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at Stroke to Target, 프랑스인·한국인 참여…LDL-C 70mg/dL 미만 혜택 확인
하위분석 결과, 한국인은 90~110mg/dL군과 통계적 차이 없어
은평성모병원 김용재 교수 "환자 수·추적기간 한계점…국내 목표치 '100mg/dL' 해석은 주의"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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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죽상경화성 기원(atherosclerotic origin)에 의한 뇌졸중(이하 뇌졸중) 환자의 LDL-콜레스테롤을 강력하게 조절해야 한다는 데 무게가 실렸다. 하지만 인종 간 예후 차이가 확인되면서 한국인에게는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로 남았다.

16~18일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개최된 미국심장협회 연례학술대회(AHA 2019)에서는 뇌졸중 환자의 LDL-콜레스테롤 목표치를 조사한 Treat Stroke to Target(이하 TST) 연구 결과가 18일 공개됐다. 연구는 발표와 동시에 NEJM 온라인판에 실렸다. 

최종 결과에 따르면, LDL-콜레스테롤 목표치를 70mg/dL 미만으로 설정해 조절한 환자군이 90~110mg/dL로 조절한 환자군보다 주요 심혈관 사건(MACE) 발생 위험이 22% 낮았다.

그러나 인종에 따른 하위분석에서 한국인은 LDL-콜레스테롤 목표치 70mg/dL 미만군과 90~110mg/dL군의 MACE 위험은 통계적 차이가 없어 해석에 주의가 요구됐다. 

한국지동학회 "뇌졸중 2차 예방 위한 LDL-C 목표치 'TST 연구' 지켜보자"

TST 연구는 뇌졸중 환자의 뇌졸중 재발 또는 MACE 위험을 낮추기 위한 LDL-콜레스테롤 목표치를 찾고자 진행된 연구다. 

앞서 SPARCL 연구를 통해 고강도 스타틴이 뇌졸중 환자의 뇌졸중 재발을 막는 혜택을 입증했고(N Engl J Med 2006;355:549-559), LDL-콜레스테롤 70mg/dL 미만으로 조절된 환자군의 뇌졸중 재발 위험이 100mg/dL 이상인 환자군보다 28% 낮음을 확인했다(Stroke 2007;38:3198-3204). 

그러나 지난 2014년 미국심장협회·뇌졸중협회(AHA·ASA)가 스타틴 치료강도 기반의 권고안을 제시하고 LDL-콜레스테롤 목표치를 규정하지 않아 임상에서 혼돈이 있었던 상황.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는 지난해 '이상지질혈증 치료지침 제4판'을 발표하며, 뇌졸중 2차 예방에서 적극적인 LDL-콜레스테롤의 조절을 시사하지만 좀 더 분명한 결과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TST 연구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70mg/dL 미만군, 90~110mg/dL군보다 MACE 22%↓

TST 연구는 프랑스 비샤병원 Pierre Amarenco 교수 주도로 진행됐고, 서울아산병원 김종성 교수(신경과)가 국내 연구책임자(PI)를 맡았다. 허혈성 뇌졸중 또는 일과성 허혈발작(TIA) 환자를 모집, 프랑스의 61곳 의료기관에서 2148명, 한국의 16곳 의료기관에서 712명이 연구에 참여했다. 

전체 환자군은 LDL-콜레스테롤 목표치에 따라 70mg/dL 미만군과 90~110mg/dL군으로 1:1 무작위 분류됐다. 1차 복합 종료점은 허혈성 뇌졸중, 심근경색, 긴급한 관상동맥 재관류술이 필요한 증상 발생,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등을 종합한 MACE로 정의했다.

그 결과, 1차 종료점 발생 위험은 70mg/dL 미만군이 90~110mg/dL군보다 22% 통계적으로 의미 있게 낮았다(RR 0.78; P=0.036).

