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장정원 교수팀, 약 3000명 환자 대상 간암 발생 및 사망률 비교
장 교수팀 "만성 B형 간염 1차 치료제 중 어떤 약제를 처방받아도 임상 결과 같아"

(좌부터)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장정원, 부천성모병원 이승원, 인천성모병원 권정현 교수.
▲(좌부터)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장정원, 부천성모병원 이승원, 인천성모병원 권정현 교수.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B형 간염 항바이러스제인 테노포비르(제품명 비리어드)와 엔테카비르(제품명 바라크루드)의 간암 발생과 사망 위험이 차이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장정원 교수(교신저자)·부천성모병원 이승원 교수(공동 제1저자)·인천성모병원 권정현 교수(공동 제1저자) 연구팀은 B형 간염 환자의 1차 치료제로 처방되는 테노포비르와 엔테카비르의 간세포암 발생, 간이식, 사망률을 대규모로 비교·분석했다. 최종 결과, 두 약제 간 차이는 거의 없고 임상적 결과는 같았다.

B형 간염은 간암 발생의 중요한 위험인자로, 간암의 약 70%는 B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이 원인이다. 6개월 이상 B형 간염 바이러스에 지속 감염된 만성 감염자의 약 20%는 간경변으로 진행되며, 간경변 환자 중 매년 약 2~7%는 간암이 발생한다. B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는 정상인에 비해 간암 발생 위험도가 약 100배 이상 높다고 알려졌다. 

B형 간염 치료의 목표는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해 염증을 완화시키고 섬유화를 방지하는 것이다. 만성 B형 간염의 치료법으로서 항바이러스제가 간세포암 발생, 간이식, 사망률을 감소시킨다는 사실이 알려졌지만, 테노포비르와 엔테카비르의 간세포암 발생, 간이식, 사망률에 차이가 있는지는 명확하게 연구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2007~2018년 서울성모병원, 부천성모병원,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에 내원해 테노포비르 또는 엔테카비르로 치료받은 만성 B형 간염 환자 7015명을 대상으로 대규모 비교 분석 연구를 진행했다. 이중 분석 대상으로 적합한 3022명 환자의 항바이러스제 치료 후 5년간 간세포암 발생, 간이식 시행, 사망 여부를 관찰했다. 

그 결과, 간세포암은 4.4%에서 발생했으며 간이식과 사망은 1.9%에서 보고됐다. 그러나 테노포비르 복용군과 엔테카비르 복용군 간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전체 환자군, 만성간염군, 간경변증군으로 나눠 분석한 결과에서도 두 약제 간의 차이는 관찰되지 않았다. 

이는 간세포암과 사망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들로 알려진 바이러스 억제와 간수치 정상화에 있어 두 약제 간 차이가 거의 없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특히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받은 환자는 복수, 정맥류 출혈, 간기능 부전 등 간 관련 합병증으로 인해 사망할 확률이 0.3%로 매우 낮았다.

연구팀은 만성 B형 간염에 대한 1차 치료제로 추천되는 약제 중 어떤 치료제를 처방받아도 임상적 결과는 같다는 것을 증명했으며, 장기간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받으면 간 관련 사망 위험이 낮아진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장정원 교수는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통해 간암 발생 확률이 확연히 감소하지만 만성간염, 간경변증 환자 모두 여전히 발생 가능성이 있다"며 "조기 발견을 위해 모든 B형 간염 환자들이 간암 정기검진을 꾸준히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중견연구사업으로 진행됐고 그 결과는 영국위장병학회가 발행하는 Gut 10월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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