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률  증가·낮은 조절률·환자 고령화 과제 공유
"아시아에 맞는 심혈관사건 예방" 전문가 의견 합치

지난 12월 2~6일 열린 국제당뇨병연맹 학술대회(IDF 2019)에서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 주요 국가인 한국, 중국, 일본의 당뇨병 현황을 공유하는 세션이 진행됐다. 이 세션에서 발표한 연자들은 각 국의 당뇨병 역학 자료를 근거로 집중해야할 당뇨병 관리전략을 선별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아시아 환자의 심혈관질환 위험이 서양 환자와과 다르다는 점을 지적하며 아시아인에 초점을 맞춘 위험도 관리방향도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Kingdom of diabetes

중국 북경대학 Linong Ji 교수는 중국의 당뇨병 증가현황에 대한 논문을 인용, "중국이 '자전거의 왕국(Kingdom of bicycles)' 에서 '당뇨병의 왕국(Kingdom of diabetes)'으로 변이 중"이라며 적극적인 당뇨병 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Ji 교수는 다양한 연구에 발표된 중국의 당뇨병 유병률을 정리, 결과적으로 지속적으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2000~2007년의 유병률을 평가한 연구(NEJM 2010)에서 당뇨병은 9.7%, 당뇨병전단계는 15.5%로 나타났고, 2010년에 평가한 연구에서 당뇨병 유병률은 11.6%까지 높아졌다(AMA 2013). 

증가하는 당뇨병 유병률은 의료부담으로 직결됐다. 비당뇨병 환자와 당뇨병 환자를 비교한 연구(PlosOne. 2012)에서는 입원일수는 1.93배, 외래방문횟수는 2.4배, 약물복용횟수는 3.35배, 이외 의료관련 자원의 소요율은 3.38배 당뇨병 환자에서 높았다. 

높은 부담률에 비해 관리율은 저조했다. 중국인들의 당뇨병에 대한 인지도는 30.1%, 치료율은 25.8%, 치료받는 환자 중 혈당이 적절하게 조절되는 비율은 39.7%에 불과했다(JAMA 2013).

관련 근거로는 3B 연구(AJM 2013)를 꼽았다. 이 연구에서는 이환기간이 길수록 미세혈관·거대혈관합병증 발생률이 증가했고, 제2형 당뇨병 단독이환, 이상지질혈증 동반, 고혈압 동반, 고혈압 + 이상지질혈증 동반 환자 순으로 위험도가 높았다. 그리고 위험도가 높은만큼 환자들의 당화혈색소(A1C) 6.5% 이하 혹은 7.0% 이하로 조절되는 비율이 낮았다. 특히 혈압, 혈당, 지질 3가지 인자가 다 강력하게 조절되는 환자 비율은 10%에 미치지 못했다. 

중국 북경대학 Linong Li 교수
중국 북경대학 Linong Ji 교수

20~40대의 연령대에서 미진단율이 가장 높다는 부분도 과제로 꼽았다. 서양과 비교했을 때 체질량지수(BMI)가 가장 높은 연령대가 유럽에서는 30~40대였지만 중국에서는 20~30대로 나타나는 가운데 젊은 연령대에 당뇨병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는 것. 게다가 다양한 연구에서 초기에 당뇨병이 발병할 경우 거대혈관·미세혈관 합병증 발병도 앞당겨지고, 가파르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다른 과제로는 만성 신장질환(CKD)을 꼽았다. 중국에서 2011년을 기점으로 사구체신염으로 인한 CKD보다 당뇨병으로 인한 CKD 유병률이 더 높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NEJM 2016). 이에 관련해 "서양에서는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질환 아웃컴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중국 임상현장에서는 당뇨병으로 인한 CKD 위험이 높고, 점차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당뇨병의 왕국'에 '신장투석의 왕국(kingdom of renal dialysis)' 칭호를 더하지 않기 위해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고령 일본 당뇨병 환자 A1C 8.5%까지

일본 당뇨병 현황에 대해 강의를 진행한 일본 치바대학 Koutaro Yokote 교수는 일본 당뇨병 환자의 특징으로 고령을 꼽았다. 현재 일본의 평균 기대수명이 여성 87.32세, 남성 82.25세인 가운데, 당뇨병 환자 중 3분의2, 많게는 4분의 3이 노인으로 나타나고 있다. Yokote 교수는 "고령으로 인해 신체기능이 감소하고 관련 질환들을 이환하고 있는 당뇨병 환자를 어떻게 관리하는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의 당뇨병, 당뇨병전단계 환자 비율은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면서 소폭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1997년 대비 2016년 당뇨병 환자수는 690만명에서 1000만명으로 늘었고, 당뇨병전단계 환자는 680만명에서 1000만명으로 늘었다. 당뇨병 환자들의 평균 A1C는 2002년 7.46%에서 2018년 7.7%로 낮아졌다. 평균 수치를 끌어내릴 수 있었던 요인으로 Yokote 교수는 DPP-4 억제제의 도입(2009년), 메트포르민 최대용량 1일 2250mg으로 확충(2010년), SGLT-2 억제제의 도입(2014년)을 꼽았다. Yokote 교수는 "당뇨병 환자들의 연령과 BMI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데도 혈당이 감소하고 있다는 점은 치료전략의 변화가 주는 영향을 뒷받침해주고 있다"고 부연했다. 

