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지속하는 캡슐, 위장에 남아 몇 주에 걸쳐 피임약 방출

[메디칼업저버 주윤지 기자]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연구진은 '별'처럼 생긴 한 달에 한 번만 복용하는 경구 피임약을 개발하고 그의 효과성을 돼지 상대로 한 임상실험에서 입증했다고 밝혔다.  

새로운 피임제는 젤라틴 코팅 캡슐에 들어 있으며 3주 분량의 피임약을 담는다. 이 캡슐은 복용 후에도 위장에 남아 약물을 서서히 방출한다. 

돼지에서 별 캡슐은 4주 동안 피임약 레보놀게스트렐 약물을 "상당히 일정한" 속도로 방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돼지의 혈류에서 발견된 약물의 농도는 매일 레보놀게스트렐을 섭취한 양과 유사했다. 약물은 거의 한 달 동안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번 연구는 4일 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에 실렸다. 

'월별' 피임약, 개발되면 매일 복용할 필요 없어

경구 피임약은 가장 인기 있는 피임 방법 중 하나이지만 그 효과는 매일 복용하는 것에 달려 있다. MIT에 따르면 피임약을 복용하는 여성의 약 9%는 매년 임신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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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주로 매일 약물을 복용하는 것을 기억하기 힘들어하지만 매주 또는 매월 복용해야 하는 약물에 대한 기억을 더 잘했다. 

MIT 연구팀이 개발한 이러한 경구 피임약은 매일 복용하는 것을 잊어서 의도하지 않은 임신을 줄일 수 있다. 연구진은 특히 '월별' 피임약이 개발되면 개발도상국에서 여성과 그 가족의 건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 공동 주 저자인 MIT의 로버트 랭거(Robert Langer) 교수는 "이번 연구는 월별 피임약의 첫 번째 사례이며 이는 여성 건강에는 물론 다른 적응증을 획득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알약 시스템 1개로 장기 약물 효과"

돼지 상대로 한 임상실험은 이러한 종류의 약물 방출이 일일 피임약 복용량과 동일한 농도를 혈류에 공급하는 것으로 보여줬다. 

이번 피임약은 MIT 연구팀이 이전에 개발한 별 모양의 약물 전달 시스템에 기반을 둔다. 이전 전달 시스템은 매일 복용해야 하는 HIV 약물뿐만 아니라 말라리아를 치료하기 위한 약물을 공급하는 데 사용되기도 했다. 

이 전달 시스템은 젤라틴 캡슐에 배치돼 삼키면 며칠 또는 몇 주 동안 소화관에 남아있으며 위장에 도달하면서 녹는다. 별 모양의 접힌 '팔' 부분이 확장되면서 약물을 천천히 방출한다.

이러한 피임약이 장내 3~4주간 지속하기 위해 연구진은 이전 약물 전달 시스템에서 사용한 물질보다 더 강한 물질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두 종류의 폴리우레탄(polyurethane)이 별의 '팔' 부분과 '중심' 부분에 가장 효과적이라는 것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이 물질은 위장의 가혹한 환경에서 최대 2주 동안 있을 수 있다. 

또 연구진은 전달 시스템의 팔에 피임약 레보놀게스트렐을 넣었다. 연구진은 이어 약물과 혼합되는 중합체(polymer)의 농도를 변경함으로써 약물의 방출 속도를 조절했다. 

아울러 MIT 연구진은 사람에게도 적용할 수 있는 방법 연구를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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