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외과醫 "신경외과서 진료영역 침범"...학회와 특위 만들어 공동대응
코웃음 치는 신경외과醫 "공식 제안 오면 대화해보겠다"

대한정형외과의사회는 24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창립 20주년 기념 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신경외과가 진료영역을 침범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대한정형외과학회와 함께 특별위원회를 만들어 대응하겠다고 했다.(왼쪽부터 김준배 보험이사, 이제오 기획부회장, 임대의 공보이사, 이태연 회장, 정기웅 재무부회장, 김형규 의무부회장, 이성필 총무이사)
대한정형외과의사회는 24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창립 20주년 기념 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신경외과가 진료영역을 침범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대한정형외과학회와 함께 특별위원회를 만들어 대응하겠다고 했다.(왼쪽부터 김준배 보험이사, 이제오 기획부회장, 임대의 공보이사, 이태연 회장, 정기웅 재무부회장, 김형규 의무부회장, 이성필 총무이사)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신경외과와 정형외과 개원가 사이의 직역 갈등이 번지고 있다.  

정형외과 개원가에서 정형외과 분야 진료 영역을 신경외과가 침범하고 있다고 주장하자, 신경외과 개원가는 공식적인 논의 제안이 오면 고려해보겠다고 했다. 다만, 정형외과의 주장은 '가십거리'에 불과하다는 게 신경외과의 입장이다. 

신경외과서 정형외과 진료 횡행...학회와 공동대응

24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대한정형외과의사회 20주년 기념 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는 이 같은 문제가 불거졌다.

정형외과의사회 이태연 회장은 "신경외과, 마취통증의학과 등에서 정형외과 진료를 무분별하게 진행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정형외과학회와 특별위원회를 구성, 적극 대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특히 정형외과의사회는 신경외과의 교육 과정을 문제 삼았다. 

이 회장은 "신경외과는 중추신경을 다루는 진료과로, 말초신경 관련 교육과정은 없다. 말초신경까지 신경외과가 다룬다면 모든 근골격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데, 이는 정형외과와 다를 바 없지 않나"라며 "의학교육에는 과별 영역이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일례로 한 신경외과 의원에서 단순 염좌로 무릎 통증을 호소하던 환자에게 파열이 심하다며 겁을 주고 주사치료를 10회 이상 권하는 등의 사건이 벌어지고 있다는 게 정형외과의사회 측의 주장이다. 

이에 정형외과의사회는 학회와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공동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해당 특위는 신경외과 전공과목 필수교육에 말초신경에 대한 내용이 없다는 점을 지적, 신경외과의 영역 침범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오는 12월 첫 회의도 진행할 계획이다. 

정형외과의사회는 온라인 광고에 대한 규제가 미흡한 점도 지적했다. 

앞서 언급한 사례의 환자는 온라인에 광고된 것을 보고 신경외과를 정형외과로 오인했던 만큼 온라인에서도 소위 '간판법'에 상응하는 규제를 만들자는 것이다. 

의사회 김준배 보험이사는 "의료기관 간판은 그나마 식별 가능하지만, 온라인상에서는 환자들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온라인에서도 환자들이 오인하지 않도록 규정을 만들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의 이익만을 주장할 게 아니라 각과 전문의를 인정하고 환자들이 제대로 진료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한신경외과의사회는 같은 날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19 추계 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정형외과의사회의 지적에 '우스운 이야기일 뿐'이라면서도, 공식적인 문제제기 및 논의 제안이 온다면 응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왼쪽부터 한동석 회장, 고도일 총무부회장, 박진규 수석부회장)
대한신경외과의사회는 같은 날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19 추계 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정형외과의사회의 지적에 '우스운 이야기일 뿐'이라면서도, 공식적인 문제제기 및 논의 제안이 온다면 응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왼쪽부터 한동석 회장, 고도일 총무부회장, 박진규 수석부회장)

'우스운 이야기'라는 신경외과醫 "제안 오면 논의해보겠다"

정형외과 개원가의 지적에 신경외과 개원가는 '우스운 이야기'라는 반응이다. 

대한신경외과의사회는 같은 날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19 추계 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반응했다. 

신경외과의사회 한동석 회장은 "여러 가지 면에서 겹치는 외과 분야다 보니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면서도 "감기는 의사 면허가 있으면 진료 가능한 질환이다. 이비인후과만 진료하는 건 아니지 않느냐. 우스운 이야기일 뿐"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형외과의사회로부터 이런 문제를 논의해보자는 공식적인 제안이 온다면 응하겠다는 뜻은 밝혔다. 

신경외과의사회 고도일 총무부회장은 "정형외과 측에서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지 않은 상태지만, 논의해보자는 제안이 오면 대화를 해보려 한다"며 "우리는 폐쇄적이고 싶지 않다. 서로 오픈하고 잘 지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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