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부 박선혜 기자.
학술부 박선혜 기자.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최근 심장학계와 내분비학계의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는 치료제는 단연 'SGLT-2 억제제'다. 항당뇨병제로 개발됐지만 심부전 환자에게서도 효과를 입증하며, 이제는 SGLT-2 억제제를 심장약으로 불러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당뇨병 동반 여부와 관계없이 심부전 치료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의문도 있었다. 하지만 다파글리플로진이 DAPA-HF 연구를 통해 그 효과를 증명하며 심부전 치료제로서의 행보에 힘이 실렸다. 다른 SGLT-2 억제제도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결과가 곧 공개될 예정이다.

현재 심부전 치료제의 선택지가 제한됐다는 점에서 임상에서는 심부전 환자에게 SGLT-2 억제제를 처방하는 움직임이 포착된다.

그러나 SGLT-2 억제제는 출시 초기부터 안전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치료제다. 이 때문에 유효성에만 주목하기에는 부작용 이슈를 지우기 어렵다.

SGLT-2 억제제는 소변으로 포도당 배출을 증가시켜 혈당을 조절하므로 요로감염과 생식기감염 등이 대표적인 이상반응으로 보고된다. 이에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지난 2015년 제품 라벨에 '중증 요로감염'에 대한 경고문을 추가하라는 조치를 내렸다. 뿐만 아니라 당뇨병성 케톤산증, 골절, 골다공증 등의 부작용 우려도 크다.

하지만 심장학계에서는 SGLT-2 억제제가 심부전 환자에게 안전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시험에서 SGLT-2 억제제 치료 시 저혈당, 하지절단, 골절 등이 드물게 보고됐지만 발생률은 위약과 비교해 유사하다는 결론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당뇨병학계에서는 실제 진료 현장에서 SGLT-2 억제제의 이상반응을 흔히 볼 수 있다는 이유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한 내분비내과 교수는 SGLT-2 억제제의 심각한 부작용 때문에, 진료 시 환자에게 주의해야 할 이상반응과 관리법을 설명하는 데 상당한 시간 투자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내분비내과 교수는 SGLT-2 억제제가 최근 개발됐다는 점에서 장기간 안전성 데이터가 부족해 처방에 신중을 기한다는 입장이다.

최근 심장학계와 당뇨병학계는 학술대회에서는 심부전 치료제로서 SGLT-2 억제제의 가능성을 주제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지만, 유효성에 초점을 맞추면서 실제 임상에서 보고되는 안전성 이슈 그리고 관리전략에 대한 논의가 부족한 점은 아쉬움이 남는다. 

SGLT-2 억제제는 여러 부작용 이슈가 따라다닌 치료제라는 점에서 심부전 치료 효과를 넘어 안전하게 투약하기 위해 학계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관리전략을 논의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는 심부전 환자에게 효과적인 치료제를 안전하게 처방할 수 있는 시작점이 될 것이다.

이상반응이 없는 치료제는 없다. 하지만 관리전략을 알고 있다면 그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 안전성 논란이 이어졌던 SGLT-2 억제제가 새로운 심부전 치료옵션으로 떠오른 만큼 두 학계가 임상 사례를 공유하고 관리전략을 심도 있게 논의해 국민 건강에 이바지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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