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ACC/AHA, 2018 ESC/ESH 간 격차는 심부전 환자의 목표 혈압에 대한 혼동 일으켜
세브란스병원 오재원 교수 "현재 불확실성 인정하면서 130/80mmHg 목표 권장"
매우 낮은 혈압은 해로울 수도
[메디칼업저버 주윤지 기자] 의료진은 지침지시치료(GDMT) 목표 용량 50% 약물 치료 중이고 혈압이 120/70mmHg인 심부전(HF) 환자를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가?
세브란스병원 오재원 교수(심장내과)에 따르면 국제 고혈압 가이드라인 간 격차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한 뚜렷한 답이 없다.
다만 현재 가이드라인으로 인한 불확실성을 고려하면서, 혈압 120/70mmHg 미만을 피하면서 130/80mmHg의 혈압 목표를 오 교수가 권장했다.
8일 콘래드호텔에 열린 대한고혈압학회 추계학술대회에 발표한 오 교수는 "의료진은 혈압을 낮출 수 있는 고혈압제 처방과 HF 인구에서 저혈압 자체의 잠재적 해로운 영향 간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며 "그러나 HF에서 이상적 혈압 목표에 대한 합의가 없어 혈압을 얼마나 낮춰야 하는지는 명확하게 정립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오 교수는 2017 ACC/AHA 가이드라인과 2018 ESC/ESH 가이드라인의 차이점을 주목하면서 국제 지침 간의 불일치에서 알 수 있듯이 심부전 환자의 목표 혈압에 대한 결론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2017 ACC/AHA 지침에 따르면 고혈압을 앓고 있는 HF 고위험군의 최적 혈압은 130/80mmHg 미만이어야 한다.
또 2017 ACC/AHA 지침에 따르면 하나의 고혈압제의 우월성을 뒷받침하는 RCT 증거가 없다. 이는 고혈압을 동반한 HFrEF 환자의 목표 혈압 감소 수치 및 최적의 고혈압제를 평가하는 임상 시험이 시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어 혈압 수치는 임상시험에서 심부전 환자의 생존율 향상에 도움이 되는 고혈압제로 낮추는 게 이상적이라고 가이드라인이 언급하지만 HF 인구에서 이상적 목표 혈압은 RCT에 의해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고 설명하기도 한다.
심박출량보존심부전(HFpEF) 환자에 대해 2017 ACC/AHA 가이드라인은 체적 과부하(volume overload) 증상이 나타내면 고혈압을 조절하기 위해 이뇨제를 처방을 권고하고 있다. 또 체적 과부하 관리 후에도 고혈압이 유지되는 HFpEF 환자에게는 130mmHg 미만의 수축기혈압을 달성하도록 ACE 억제제 또는 ARB 및 베타차단제를 적정(titrate)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고혈압은 HFpEF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며, 대규모 RCT, 역학연구 및 HF 등록기관(registry)에서 유병률은 60~89%를 달한다. 고혈압 급성 폐부종(hypertensive acute pulmonary edema)은 HFpEF의 발현이며 HFpEF 환자는 운동에 대한 과장된 고혈압 반응을 나타내는 것으로 밝혀졌다.
반면, 2018 ESC/ESH 지침은 HFrEF 혹은 HFpEF 환자에서 혈압이 140/90mmHg 이상이면 고혈압제를 고려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지침은 HFrEF 환자에서 ACE 억제제 또는 ARB 및 베타-차단제 및 이뇨제 및/또는 MRA를 포함할 것을 권장한다. 혈압 제어가 달성되지 않으면, 디히드로피리딘칼슘채널차단제(dihydropyridine CCB)를 추가할 수 있다.
2018 ESC/ESH 지침에 따르면 HFpEF 환자의 혈압을 얼마나 낮춰야 하는지 불분명하다. 그러나 혈압 수치가 너무 낮으면 심부전 환자의 결과가 반복적으로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역인과 관계 때문에 데이터 해석이 어려울 수 있지만, 이로 인해 혈압을 120/70mmHg 미만으로 적극적으로 낮추지 않는 것이 현명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혈압 치료 임계값과 목푯값은 HFpEF 환자의 HFrEF와 동일해야 하며 특정 약물의 우월성이 입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모든 주요 약제를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HFrEF에 대한 권장 사항은 CCB 또는 이뇨제와 함께 RAS 차단제로 치료하는 것이며 수축기혈압을 120~130mmHg 범위로 낮추는 것이다.
오 교수는 두 지침의 차이점과 유사점을 지적하면서 두 지침 모두 "Ref 136"이라는 하위 섹션을 참조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자세히 살펴본 오 교수에 따르면 Ref 136은 "고혈압 가이드라인에서 권장되는 혈압 목표는 HF에 적용 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따라서 이는 이상적 혈압 수치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것보다 더 많은 혼란을 야기했다고 오 교수가 말했다.
심부전은 ▲1년간 반복된 입원 또는 HF 관련 병원 방문 ▲복합 신장 기능의 악화(BUN 및 크레아티닌 증가) ▲다른 원인 없는 체중 감소 ▲ACE 억제제의 편협 ▲저혈압 및 신장 기능 악화 ▲HF 또는 저혈압 악화로 인한 베타 차단제의 편협 ▲수축기혈압이 90mmHg 미만으로 정의됐다.
아울러 오 교수는 여러 연구 데이터 토대로 이런 환자들의 이상적 목표 혈압을 130/80mmHg로 조심스럽게 권고하면서 120/70mmHg 미만의 혈압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다.
오 교수는 "현재 가이드라인으로 인한 불확실성을 고려하면서 130/80mmHg의 혈압 목표를 권장하지만, 혈압이 매우 낮으면 유해할 수 있다"며 "환자가 부작용없이 견딜 수 있는 경우, 혈압 수치가 낮다는 이유로 심부전 생존율 향상에 도움을 주는 약제의 용량증가(uptitration)를 중단해서는 안된다"고 권장했다.
또 "베이스라인 혈압이 낮은 환자에서 혈압을 낮추는 고혈압제의 사용과 관련해 안전성 문제를 뒷받침하는 증거는 없으며, 오히려 이런 환자는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아 치료 효과가 가장 클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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