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대한불안의학회 추계학술대회 개최
정신건강의학과 의사가 보는 다이어트 세션 마련
이정현 원장 "다이어트와 폭식 치료하려면 환자의 정서 같이 다뤄야"
김준기 원장 "폭식 등 식이장애는 복합외상후스트레스장애일 수 있어"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내과 등 다른 진료과 달리 정신건강의학과 의사가 진료하는 다이어트와 폭식 치료는 어떻게 다를까?

15일 르메르디앙 호텔에서 열린 대한불안의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체중, 다이어트, 그리고 불안'을 주제로 하는 세션이 열려 관심을 모았다.

이정현 연세엘정신건강의학과 원장
이정현 연세엘정신건강의학과 원장

발표자로 참석한 이정현 연세엘정신건강의학과 원장은 다이어트와 폭식 등의 성공적 치료를 위해서는 환자의 정서를 함께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다이어트에 보통 이상의 에너지를 할애하는 사람, 체중 관련 바디 이미지가 부정적인 사람, 식이장애가 있는 사람 등이 치료 대상이라고 소개했다. 

음식에 대한 태와 체중 조절에 대한 태도는 삶에 대한 태도를 반영한다는 게 이 원장의 주장. 따라서 다이어트에 과도한 에너지를 할애하는 사람은 체중이 빠지면 빠질수록 불안수준이 올라가고 정서적으로 예민해진다고 것이다.

이 원장은 "환자의 바디 이미지가 부정적이란 건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따라서 환자와 상담을 할 때 더 유심히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식이장애에 색안경 끼거나 주요 증상에 규정짓지 말아야"

환자를 치료하는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의 태도에 대해서도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식이장애라는 것에 색안경을 끼거나 주요 증상에 대해 규정짓지 말고, 환자가 가진 실제적 어려움이라면 어떤 것이든 관심어린 시각을 가지고 라포가 잘 맺어지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 원장은 "식사와 체중, 운동 이슈를 다이어트와 함께 통합적으로 다뤄야 한다"며 "식사, 다이어트에 대한 교육과 CBT적 개입을 적재적소에 하는 것은 관련 지식과 경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인 질문을 해 환자를 선별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의사가 먼저 "다이어트 좀 하세요?"라고 물어보고, 현재 키와 키 체중 물어보고, 특히 과거 최고 체중과 최저 체중을 꼭 물어보라고 강조한다.

이외에도 다이어트 관련 무월경 또는 불규칙성이 있는지 여부와 식욕억제제나 변비약 등 다이어트 방법도 확인하라고 조언한다. 

이 원장은 "환자를 선별할 때 중요한 것은 적절함을 넘어서는지 파악하는 것"이라며 "평범함 다이어트인지 병적인 다이어트인지 분별하면 된다"고 말한다. 

환자의 인지 여부에 따라 다르게 접근 필요 

환자가 자신의 상태를 인지하는지 여부에 따라 방법을 달리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본인이 인식하지 못하고 있을 때는 비만클리닉을 왕래하고, 각종 다이어트를 섭렵하는 것을 말려야 소용없다는 것. 

이 원장은 "이런 환자는 식욕억제제의 정신과적 부작용에 대한 교육을 가볍게 한다. 당장 변화하지 않더라도 어느 순간 누적된 교육의 힘이 발휘될 것"이라며 "식이기분-수면의 연결성에 교육을 가볍게 한다"고 말했다.

만일 환자가 인지하고 있다면 식사 일기를 써보도록 하고, 이때 자신의 감정도 꼭 쓰도록 하라고 조언했다. 특히 감정단어리스트를 제시하면 효과적이라고. 

이 원장은 "환자에게 식사 일기는 매일 쓰지 않아도 된다고 교육하고, 월경주기와 연결성을 파악하고, 폭식을 분석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환자가 인지하고 있을 때 식이교육에 반응이 좋은 편이다. 중요한 것은 환자와 레슬링하지 말고 왈츠를 추듯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이어트와 폭식 등 식이장애 환자가 병원에 왔을 때 정신건강의학가 의사는 생물학, 정신의학, 약물학적 측면 등 다양한 접근을 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특히 정신건강의학적 측면에서 섭식문제의 정신병리가 어떤 외부적 매커니즘에 의해 지속되고, 변화에 방해를 받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낮은 자존감, 대인관계 문제점, 감정조절의 어려움, 완벽주의 등이 정신건강의학적 측면에서 영향을 미친다"며 "벨빅이나 콘트라브 등의 약물이 있지만 폭식에는 처방하지 않는 게 원칙이다. 이유는 약물이 절식과 폭식 사이클을 유발하는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준기 원장, "다이어트와 폭식의 이면을 봐야"

마음과마음 식이장애클리닉 김준기 원장
마음과마음 식이장애클리닉 김준기 원장

마음과마음 식이장애클리닉 김준기 원장은 극단적 다이어트와 폭식 이면을 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복합외상후스트레스장애(Complex PTSD)일 수 있다는 것.

김 원장은 다이어트에 대한 집착이 강할수록, 폭식과 구토의 빈도가 잦을수록, 체중 증가에 대한 두려움이 클수록, 감정기복이 클수록, 극단적 다이어트와 폭식의 증상 이면에는  Complex PTSD가 숨겨져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이런 환자들은 조절감, 강한 힘을 느끼기 위해 음식을 제공하고 위안, 평온함, 충만함을 얻기 위해 음식을 섭취하는 경우가 많다고.

현재 Complex PTSD는 DSM-5에 포함되지 않은 진단개념으로 다양한 증싱이 여러 다른 질병과 유사해 흔하게 진단장애가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원장은 " Complex PTSD 환자를 볼 때 환자의 내면에 있는 여러 가지 접근 가능한 자아상태를 확인해야 한다"며 "치료자와 환자가 함게 ego states 존재를 이해하고, 환자 내면의 건강한 자아상태와 다이어트와 폭식을 일으키는 자아상태, 두려워하는 상처받은 자아상태를 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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