Amarenco 교수는 "뇌졸중 환자의 LDL-콜레스테롤을 70mg/dL 미만으로 조절하면 5명 중 1명은 허혈성 뇌졸중 재발 또는 MACE를 막을 수 있다"며 "가이드라인에서는 죽상경화성 기원에 의한 허혈성 뇌졸중 환자의 LDL-콜레스테롤 목표치를 70mg/dL 미만으로 권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인은 LDL-C 70mg/dL 미만 혜택 뚜렷하지 않다?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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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분석 결과와 함께 주목해야 할 점은 인종에 따른 하위분석 결과다. 프랑스인과 한국인을 분류해 1차 종료점 발생 위험을 분석한 결과, 한국인에서는 통계적인 유의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한국인에서 LDL-콜레스테롤 목표치 70mg/dL 미만군은 90~110mg/dL군보다 1차 종료점 발생 위험이 1.11배 높다는 경향성이 나타났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HR 1.11; 95% CI 0.57~2.15). 반면 프랑스인은 70mg/dL 미만군이 90~110mg/dL군보다 1차 종료점 발생 위험이 27% 의미 있게 낮았다(HR 0.73; 95% CI 0.57~0.95).

서울아산병원 김종성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뇌졸중 환자의 LDL-콜레스테롤을 70mg/dL 미만으로 조절하는 게 유리하다고 입증됐다"면서도 "그러나 한국인은 그 효과가 뚜렷하지 않았다. 향후 후속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국인에게는 '조기 종료'된 연구…"추적관찰 짧아 국내 적용 조심스러워"

이러한 결과는 뇌졸중 환자의 LDL-콜레스테롤 목표치를 인종 간 다르게 설정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남긴다.

한국인에서 한계점이 나타난 이유는 연구에 참여한 환자 수가 적고 추적관찰 기간이 짧았던 점이 지목된다. TST 연구는 2010년 3월부터 진행됐지만 우리나라는 2015년 말에 참여했다. 추적관찰(중앙값) 기간은 프랑스인이 5.3년이지만 우리나라는 2년에 불과하다. 연구에 참여한 환자 수도 프랑스인이 한국인보다 3배가량 많다. 

또 연구에서 두개내출혈은 70mg/dL 미만군 18건, 90~110mg/dL군 13건 보고됐는데 대다수가 한국인이라는 점도 인종 간 차이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결과다. 

TST 연구에 참여한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김용재 교수(신경과)는 "이번 연구는 현재 기금(fund) 문제로 추적관찰이 공식적으로 종료됐다. 국내 환자 측면에서는 조기 종료된 연구라고 볼 수 있다"면서 "한국인의 추적관찰 기간이 짧아 이번 결과를 국내 임상에 적용하기는 조심스럽다. TST 연구는 국내 뇌졸중 환자의 LDL-콜레스테롤 목표치에 대한 의문과 함께 두개내출혈이 많이 발생한 결과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에 대한 숙제를 남겼다"고 설명했다.

"허혈성 뇌졸중·당뇨병 동반 환자 70mg/dL 미만 혜택 클 것"

이번 결과를 국내 임상에 적용하기에는 한계점이 드러났지만, 그럼에도 국내 뇌졸중 환자의 LDL-콜레스테롤 목표치를 100mg/dL 미만으로 설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게 김용재 교수의 전언이다.

김용재 교수는 "AHA는 TST 결과를 다음 가이드라인에 당연히 반영할 것"이라며 "그러나 하위분석 결과만으로 국내 가이드라인에서 뇌졸중 환자의 LDL-콜레스테롤 목표치를 100mg/dL 미만으로 권고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목표치를 70mg/dL 미만으로 제시해야 한다는 공고한 근거가 부족한 것으로, 100mg/dL 미만으로 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해석에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하위분석에서 허혈성 뇌졸중 환자와 당뇨병 동반 환자는 LDL-콜레스테롤을 70mg/dL 미만으로 조절했을 때 혜택이 컸다. 인종 간 차이는 있겠지만, 이러한 국내 환자에게는 70mg/dL 미만의 혜택이 클 것"이라며 "만약 임상에서 허혈성 뇌졸중을 경험했고 당뇨병이 있는 뇌졸중 환자를 본다면, LDL-콜레스테롤을 적극적으로 낮추도록 권고할 것이다"라고 부연했다. 

한편 향후 TST 연구에 참여한 국내 환자만을 세부 분석한 연구가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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