일본 당뇨병 환자 치료전략에서 노인 환자에 대한 완화된 혈당목표치를 구체화 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전반적인 목표치로는 정상수치를 목표할 때는 A1C 6.0%, 합병증 예방을 위해서는 7.0%, 고강도 치료전략을 적용하기 힘들 때는 8.0% 미만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노인 환자에서는 1)정상 인지기능·일상생활수행(ADL)이 독립적인 환자군 2)경도 인지장애~경도치매 또는 감소된 ADL 환자군 3)중등도~중증 치매 또는 기본 ADL 감소 또는 동반질환 및 기능이상 환자군에 따라 완화된 수치를 제시하고 있다. 1)환자군의 경우 65~75세인 경우에는 6.57.5%, 75세 이상인 경우는 7.0~8.0%로 목표치를 제시했고, 2)번 환자군은 7.0~8.0%, 3)환자군의 경우는 7.5~8.5%로 제시하고 있다. 이에 관련해 Yokoto 교수는 "노인 환자에서는 치료의 강도를 높이는 것보다 저혈당증을 피하는데 더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1차 치료전략을 메트포르민으로 고정하지 않았다는 점도 일본 치료전략의 특징이다. Yokote 교수는 "미국과 유럽 가이드라인에서는 메트포르민이 1차 치료전략의 왕으로 자리잡고 있고, 심혈관질환이 있는 환자에서는 SGLT-2 억제제와 GLP-1 수용체 작용제가 권고되고 있는 데 비해 DPP-4 억제제는 저혈당증 위험을 줄일 때 고려하는 보조적인 역할로 자리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이 가이드라인을 일본인, 나아가서 아시아 환자에게 적합한지는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일본 치바대학 Koutaro Yokote 교수
일본 치바대학 Koutaro Yokote 교수

Yokote 교수가 지적한 부분은 서양인 환자를 위주로한 심혈관질환 아웃컴 근거(CVOT)해석이다. 대표적인 DPP-4 억제제의 CVOT로 꼽히는 TECOS 연구의 경우 심혈관질환 아웃컴이 위약 대비 크게 차이가 없었지만, 인종 하위분석에서는 동아시아인에서 더 뛰어난 혈당강하 효과를 보인 바 있다. 

여기에 더해 PRIME-Ⅴ 연구도 일본인 환자에서 DPP-4 억제제의 혜택을 뒷받침해준다. PRIME-Ⅴ연구는 DPP-4 억제제로 치료받은 후 조절되지 않는 환자를 대상으로 SGLT-2 억제제인 이프라글리플로진과 메트포르민 추가전략을 비교한 연구로 이프라글리플로진 추가전략이 복부지방, 피하지방, 체중 감소효과는 더 컸고, 허리둘레도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혈당대사 관련 평가에서는 공복혈장인슐린 수치를 제외하고 A1C, 공복혈장혈당 감소폭이 DPP-4 억제제 + 메트포르민군이 더 컸다. 노인환자를 대상으로 한 하위분석에서도 동일한 결과가 나타났다. 이에 Yokote 교수는 "DPP-4 억제제가 동아시아인에서 더 높은 효과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일본인 당뇨병 환자의 사망원인을 분석했을 때 제1위의 사인은 암, 2위는 감염, 3위는 뇌졸중으로 나타났다는 자료도 제시했다. Yokoto 교수는 "전체 심혈관질환도 중요하지만 일본인 환자, 특히 당뇨병 환자에서는 암 이외의 다른 사망원인 위험이 더 높다"며 일본 현황에 맞는 위험감소 전략의 필요성에 무게를 뒀다.

서양과 다른 심혈관 위험 고려해야

아주의대 김대중 교수(아주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는 대한당뇨병학회가 발표해온 Diabetes Fact Sheet in Korea의 자료를 기반으로 한국인 당뇨병 환자가 중국, 일본과 유사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함과 동시에 서양과 심혈관질환 위험이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국내 당뇨병 유병률도 지난 10년간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2006년 8.1%에서 2015년에는 10.5%로 증가했다. 이는 대부분 고령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김 교수는 "국내 당뇨병 발생률( incidence)를 보면 2006년 1000명당 9.1명에서 6.9명으로 역으로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고 대부분의 연령대에서 감소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기존의 환자들이 고령화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 60세 이상 환자에서 유병률은 증가하는 경향을 보여 2016년에는 29.8% 수준으로 나타났다. 세계 전체의 수치는 25% 미만이었다. 

