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미플루 후속 조플루자 국내허가 획득
잴코리 처방 감소 만회할 로브레나 도입시기 관심

[메디칼업저버 이현주 기자] 각 질환별 치료제 시장에서 자리잡은 대형품목이지만 제네릭 의약품 또는 경쟁 약물의 출현으로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지는 상황이다. 이에 제약사들이 업그레이드 된 효과와 낮은 부작용을 장점으로 후속약물을 내놓고 있어 세대교체를 이뤄낼지 관심이 모인다.

환각 부작용 타미플루, 조플루자가 털어낼까 
로슈의 인플루엔자 치료제 '조플루자(성분 발록사비르마르복실)'가 지난해 10월 미국식품의약국(FDA) 허가를 획득한 데 이어 지난달 22일 국내 허가를 받았다. 

로슈가 가진 타미플루(성분 오셀타미비르)는 한때 5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린 인플루엔자 치료제로, 독감 유행 시 공급대란을 걱정하는 상황도 발생했었다. 하지만 2017년 특허가 만료되면서 수십여 품목의 제네릭이 쏟아져 나왔다. 뿐만 아니라 타미플루를 복용한 여중생이 추락사하는 등 환각 부작용이 꼬리표처럼 달렸다.

조플루자는 타미플루를 잇는 광범위 경구용 항바이러스제다. 타미플루 내성균, 인플루엔자 A형, B형 등 모두 치료할 수 있어 주목된다. 약 20년 만에 개발된 새로운 작용 기전으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복제에 필수적인 중합효소 산성 엔도뉴클레아제(polymerase acidic endonuclease)를 억제해 바이러스의 복제 초기 단계부터 진행을 막고, 바이러스 증식을 미연에 방지한다.

12세 이상, 64세 이하의 합병증을 동반하지 않은 급성 인플루엔자 환자(1064명)를 대상으로 한 CAPSTONE-1 임상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에 참여한 12~19세 환자는 각각 조플루자 투여군과 위약 투여군에 2:1로, 20~64세 환자는 조플루자 투여군과 타미플루 투여군, 위약 투여군에 2:2:1로 무작위 배정됐고, 조플루자 투여군은 1일 차 1회 조플루자 투여, 위약 또는 타미플루 투여군은 5일 동안 각 약제의 투여가 이뤄졌다. 

임상연구의 1차 평가변수는 환자의 증상 완화까지 소요된 시간이었다. 그 결과, 증상 완화까지 소요된 시간의 중간값은 조플루자 투여군에서 53.7시간(약 2.2일, 95% CI 49.5-58.5), 위약 투여군에서 80.2시간(약 3.3일, 95% CI 72.6-87.1)으로, 조플루자 투여군의 증상이 위약 투여군 대비 약 26.5시간 빨리 완화됐다(P<0.001). 

또한 조플루자군은 대조군에 비해 보다 빠른 바이러스 수치 감소 효과를 보였다. 조플루자는 24시간(약 1일) 만에 바이러스가 검출되는 환자 비율을 절반까지 줄였으며, 이는 위약(96시간, 약 4일)과 타미플루(72시간, 약 3일) 대비 유의하게 단축된 수치였다(P<0.001).

조플루자는 고령 환자 및 만성질환자를 비롯한 인플루엔자 고위험 환자군을 대상으로도 일관된 임상적 효과를 나타냈다. 12세 이상 인플루엔자 고위험 환자 1163명을 대상으로 한 CAPSTONE-2 임상 3상 결과, 조플루자를 투여한 고위험 환자군의 증상 완화까지 소요시간 중간값은 73.2시간(약 3일)으로, 위약 투여군(102.3시간) 대비 약 29시간 단축됐다. 

‘춘추전국’ ALK 표적 치료제…로브레나 등장에 관심
화이자의 잴코리(성분 크리조티닙)는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2012년 출시됐다. 이후 2015년 위험분담제(RSA)가 적용되면서 청구액은 쑥쑥 증가했다. 

지금은 잴코리와 자이카디아(성분 세레티닙), 알레센자(성분 알렉티닙)가 1차 치료제로서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알룬브릭(성분 브리가티닙)이 2차 치료제로 시장에 진입했다. 경쟁약물은 잴코리와 직접비교에서 유의미한 효과까지 입증했다.

한층 치열해진 경쟁 외에 RSA 종료와 사용범위 확대로 잴코리의 약가가 57%나 떨어졌다. 대안이 필요한 상황으로, 화이자는 ALK 폐암 치료신약인 로브레나(성분 로라티닙)를 내놨다. 

로브레나는 FDA로부터 잴코리와 최소 1개 이상의 다른 ALK 표적치료제 치료 후 진행됐거나 첫 ALK 표적 치료제로 알레센자, 자이카디아를 투여받은 이후 진행된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승인됐다.

FDA 승인 기반이 된 B7461001 임상1/2 연구는 이전에 1개 이상의 ALK TKI로 치료를 받은 ALK 양성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21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 연구에서 전체 반응률(ORR)은 48%(95% CI 42~55), 2개 이상의 ALK TKI 치료를 받은 환자군의 반응률은 57%로 나타났다. 연구 참가자 중 뇌 전이가 발생했던 환자 비율은 69%였으며, 로브레나 투여 후 두개내 반응률은 60%(95% CI 49%~70%)로 확인됐다. 부작용은 부종, 말초 신경병증, 인지 효과, 호흡 곤란, 피로 등이었다. 

로브레나는 신속승인 상태로, 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확증적인 임상시험을 통해 입증해야 한다. 하지만 1, 2세대 ALK 표적치료제 이후 사용이 가능한 만큼 잴코리뿐만 아니라 경쟁약물도 로브레나의 국내 도입 소식을 기대하는 상황이다. 

세대교체 중 EGFR 표적치료제 타그리소 
아스트라제네카는 폐암 표적치료제에서 세대교체를 이뤄냈다. 

이레사(성분 게파티닙)의 적응증이 EGFR TK 활성변이가 있는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에 사용가능한 것으로 정리됐지만, 타그리소(성분 오시머티닙)가 이레사 대비 더 나은 효과를 입증하면서 빠르게 시장을 대체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지난달 열린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19)에서 발표된 임상 3상 FLAURA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기존 표준치료요법인 이레사, 타세바(성분 엘로티닙)보다 전체생존율(OS)에서 우월한 혜택을 입증했다. 

OS 중앙값은 타그리소군에서 38.6개월, 대조군에서 31.8개월이었다. 또 타그리소군에서 대조군 대비 사망위험을 약 20%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3년 생존율도 타그리소군 53.7%, 대조군은 44.1%였으며, 치료 3년 차에 타그리소군은 28%가 치료를 유지하고 있었고, 대조군은 9%만 유지하고 있었다.

이 같은 근거를 가진 타그리소는 빠르게 성장 중이다. 이레사의 청구액은 2015년 384억원에서 2016년 372억원, 2017년 306억원으로 줄어들어 지난해는 청구액 50위권에서 밀려난 반면 타그리소는 작년 632억원을 청구하면서 7위로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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