더 높았다. 청소년은 각각 22.5%와 13.4%, 젊은 층은 29.1%와 18.8%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당뇨병 전단계 유병률은 비만한 청소년과 젊은 층에서 두드러졌다. 정상 체중 또는 비만한 경우 당뇨병 전단계 유병률은 청소년이 각각 16.4%와 25.7%, 젊은 층이 16.6%와 36.9%였던 것.

아울러 당뇨병 전단계인 청소년 또는 젊은 층은 공복혈당이 정상인 이들과 비교해 심혈관질환 위험인자인 비HDL-콜레스테롤, 수축기혈압 등이 유의하게 높고 중심성비만(central adiposity)이 많았으며 인슐린 민감도가 낮았다.

CDC는 "당뇨병 전단계인 청소년 또는 젊은 층은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도 동반해, 향후 제2형 당뇨병과 심혈관질환 위험이 모두 높아질 수 있다"며 "이번 결과와 미국 내 청소년의 제2형 당뇨병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고 젊은 층에서도 당뇨병 관련 합병증이 늘고 있다는 점을 종합하면, 제2형 당뇨병 1차 및 2차 예방을 위한 조기 개입이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결과는 JAMA Pediatrics 12월 2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2005~2014년 국내 10대·20대 당뇨병 전단계 유병률 증가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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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는 10대와 20대에서 당뇨병 전단계 유병률이 오름세를 보인다는 사실이 보고된 바 있다(J Korean Med Sci 2017;32(12):1984-1990).

미국 노스다코타 주립의대 허정욱 교수(교신저자)·강원대병원 조은희 교수(내분비내과, 제1저자) 연구팀이 국민건강영양조사(KNHANES)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05년부터 2014년까지 10~20대의 당뇨병 전단계 유병률이 빠르게 증가했다. 

총 10만 101명 중 8만 3577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것으로, 2005~2014년 당뇨병 전단계 유병률은 10대가 11.9%, 20대가 9.6%였다.

시기별로 나눠 분석한 당뇨병 전단계 유병률은 △2005년: 10~19세 0.6%, 20~29세 0.3% △2007~2009년: 10~19세 4.6%, 20~29세 5.1% △2010~2012년: 10~19세 13.5%, 20~29세 10.8% △2013~2014년: 10~19세 25.9%, 20~20세 19.2%로, 10대와 20대 모두 시간이 지날수록 당뇨병 전단계 유병률이 상승했다.

허 교수는 논문을 통해 "10대와 20대에서 당뇨병과 당뇨병 전단계를 진단하고 치료하기 위해서는 선제적 개입이 필요하다"면서 "이를 통해 젊은 층의 혈당 조절을 개선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노원을지대병원 서지영 교수(소아청소년과) 연구팀이 2011~2015년 KNHANES에 참여한 10대와 20대 6418명의 당화혈색소 수치를 분석한 결과, 10명 중 1명이 당뇨병 전단계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Sci Rep 2018;8:1962).

원인은 비만…당뇨병 진행 시 성인병 조기 발생

당뇨병 전단계가 청소년과 젊은 층의 건강 문제로 대두된 원인은 비만에서 찾을 수 있다. 비만은 제2형 당뇨병의 강력한 예측인자로, 젊은 비만 인구가 늘면서 당뇨병 전단계 유병률도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지영 교수는 "청소년과 젊은 층에서 당뇨병 전단계가 건강 문제로 떠오른 이유는 비만 때문"이라며 "젊은 비만 인구가 늘어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고 평균 당화혈색소 수치가 높아지면서 문제가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뇨병 전단계를 진단받은 청소년과 젊은 층은 혈당 관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향후 제2형 당뇨병 유병률이 지금보다 더 높아질 공산이 크다.

게다가 제2형 당뇨병이 발생하면 당뇨병과 관련된 대혈관합병증, 미세혈관합병증을 동반할 가능성도 상당하다. 이 때문에 당뇨병 조기 진단이 필요하며 당뇨병 전단계부터 혈당 조절을 진행해야 한다.

그는 "당뇨병은 뇌졸중, 심근경색, 고혈압 등 모든 성인병의 근간이다. 젊은 연령 때 당뇨병 전단계가 확인되고 이후 당뇨병을 진단받으면 성인병이 조기 발생하게 된다"면서 "뇌졸중, 심근경색 등이 발생하면 후유증이 남아 삶의 질도 떨어진다. 그러므로 국가에서는 어린 나이에 당뇨병 위험이 높은 당뇨병 전단계를 확인하고 관리하고자 학생건강검진을 통해 혈당검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10대는 제2형 당뇨병을 진단받으면 치료가 어렵기 때문에, 당뇨병 전단계 진단 시 당뇨병으로 진행되지 않도록 예방관리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그는 "만 18세 미만에 제2형 당뇨병을 진단받으면 투약할 수 있는 항당뇨병제가 메트포르민 단 한 가지다. 대부분 항당뇨병제는 성인 위주로 허가됐다"면서 "당뇨병이 발생하면 치료가 어렵고 당뇨병 관련 합병증을 동반하면서 국가적으로 큰 비용이 발생한다. 당뇨병 전단계인 소아·청소년은 운동하고 식단관리를 하는 등 생활습관 교정으로 비만을 관리해 당뇨병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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