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김동일 교수, 임상연구 결과 한의약 처방으로 14.4% 임신 확인
안전성·유효성 확인 했지만, 대조군 부재 및 소규모 연구대상자는 한계로 지적

김동일 동국대학교 일산병원 일산한방병원장.
김동일 동국대학교 일산병원 일산한방병원장.

[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온경탕·배란착상방·침 및 뜸 등 한의약 치료가 난임치료에 안전하고 효과가가 있어 난임치료에 있어 1차치료 및 보완치료 수단으로 활용이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동국대 김동일 교수(일산병원 일산한방병원장)는 지난 2015년부터 2019년 5월 31일까지 '한약 투여 및 침구치료의 난임치료 효과규명을 위한 임상연구'를 연구자 주도 임상연구를 진행했다.

이번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임상연구 완료한 90명 중 13명(14.4%)이 임신 확진을 받았고, 최종적으로 7명(7.8%)이 출산에 성공했다.

연구 후 2개월 이내 임신 및 출산한 3명은 연구 결과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국내외 IVF(체외수정, 시험관아기) 시술 및 한의치료를 병행한 RCT 연구는 18편이 존재하며, 메타분석 결과 임상적 임신율, 생화학적 임신율이 대조군 보다 유의하게 높았다.

부작용은 1편의 RCT 연구에서 보고됐지만, 불편감, 통증 등 비교적 경미한 부작용으로 보고됐다.

이번 연구에서 14.4%의 임신 확진은 의과의 난임치료 효과를 분석한 2016년 난임부부 지원사업 확진 기준인 인공수정 13.9%와 유사한 결과를 나타냈다.

하지만, 이번 연구와 난임부부 지원사업은 모집단의 크기 차이로 인해 단순비교는 할 수 없다는 것이 김동일 교수의 생각이다.

김동일 교수는 한방의료기관에서 환자에게 한의학적 난임 치료가 시술되고 있지만, 유효성·안전성·경제성에 대한 판단 근거가 부족해 연구를 진행하게됐다고 연구추진 이유를 설명했다.

연구는 동국대학교, 경희대학교, 원광대학교 등 3개 한방의료기관에서 원인불명 난임여성 100명을 모집해 연구자 주도 임상연구를 통해 한의 난임 치료를 수행하고, 그 결과를 관찰했다.

연구에 참여한 3개 연구기관은 모두 IRB(기관생명윤리위원회) 승인을 받아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대상은 만 20~44세 여성 중 난임전문 치료기관(의과)에서 '원인불명 난임'으로 진단 받은 여성 100명을 대상으로 했으며, 여성의 연령대는 2012년 난임부부 지원사원의 대상자 연령 분포와 유사하게 구성했다.

연령 분포는 만 20~29세 5명, 만 30~39세 80명, 만 40~44세 15명 등이다.

100명의 대상 중 10명은 중도 탈락해 90명을 대상으로 연구가 진행됐다.

연구에 사용된 난임 치료법은 난소주기 4번(약 4개월 전후)의 치료기간 동안 한약(온경탕 및 배란착상방)을 복용하고, 난포기에는 3회의 침, 뜸 치료를 진행했다.

임신 확인 시 침과 뜸 치료는 중지하고, 배란착상방을 15일 추가로 투여했다.

인공·체외수정 등 의과 치료 이력이 있는 여성 74명중 12%인 9명이 임신 확진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의과·한의과 치료 이력이 없는 여성 15명 중 26.7%인 4명이 임신 확진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한의약 난임치료가 보완적 치료 및 일차의료로서 유미한 결과를 얻었다.

김동일 교수는 "모집단의 크기 차이 등 의과치료 통계와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한의약 난임치료가 현대과학적 기준에서 검증됐다는 것이 의미가 있다"며 "향후, 더 많은 난임 여성을 대상으로 대규모 임상연구를 하거나 의과, 한의과 협력 연구 등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이번 연구결과에 대한 의미를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한의약 난임 치료가 분명히 효과가 있고, 보완적 치료 또는 일차의료 수단으로 활용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대존구 연구가 아니고, 연구대상자가 적다는 한계점도 있다.

의과 및 한의과가 공동으로 더 많은 난임 여성을 모집해 대규모 임상연구를 추진할 필요가 있으며, 필요하다면 국제 협력연구로 진행하는 것도 바람직해 보인다.

김 교수는 "난임에 대해 한방의료기관에서 다양한 한약 처방, 침, 뜸, 약침, 추나 등이 활용되고 있지만 개인 체질을 중시하는 한의약 특성상 표준화는 미흡한 실정"이라며 "이번 연구에서는 난임 치료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한약 처방과 침, 뜸 시술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의과, 한의과 협력연구 등을 통해 과학적 효능 규명과 함께 체질을 고려한 치료의 표준화도 가능할 것"이라고 한의약 난임 치료 표준화를 기대했다.

한편, 이번 한의약 난임 치료 연구에서 경제성 분석 결과 임신한 여성을 기준으로 비용은 151만원이었으며, 한약 140만원, 침구치료 8만원, 진찰료 3만원 등이었다.

2016년 난임부부 지원사업에서 인공수정 시술비는 최저 3만6000원에서 최대 285만원으로 평균 64만 4000원으로 나타났고, 체외수정에서 신선배아 이식 시술비용은 최저 42만 6000원에서 최대 794만원으로 평균 364만원이었다.

김동일 교수는 "적절한 대상자를 선정해 적용하는 국가 단위의 시범사업과 의과의 보조생식술과 한의치료를 병행하는 것에 대한 추가적인 임상연구가 필요하다"며 "정부는 환자의 난임유형에 따라 한의약 단독 치료, 의과 보조생식술과 한의치료 병행 등으로 분류해 치료법을 적용하고 관련 지원사업을 펴는 것이 바람직 하다"고 이번 연구의 시사점을 제시했다.

이어, 김 교수는 "난임 환자 중에는 반드시 보조생식술만으로 치료를 해야 하는 경우가 있지만, 원인불명 난임의 경우 생식 건강 증진과 함께 자연적인 임신을 유도하는 치료법을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 하다"며 "생식건강 유지와 건강한 출산 측면에서 우리 사회가 한의약 난임 치료를 대안적 치료 선택방법으로 받아들여 주길 바란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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