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병원, 유방암 환자관리 솔루션 앱 게임 '핑크리본' 개발…2020년 상반기 런칭
수술→항암치료→멘탈케어까지 현실과 연계한 유방암 환자 종합적 관리·치료 목적

중앙대학교병원 암센터 유방클리닉 김희준 교수(혈액종양내과)
중앙대학교병원 암센터 유방클리닉 김희준 교수(혈액종양내과)

[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간단한 모바일 아바타 게임을 통해 유방암 환자를 관리하는 솔루션 애플리케이션이 개발됐다.

이 게임은 수술부터 항암치료, 멘탈케어, 심리적 안정 도모까지 현실과 연계한 원스톱패스트트랙 다학제 통합진료시스템을 실현하기 위해 중앙대학교병원 암센터의 세 교수가 머리를 맞대 만들어냈다.

이들 세 교수는 중앙대병원 암센터 유방암클리닉 김민균 교수(유방외과)와 김희준 교수(혈액종양내과), 김선미 교수(정신건강의학과)이며 게임의 이름은 '핑크리본(Pink Ribbon)'이다.

중앙대병원은 앞서 2014년, 핑크리본의 이전 버전인 'I Love Breast'라는 기능성 모바일 게임을 출시한 바 있는데, 김희준 교수가 이를 유방암 항암치료 환자에 적용한 결과 치료 효과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됐음을 확인했다.

중앙대병원 김희준 교수를 만나 핑크리본의 개발과정과 궁극적인 목표, 환자들의 실제 이용 후기가 어떤지를 들어봤다.

- 유방암 항암치료 환자관리 모바일 게임 솔루션(Support Breast Cancer Patients) 핑크리본의 개발 배경은?

암 환자는 긴 시간동안 치료를 받는데 매번 항암교육을 시키지만 실제로 나이가 많은 환자들은 젊은 환자에 비해서 정보를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수술 후 회복과 관리에 관한 정보를 줘도 적재적소에 이를 제대로 활용하고 지키는 일이 적다는 것인데, 항암 치료 부작용 관리가 안돼서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는 상황도 있다. 그래서 효과적이고 직관적인 항암치료 교육을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하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 핑크리본의 구동은 어떤 방식으로 구성돼 있나?

핑크리본은 유방암 환자들이 의사가 처방한 약을 규칙적으로 투약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동시에 환자의 심리적인 안정을 돕기 위한 놀이 기능과 채팅 기능을 지원한다. 유방암 환자가 자신의 의학적 상태와 같은 모바일 게임 속의 아바타를 만들고 게임을 진행하는데, 의사가 환자에게 준 '퀘스트(Quest)'를 잘 수행하면 아바타의 모습이 호전되는 일종의 미션 게임임 셈이다. 

앞서 2014년에 핑크리본의 이전 버전인 '알라부(I Love Breast)'라는 기능성 모바일 게임을 출시한 적이 있다. 이 게임을 경험한 환자들은 일반 항암 교육만 받은 환자들에 비해 메스꺼움, 피로감, 손발의 마비 및 탈모, 구내염 등 물리적 부작용의 빈도가 감소하고 약물 순응도도 게임을 하지 않은 그룹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중앙대병원 유방암클리닉 김희준 교수(혈액종양내과)
중앙대병원 유방암클리닉 김희준 교수(혈액종양내과)

- 유방암 환자에게 항암치료 및 관리에 대한 교육은 이전에도 이뤄지고 있지 않나?

유방암 환자에게는 환자마다 다양한 치료가 계획되는데, 아무리 최적의 치료 약제가 결정돼도 항암치료중인 환자 본인이 구토 등의 심각한 부작용을 경험하고 나면 치료를 거부하거나 심할 경우 포기하기도 해 치료효과가 떨어지는 결과를 가져올 때가 있다. 

즉, 핑크리본 게임은 이처럼 유방암 환자에게 고통을 수반하는 침습적 치료법이나 일방적인 주입식 교육이 아닌 오락의 일종인 게임을 통해 치료의 필요성을 인식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부작용에 대처하는 방안을 재미있게 습득하게 함으로써 암 치료의 순응도 및 생존율을 높이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등 의학적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다.

- 핑크리본도 최근 각광 받고 있는 디지털 치료제의 일종으로 볼 수 있는 것인가?

다른 디지털 치료제들은 거시적인 큰 틀에서 모든 환자들을 대상으로 접근하려 하는 등의 대규모 프로젝트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지만 핑크리본은 현재로서 유방암 환자에게만 국한돼 있다. 특히 중요한 것은 빠르게 환자들과 커넥션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한 고민에서 시작됐다는 점이다. 

환자들은 인터넷, SNS 등에서 불확실한 정보를 그대로 믿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의료진에게 적절한 타이밍에 물어볼 수 있는 기회가 적기 때문이다. 환자들은 의료진과 함께 하는 커뮤니티에 항상 목말라 있다는 의미다. 이를 해결해 주기 위해 핑크리본은 게임뿐만 아니라 채팅 기능을 탑재해 환자와 환자 간에, 환자와 의료진 간에 소통을 언제든 할 수 있도록 했다.

- 핑크리본의 가장 큰 특징과 장점은 무엇인가?

불확실한 정보가 아니라 실제 의료진과 같이 얘기하며 객관적이고 확실한 정보를 얻게 된다는 이점이 있다. 암 환자들은 다른 암 환자를 보고 불안·공감·두려움 등 다양한 기분은 느낀다. 누군가에게 계속해서 확인하고 물어보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다. 암환자에게도 우리끼리의 커뮤니티가 있고 그 커뮤니티 안에 의료진이 함께 하고 있다는 일종의 '환우회' 느낌을 주고 있는 것이 핑크리본의 특징이다.

- 실제 사용 환자들의 반응은 어떠했나?

일단 고령의 환자들은 본인이 게임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신기해하고 좋아한다. 평소 옆집 이웃이나 친구와 무언가를 했으면 하는 마음이 게임 아바타를 통해 일부 실현 될 수 있는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환자들이 핑크리본을 통해 의료진으로부터 평소보다 빠르게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하고 있고 평소 궁금한 것에 대한 부족함을 채워주는데 있어서 좋은 평가를 내렸다.

- 앞으로의 계획은?

현재 일부 유방암 환자를 위해서만 제한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핑크리본을 내년 상반기에 정식으로 오픈해 누구나 접근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일부 수정·보완을 거치고 있는 중이며 유방암에서 다른 암으로까지 범위를 넓히고 추가하는 것이 목표다. 암 환자들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암 환자들의 수고를 덜어주는, 암 환자여서 속상하거나 억울한 일 없도록 하는 일에 핑크리본이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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