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진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비만당뇨수술센터장
"환자에게 여러 가지 수술 정보 충분히 알려 최적의 수술법 택할 수 있도록 도와야"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우리나라 고도비만수술의 역사를 쓰고 있다고 평가받는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김용진 비만당뇨수술센터장. 김 센터장은 비만대사수술이 비만한 환자에게 도움이 되려면 의사가 환자에게 맞는 여러 종류의 수술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올해 초 비만대사수술이 급여화되면서 마치 유행처럼 병원들이 비만대사수술센터를 만들고 있지만, 정작 가능한 수술은 한두 종류에 불과하다는 점에 대한 우려다. 김 센터장을 만나 왜 이런 걱정을 하는지 들어봤다.  

에이치플러스양지병원 김용진 비만당뇨수술센터장ⓒ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에이치플러스양지병원 김용진 비만당뇨수술센터장ⓒ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 의사가 여러 가지 비만대사수술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는?
비만대사수술에는 위밴드, 위우회술, 위절제술 등이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유행하는 비만대사수술이 있다. 2008년 위밴드수술은 전 세계적으로 쇠락하는 수술법임에도 우리나라에서 유행했다.

故 신해철 씨 사건이 터지면서 위밴드수술은 거의 하지 않고 있고, 2014년부터는 위절제술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위우회술은 아주 오래된 수술법이라 부작용도 잘 알려져 있다. 공개된 부작용 때문에 위절제술을 한다는 것은 잘못된 방향이라 생각한다. 하나의 수술법이 유행하면 그에 대한 수술 후기가 많아지고, 환자들은 이를 보고 오해를 하게 된다.  중요한 것은 환자에게 여러 가지 수술방법이 있다는 정보를 주고, 이에 대한 장단점도 공개하는 것이다. 

- 비만대사수술의 장단점을 간략하게 소개한다면. 
위밴드수술은 세계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라 거의 하지 않고 있다. 위우회술은 위의 일부를 나머지 부분과 분리해 작은 주머니를 만드는 것이다. 체중감소나 유지, 당뇨병이 호전되는 데 장점이 많다. 하지만 내시경이 불가능하고 궤양이나 철분 부족, 빈혈 등이 생길 수 있다. 위의 일부를 잘라내는 위절제술은 수술 자체가 안전하고 영양문제도 별로 없다는 강점이 있다. 단, 역류성 식도염이나 체중이 다시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십이지장우회술은 장기 데이터가 없고, 수술이 잘못됐을 때 이후 옵션이 없는 것이 단점이다.  

- 비만대사수술 적응증 관련 가이드라인이 있나?
'역류성식도염이 있는 환자에게 위우회술을 실시한다'가 합의된 유일한 가이드라인이다. 비만대사수술은 암처럼 구조적인 문제가 아니다. 따라서 환자의 의견이 매우 중요하다.  

- 어떤 수술이 체중감량에 가장 효과적인가?
체중감량 정도와 양상은 개인차가 뚜렷하다. 몇몇 논문에서 위절제술과 위우회술을 한 환자 100명을 각각 5년 동안 추적 관찰했더니 결국 두 수술이 비슷했다. 경험상 수술 후 10명 중 1명은 수술결과에 대해 불만족한다. 논문에서도 30% 정도는 수술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데, 그 이유로 나이가 많을수록, 술을 좋아하는 중년 남성, 우울감 등이 꼽혔다. 따라서 비만대사수술 후 모두 좋아진다고 말하는 것은 조심스럽다.   

에이치플러스양지병원 김용진 비만당뇨수술센터장ⓒ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에이치플러스양지병원 김용진 비만당뇨수술센터장ⓒ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 비만대사수술 전에도 몸무게를 줄이기 위한 치료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유는? 
짧게는 4주, 길게는 6개월까지 수술 전 체중을 조절하는데 환자의 동기부여를 위해서다.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환자는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양압기를 하기도 하고, 수술 이후 관리를 위해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하기도 한다. 특히 삭센다 등의 약물치료를 하는데, 몸무게를 줄이면 수술이 좀 더 쉬워지고, 호흡기 문제도 좋아진다. 전신마취 후 회복되는데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환자 동기부여에도 좋다. 

- 최근 비만대사수술이 당뇨병 관리에도 효율적이란 논문이 계속 발표되고 있다. 
1955년 비만대사수술이 시작된 이후 40년 동안 살펴봤더니, 비만대사수술을 받은 환자에게서 당뇨병이 호전된다는 점을 알아냈다. 체중이 다시 증가해도 당뇨병이 재발하지 않음을 밝혔고, 이는 십이지장에 음식물이 닿지 않아 인슐린 기능이 좋아졌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2016년 미국당뇨병협회가 비만대사수술을 당뇨병의 1차 치료로 받아들였고, 올해 59개 국가가 가이드라인으로 수용할 정도로 거의 이견이 없다고 봐도 좋은 치료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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