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용인세브란스 연구팀, "이상지질혈증 고위험군은 섭취 제한 필요해"

연세대학교 강남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이지원 교수(왼쪽)와 용인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권유진 교수
강남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이지원 교수(왼쪽)와 용인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권유진 교수

[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국내 연구진이 이상지질혈증이 있는 고위험군은 음식 섭취를 통해서도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증가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 주목된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이지원 교수(가정의학과)와 용인세브란스병원 권유진 교수(가정의학과) 연구팀은 제6기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19세 이상 65세 이하의 성인 1만 68명과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사업(KoGES)에 참여한 40세 이상 69세 이하 성인 9652명의 자료를 분석해 21일 이같이 밝혔다.

미국 식생활지침 자문위원회는 2015년, 기존 하루 300mg으로 제한하던 콜레스테롤 섭취 권고 조항을 삭제했는데, 음식을 통한 콜레스테롤 섭취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올리거나 심뇌혈관질환 위험을 증가시키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이상지질혈증이 있는 고위험군은 미국 지침과 달리 봐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총 콜레스테롤, LDL 콜레스테롤, 중성지방이 높거나 HDL 콜레스테롤이 낮은 이상지질혈증이 있을 때 하루 300㎎ 이상의 콜레스테롤을 섭취한 그룹의 총 콜레스테롤은 204mg/dl로 이상지질혈증이 없는 사람 200.1mg/dl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또한 심뇌혈관질환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LDL 콜레스테롤이 평균 117.1 mg/dl로, 300㎎ 미만 섭취군의 111.7 mg/dl보다 높게 나타났다.

여러 혼란변수(나이, 성별, 체질량지수, 흡연유무, 음주여부, 운동량, 총칼로리 섭취량 등)를 보정한 후에도 이상지질혈증이 있으면 콜레스테롤 섭취가 증가함에 따라 총 콜레스테롤과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연속적으로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이상지질혈증이 없으면 콜레스테롤 섭취가 늘어도 총 콜레스테롤과 LDL 콜레스테롤 수치에 큰 변화가 없었다.

평균 9년간의 추적조사 결과도 이상지질혈증과 함께 콜레스테롤을 많이 섭취하는 그룹은 총 콜레스테롤과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가장 많이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다. 

대다수 사람은 콜레스테롤을 많이 섭취해도 몸에서 자연적으로 합성을 조절하기 때문에 큰 영향을 받지 않지만, 심뇌혈관질환 고위험군은 음식을 통한 콜레스테롤 섭취가 혈중 콜레스테롤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이지원 교수는 "한 가지 더 특이한 점은 우리나라는 영양소 중 탄수화물 섭취가 가장 많은데 이번 연구에서 이상지질혈증이 있더라도 탄수화물 대신 좋은 지방인 불포화지방을 섭취하면 LDL 콜레스테롤이 낮아졌다"며 "지방 섭취를 무조건 줄이기보다 적정량의 지방을, 가급적 좋은 지방으로 섭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최근 우리나라 만성질환 중 가장 급격한 증가 추세인 이상지질혈증의 관리를 위해 올바른 식사 지침을 마련하는 데 이번 연구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유럽 영양학회 국제 학술지 'European Journal of Nutrition'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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