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서울대병원 입원전담전문의 채용 확대 발표
롤모델 될 것 vs 지역격차 더 벌어질 우려 있어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서울대병원이 내년부터 응급의학과 등 12개 진료과에서 51명의 입원전담전문의를 채용한다는 발표가 파장을 낳고 있다. 

대학병원에서 조차 자리잡지 못하고 있는 입원전담전문의제도의 롤모델을 만들 것이란 희망적인 얘기도 있지만, 지역 격차를 벌이란 우려도 있다.

서울대병원이 입원전담전문의 51명 채용이라는 공격적인 카드를 꺼내든 것은 여러 이유가 혼재돼 있는 듯하다. 

25일 서울대병원이 내년부터 입원전담전문의 채용을 대폭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25일 서울대병원이 내년부터 입원전담전문의 채용을 대폭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우선 전공의특별법으로 인한 인력 공백을 입원전담전문의라는 카드로 해결하겠다는 것.

특히 외과 영역에서 전공의들의 인력이 빠져나가면서 교수와 전임의들이 곤란한 상황에 빠져있다고 했다. 

2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서울대병원 박규주 교수(외과)는 "외과는 수술실, 외래, 병실 등에 인력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전공의특별법 시행으로 수술은 대부분 교수와 전임의가 진행하고 있다. 병동의 환자를 볼 의사가 없다"며 "트렌드가 전공의는 교육받는 사람으로 전환되고 있다. 따라서 병동에서 환자를 진료할 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전공의들이 병동에서 환자를 진료하는 것이 얼마나 교육적 효과가 있는지 생각해볼 시간이다. 이제 전공의들도 제대로 된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이유는 입원전담전문의 제도를 안착해 보겠다는 서울대병원의 의지도 엿보인다.
 
병원 신상도 기획조정실장(응급의학과)은 "서울대병원이 입원의학전담교수의 발전된 모델을 제시할 것"이라며 "특히 책임과 협진을 바탕으로 독립적인 진료권과 의사결정을 최대한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신임교수 발령을 위해 교육부에 정원 신청을 해 놓은 상태이고, 의대와도 협력해 교육, 훈련이 이뤄져 인정적인 전담교수 제도가 정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입원전담전문의 안착에 도움될 것

서울대병원의 발표에 대해 서울아산병원 K 입원전담전문의(내과)는 서울대병원의 시도가 도움이 될 것이란 의견을 냈다. 

그는 "입원전담전문의는 대형병원들 마저도 잘 안되고 있다. 따라서 서울대병원이 롤모델을 보여줘야 한다"며 "서울대병원의 행보가 큰 그림에서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지방에 있는 대학병원이나 중소병원과 격차를 벌어질 것이다. 이 문제는 계속 고민하고 대책을 마련을 해야 한다"고 답했다. 

아주대병원 내과 K 교수는 "이제 전공의가 입원환자를 관리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에 모두들 동의하고 있다"며 "병원이 전공의 없이 운영되는 완결된 체계를 갖춰야 한다. 그런 면에서 서울대의 방향성이 맞다"고 말했다. 

K 교수는 아주대병원은 입원전담의 병동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의견을 냈다. 

K 교수는 "빅 5가 아닌 아주대병원급의 경우 전공의는 8~10명 정도 있다. 이들만으로 입원 환자 관리에 불안함이 많다. 그렇다고 병동 1~2개 입원전담의 병동 만든다고 전공의 수련을 더 잘 시킬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차라리 분과별로 교수를 더 뽑고 입원환자만 보는 전담제를 순번을 정해서 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K 교수는 "의사는 환자를 소화기, 순환기 등 모두 분과별로 보고 있다. 그런데 입원환자는 통합내과로 본다는 게 가능할까"라고 반문하며 "가능하려면 기존 교수들이 개입을 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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