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F 2019] 을지병원 이홍규 교수 "각 화학물질 분류해 당뇨병 관련 연구 진행 불가능"
세포시험 통해 POPs와 AhR 리간드 활성·ATP 생산 능력 감소 연관성 확인

을지대 을지병원 이홍규 교수(내분비내과)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국제당뇨병연맹 학술대회 및 총회(IDF Congress 2019)'에서 'Endocrine disruptors and air pollution'을 주제로 3일 발표했다.
▲을지대 을지병원 이홍규 교수(내분비내과)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국제당뇨병연맹 학술대회 및 총회(IDF Congress 2019)'에서 'Endocrine disruptors and air pollution'을 주제로 3일 발표했다.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환경호르몬으로 불리는 내분비교란물질(EDC)은 당뇨병 등 만성질환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하지만 EDC는 여러 화학물질이 혼합됐다는 점에서 각 물질과 당뇨병의 연관성을 확인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이러한 제한점을 세포시험(cell-based Assays)으로 해결할 수 있으며, 향후 임상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제언이 나왔다.

을지대 을지병원 이홍규 교수(내분비내과)는 2~6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국제당뇨병연맹 학술대회 및 총회(IDF Congress 2019)'에서 'Endocrine disruptors and air pollution'을 주제로 3일 발표했다.

이홍규 교수는 "EDC에 해당하는 화학물질이 매우 많아 각 물질을 따로 분류해 당뇨병과 연관성을 확인하기란 불가능하다"며 "종류가 다양하고 서로 섞여 있어 상호작용하기 때문에 연구가 어렵다"며 설명했다.

현재 연구실에서는 생물학적 검정법인 'CALUX(Chemically Activated Luciferase Expression) 분석법'을 이용해 생물활성(bioactivity)과 잔류성 유기오염물질(persistent organic pollutants, POPs)의 연관성을 확인하지만, 용매 추출 과정과 분석 표준화 과정이 복잡하다는 단점이 있다. 게다가 연구에 사용하는 시약이 비싸고, 검사를 위해 많은 양의 혈청 샘플이 필요하다. 

그는 이 같은 연구 어려움을 해결하고자 대다수 POPs가 '아릴 탄화수소 수용체(Aryl hydrocarbon receptor, AhR)'에 결합한다는 점과, 당뇨병 원인인 인슐린 저항성이 미토콘드리아 기능이상과 연관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2nd generation CALA (Cell-based AhR Ligand Activity) assay. 이홍규 교수 슬라이드 제공.
▲2nd generation CALA (Cell-based AhR Ligand Activity) assay. 이홍규 교수 슬라이드 제공.

두 가지를 종합해 POPs가 AhR 리간드를 활성화시켜 미토콘드리아 기능을 억제할 것이라는 가정을 세우고 세포시험을 개발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시험법은 한 사람의 혈청 샘플로 두 가지 검사를 동시에 시행해 POPs와 당뇨병의 연관성을 확인할 수 있다. 

이를 이용해 을지병원을 찾은 성인 97명을 대상으로 검사한 결과, 체내에 축적된 다이옥신 정도를 반영한 수치(TCDDeq)를 AhR 리간드 활성화로 확인 시 정상 혈당인 성인보다 내당능장애 성인, 당뇨병 환자의 AhR 리간드 활성이 높았다.

게다가 AhR 리간드 활성이 높아지면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이 억제돼 ATP 생산 능력이 감소했다. 

종합하면, POPs를 대변하는 AhR 리간드 활성이 높아지면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이상이 나타나면서 당뇨병 발생과 연관됐음을 유추할 수 있다(Biofactors 2013;39:494~504).

이홍규 교수.
▲을지대 을지병원 이홍규 교수.

이와 함께 그는 스웨덴 웁살라대학 연구팀과 공동으로 PIVUS 연구를 진행, POPs 농도와 AhR 리간드 활성 그리고 ATP 농도의 연관성을 확인했다. 

그 결과, 총 독성 등가값(total toxic equivalence, TEQ)과 폴리염화바이페닐류(PCBs) 농도는 AhR 리간드 활성과 양의 상관관계, ATP 농도와 음의 상관관계가 나타났다.

이는 POPs 노출 정도를 판단하는 데 AhR 리간드 활성과 ATP 농도를 대리표지자로 활용할 수 있으며, POPs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추정하는 데 유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Sci Rep 2017;7:9383). 

이 교수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사업(KoGES) 안성 코호트를 통해 AhR 리간드가 활성화되고 ATP 생산 능력이 낮아지면 향후 당뇨병 발생 위험이 상당히 높아진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이러한 결과를 종합해 보면 세포시험을 임상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세포시험을 환자 치료에 활용할 수 있을지 판단하고자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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