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인노쇠코호트사업단 원장원 총괄 책임연구자
5년간 코호트·중재연구 진행…2020년 11월 전 노쇠 예방·관리 표준 가이드라인 발표

한국노인노쇠코호트사업단 원장원 총괄 책임연구자.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한국노인노쇠코호트사업단 원장원 총괄 책임연구자.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한국에서 노쇠 원인과 이로 인한 영향을 찾고자 시작된 한국노인노쇠호코트사업단의 '한국 노인노쇠 코호트 구축 및 중재연구(이하 KFACS)'가 후반기에 접어들었다. 2016년부터 내년까지 5년 사업으로 진행되는 KFACS는 남은 1년 동안 최종 결실을 얻기 위한 작업으로 분주하다.

KFACS는 국내 노쇠 관리를 위한 가이드라인 개발을 최종 목표로 두고 노인노쇠 '코호트연구'와 '중재연구'가 동시 진행됐다. 또 중재연구 안에서 '영양중재 연구'와 '운동중재 연구'가 실시돼 그야말로 하나의 사업 내에서 여러 연구가 각개전투를 벌였다. 

KFACS의 원장원 총괄 책임연구자(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에 표준화된 노쇠 관리법이 없어, 보건소나 동사무소가 각자 프로그램을 만들어 노쇠 관리 사업을 해 왔다. 표준화된 관리가 이뤄지지 않는 것이 문제"라며 "KFACS로 한국형 노인노쇠 진단도구를 개발하고 한국에서 중요한 노쇠 위험요인과 노쇠를 관리했을 때 예후를 보고자 했다. 이를 종합해 내년 사업 종료 전 표준화된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를 만나 KFACS 진행 현황과 성과 그리고 향후 계획 등을 들었다. 

- KFACS에 모집된 고령자는 어느 정도 추적관찰 됐나?

2016~2017년 전국 10곳 보건소에서 70~84세 고령자 약 3000명을 모집해 2년마다 추적관찰 했다. 현재 약 90%가 추적관찰을 완료했다. 10%는 보건소에 방문하지 않거나 사업 참여를 중단했고 사망한 고령자도 있었다. 고령자는 입원하거나 요양시설에 입소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나쁘지 않은 추적관찰률이라고 생각한다. 

- '한국형 노인노쇠 진단도구' 개발 현황은?

먼저 신체 노쇠를 선별할 수 있는 설문지를 개발했다. 대체로 노쇠라 하면 신체 노쇠를 의미하기에, 신체 노쇠를 진단하는 설문지 개발에 중점을 뒀다. 또 노쇠한 고령자를 찾고 예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정신적, 사회적 문제도 함께 확인해야 한다. 신체만큼 두 가지 요인도 중요하기에, 인지기능이 감소하거나 혼자 사는 등의 사회적 취약계층을 찾기 위한 설문지도 개발했다.

최종적으로 이를 종합한 통합형 노인노쇠 평가도구를 개발하고자 한다. 현재 1차 평가도구(안)을 만들었다. 복잡하지 않게 노쇠를 진단할 수 있도록 10개 이내 문항으로 구성했다. 이를 활용해 찾은 노쇠한 고령자를 2년간 추적관찰해 예후가 정말 악화되는지 검증작업을 진행 중이다. 결과는 내년 초 발표할 예정이다. 통합형 노인노쇠 평가도구가 개발된다면 보건소에서 우선 사용하고자 한다.

- 영양중재 연구에서 노쇠 예방을 위한 적정 단백질 섭취량을 조사했다. 이 연구를 진행한 이유와 국내 고령자에게 적절한 섭취량은?

노쇠한 고령자에게 단백질을 공급하면 노쇠가 개선되는지 분석한 연구가 전 세계적으로 많지 않다. 이러한 점에서 적정 단백질 섭취량을 조사한 연구가 중요하다.

우리나라 단백질 섭취 하루 권장량은 0.91g/kg다. 현재 건강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최소한 섭취해야 하는 양이다. 문제는 고령자는 근감소증을 앓고 있기에 단백질을 더 섭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 세계 노인의학 전문가들은 매일 1.2g/kg의 단백질을 먹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매일 1.5g/kg을 먹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도 있다.

영양중재 연구는 전노쇠 단계인 고령자가 섭취해야 하는 단백질 섭취량을 확인하고자 했다. 전노쇠 단계인 고령자를 1일 단백질 0.91g/kg 섭취군과 단백질 1.2g/kg 섭취군, 1.5g/kg 섭취군으로 나눠 3개월 동안 추적관찰했다. 결과적으로 보행속도가 개선된 단백질 섭취량은 1.5g/kg였다. 단백질을 많이 섭취할 경우 신장 기능 악화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본 연구에서 크레아티닌 수치 변화는 나타나지 않았고 특별한 부작용도 없었다. 

▲한국노인노쇠코호트사업단 원장원 총괄 책임연구자.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한국노인노쇠코호트사업단 원장원 총괄 책임연구자.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 운동중재 연구는 어떻게 진행됐나?

노쇠하거나 노쇠 전단계인 고령자를 대상으로 사업 첫 2년 동안 개인별 맞춤형 운동중재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이를 실천하도록 했다. 이어 지난해와 올해 그룹을 만들어 운동코치를 두고, 코치 중심으로 그룹 운동을 하도록 했다. 고령자가 노쇠 관리를 위해 운동하도록 운동코치가 지속해서 자극을 준 것이다. 그 과정에서 운동코치는 고령자가 스마트폰이나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활용해 본인 활동량을 확인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도 했다. 

- KFACS가 1년 남았다. 내년 사업 계획은?

지난 4년간 중재연구에서 영양, 운동, 사회적 중재전략을 개발하고 타당성을 확인했다. 지금까지 운동전문가가 운동연구를, 영양전문가가 영양연구를 했다면, 남은 1년은 중재전략을 종합한 통합중재 프로그램을 한 사람이 수행하는 시범사업을 할 계획이다.

다만 남은 사업 기간이 짧고 예산 문제도 있어 시범사업을 보건소 한 곳에서 시행하기로 했다. 노원구 보건소에서 할 예정으로, 사업 관련해 계속 협의 중이다. 간단하게 예비연구(pilot study)로 진행해 실제 보건소에서 통합중재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는지 가능성을 보고자 한다.

- KFACS의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

먼저 포괄형 한국형 노인노쇠 진단도구 개발이다. 두 번째는 한국형 통합중재 프로그램 개발하고 타당성을 평가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한국인에서 노쇠 원인을 확인하고 예후를 평가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노쇠 예방·관리를 위한 표준 가이드라인을 개발하는 게 최종 목표다. 내년 11월에 사업이 종료되므로, 그 전에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예정이다. 

- 사업이 연장될 경우 추가로 진행하고 싶은 연구는?

1차 의료기관에서 노쇠를 진단하고 관리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 KFACS는 보건소에서 시범사업을 했다. 그러나 지역사회의 노쇠 관리에 1차 의료기관의 역할도 중요하다. 영국은 1차 의료기관 의사가 모든 노쇠선별검사를 진행하도록 의무화했다. 1차 의료기관 중심의 노쇠 관리는 '커뮤니티 케어(community care)'와도 연관됐다. 1차 의료기관 중심의 노쇠 관리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시범사업을 진행해 의사들이 노쇠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만들어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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