단 국내 30~39세 환자에서는 발생률이 서서히 증가하는 경향을 보여 국내에서도 젊은 성인들 관리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당뇨병 정의를 당뇨병 진단 +/- 혈당강하제 +/- A1C 6.5% 이상을 기준으로 했을 때는 남녀 모두에서 유병률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공복혈당장애 유병률은 25.3%로 연령이 증가할수록 높아져 60~69세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2030년에는 2010년 대비 190%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조절률은 전반적으로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A1C 8.0% 이상인 환자의 비율은 33.6%에서 22.5%로 줄었고, A1C 6.5% 미만인 환자는 25.1%, 6.5~6.9% 환자는 27.5%였다. 혈압 140/85mmHg 미만 조절률은 72.8%, LDL-C 100mg/dL 미만 조절률은 58.0%였지만, 혈압, LDL-C와 함께 A1C 7.0% 미만으로 조절되는 비율은 19.7%, A1C 6.5% 미만으로 조절되는 비율은 10.3%였다. 인지율은 65세 이상에서는 85.2%, 30세 이상에서는 70.7%였다. 

이와 함께 위험인자로는 30대 이상, 남성, 흡연, 알코올 섭취로 나타났고, 지속적 치료율은 54%에 정체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속적 치료율과돠 연관돼 있었는데 당뇨병 교육을 경혐한 비율은 19%로 나타났다. 미국의 57.4%와 비교했을 때 현저하게 낮은 수치다. 

아주의대 김대중 교수
아주의대 김대중 교수

합병증 발생률에서 신경병증은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지만(2006년 24.9%, 2015년 20.8%), 망막병증(13.7%, 16.2%)과 신장병증(8.4%, 12.4%)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말기신장질환은 관련 연구(Diabetologia 2019;52:3-16)에서는 맥시코, 대만, 싱가포르, 미국, 말레이시아 다음으로 높은 수치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당뇨병 환자에서는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허혈성 심질환, 허혈성 뇌졸중, 심부전, 심근경색증, 출혈성 뇌졸중, 말초혈관질환순으로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서양과 다른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의 20세 이상 환자에서는 급성 심근경색증, 뇌졸중, 절단, 말기신장질환 환자와 다르게 뇌졸중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심부전의 경우 30세 이상 한국인 환자에서는 증가추세를 보였지만, 35세 이상 미국 환자에서는 감소경향을 보였다. 

또 최초로 발생하는 심혈관사건의 종류도 한국인 환자에서는 허혈성 뇌졸중, 불안정 협심증, 심근경색증, 말초동맥질환, 출혈성 뇌졸중순으로 나타났지만,  미국에서는 말초동맥질환, 심부전, 불안정협심증, 비치명적 심근경색증, 전체 뇌졸중 순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전반적으로 당뇨병 환자의 사망률이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인 환자에서는 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30.3%, 혈관성사건 원인이 19.4%였지만, 미국에서는 역으로 혈관성사건 원인이 34.1%, 암 원인 사망이 19.9%로 차이를 보였다"며 한국인 환자에 초점을 맞춘 관리전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아시아 역학특징 확인…치료전략은 각국의 맞춤 전략으로

IDF 2019 서태평양 당뇨병 세션에서 발표를 가진 아주의대 김대중 교수에게 한·중·일 당뇨병 자료에서 읽을 수 있는 내용에 대해 들었다. 

- 역학부분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내용은?
한중일 역학 연구에서 전반적으로 유병률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중국에서 지적한 조기발병으로 인한 높은 아웃컴 위험도도 한중일에서 확인된 내용이기도 하다. 하지만 국내에서 목해야할 점 중 하나는 환자의 고령화다. 한국과 일본은 발생률은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유병률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고령화에 따른 환자들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 일본의 노인환자 대상 가이드라인이 눈에 들어온다. 
일본 가이드라인에서는 노인 환자 관리를 위해 명확한 수치를 제시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가이드라인은 물론 외국 가이드라인에서도 동일한 취지에서 노인 환자에 대한 완화된 치료목표 적용을 종용하고 있다. 노인 환자에서 저혈당증 발생은 그간 쌓아왔던 좋은 조절 및 관리의 결과를 무너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역으로 이런 관점에서 노인의 연령기준을 65세 이상이 아닌 70세 전후로 보자는 측면도 강화되고 있다. 고령 인구의 기대여명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 일본에서 DPP-4 억제제 사용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경향이 보인다.
일본 가이드라인에서는 선택적인 환자에게 DPP-4 억제제의 1차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도 DPP-4 억제제 사용률이 높은 국가 중 하나다. 현재 국내 DPP-4 사용률은 60% 수준에 이른다. 그만큼 적극적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단 일본의 경우 메트포르민의 위장관부작용 등 유해사건 회피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와 별개로 일본에서 알파글루코시다아제 억제제가 널리 사용되고 있다는 점도 각 국의 상황에 맞는 임상관리전략이 활용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질환 예방, 어떻게 봐야하나
아시아 환자에서도 심혈관질환은 주요 사인이지만, 서양과 다른 종류의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고, 아시아에서 암 사망률이 여전히 강조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더해 심혈관 위험인자 관리전략이 어느 정도 정착돼 있는 가운데 고령 환자를 중심으로 한 CKD 관리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는 점도 아시아 임상현장의 공통된 특징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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