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소아과학회, BMI 35 이상 수술 권고 성명서 발표
서울대병원 박도중 교수 "당뇨병 등 비만으로 인한 부작용보다 이득 클 수 있어"
양지병원 김용진 센터장 "소아청소년 비만치료 안되면 30대에 투석해야 하는 위험도"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미국소아과학회(American Academy of Pediatrics : AAP)가 고도(severe) 비만아동의 치료를 위해 비만대사수술(bariatric surgery)이 효과적인 치료방법 중 하나일 수 있다는 정책 성명서(policy statement)를 발표했다.
 
 '소아 대사와 비만대사수술 : 근거, 장애 그리고 최상의 술기'라는 제목의 성명서에는 고도 비만(BMI ≥35kg/㎡, 나이와 성별에 따라 95백분위수의 120%)에 대한 설명과 부모세대와 비교했을 때 지금 세대의 기대수명이 훨씬 짧아잘 수 있다는 전망이 담겼다.     

최근 미국 국립건강영양조사(NHNES) 데이터에 따르면 아동의 7.9%가 고도 비만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12~15세에서는 9.7%, 16~19세는 14%가 고도 비만이었다. 이는 지난 10년보다 약 두배 증가한 수치다. 

이미지출처: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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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발표된 성명서는 기술보고서와 동시에 진행됐고, 10월 27~30일 미국 콜로라도에서 열린 미국소아과학회 컨퍼런스에서 논의됐다.  

기술 보고서에는 사용 가능한 다양한 수술 옵션이 자세히 설명돼 있고,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근거도 제공하고 있다. 

또 소아청소년과 의사와 환자들에게 비만대사수술을 고려하는 의사들에게도 최상의 술기에 대한 개요를 설명하고 있다.  

'Practice-Level Recommendations'

1.중간단계(milder degrees) 비만과 비교했을 때 심각한 비만(BMI ≥ 35kg/㎡ 또는 나이와 성별에 따른 95백분위수의 120%에 해당)이 인지되고, 간질환, 제2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수면무호흡증, 안과 합병증,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을 때.

2. 위험평가 등의 경험이 있는 높은 수준의 다학제센터를 찾아야 하고, 심각하게 비만한 어린이가 비만대사수술 등의 치료를 받았을 때 이익과 그러한 프로그램을 어떤 곳에서 이용할 수 있는지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3. 소아청소년과 의사는 비만대사수술의 유효성, 위험, 이익, 장기적인 건강의 영향 등을 이해해야 한다. 이런 과정이 있어야 외과적 옵션에 대해 의학적 의사결정을 할 때 효과적으로 가족을 도울 수 있다.

4. 수술 범주에 들어가는 환자를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어야 하고, 제때 포괄적, 다학제적으로 소아에 중점을 둔 비만대사수술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한다. 

5. 환자와 가족을 위한 수술 전후, 다학제, 마취와 외과수술팀의 조직화가 필요하다.

6. 수술 이후 극미량의 영향소 결핍을 모니터링해야 하고, 철과 엽산, 비타민12 등의 공급도 고려해야 한다. 

7.수술 후 위험 감수 행동과 정신 건강 문제에 대해 모니터링 해야 한다.

성명서의 주 책임자인 미국 듀크대학 소아과 Sarah C. Armstrong 교수는 소아청소년의 비만을 전염병으로 명명하고 우려를 나타냈다. 

Armstrong 교수는 "우리는 비만이 유행하는 것을 보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 120만명의 아이들이 비만한 상태이고, 전염병 안의 전염병 즉 고도 혹은 초고도로 비만한 아이들이 45만명이나 된다"고 걱정했다. 

"비만으로 인한 추가 질병이 더 위험"

소아청소년에게 비만대사수술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비만으로 인해 생기는 당뇨병 등이 더 위험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Armstrong 교수는 "소아청소년들의 몸무게가 현저하게 증가한 것도 문제지만 당뇨병, 고혈압, 수면무호흡증 등과 같은 심각한 건강문제가 증가했다"며 "18세보다 어린 심각한 비만한 아동에게 비만대사수술은 안전하고 효과적일뿐 아니라 체중감소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고 말한다. 

서울대병원 박도중 교수(외과)도 소아청소년들은 비만 때문에 생기는 지방간이나 고혈압, 우울증, 대인기피증 등이 더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박 교수는 "수술하지 않아 생기는 여러 부작용보다 수술로 인한 이득이 크다면 수술을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양지병원 김용진 비만당뇨수술센터장은 "지금까지 발표된 논문을 보면 소아청소년 비만을 행동·식이요법으로 중재가 되는 건 8~10세 사이다. 12세가 넘어가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지금까지 가이드라인은 BMI ≥40kg/㎡이면서 14세 이상, 골성장과 2차 성징이 끝난 청소년이 수술 대상이었는데, 기준이 조금 낮춰진 것으로 본다"며 "임상에서 보면 14세 이상이고, 골성장이 완료, 2차 성징이 끝난 고도비만 소아청소년은 수술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의견을 냈다. 

Armstrong 교수는 비만대사수술의 안전성과 효율성에도 불구하고 고도로 비만한 소아청소년에게 적게 시술되고 있다는 주장을 폈다. 의사들이 수술이 하나의 옵션이라는 것을 알지 못하거나 또는 효과를 의심하기 때문이란 게 그 이유다.  

또 수술 대상자들이 보험에 들어있지 않거나 열악한 사회경제적 지위, 돌봄의 장벽도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Armstrong 교수는 "비만대사수술을 받는 것에는 확연한 불평등이 존재한다"며 "유색인종이나 저소득층 자녀들에게 비만대사수술이 더 나쁠 것이란 근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소득수준이 중간 혹은 더 상위층인 백인 어린이에게서 더 많이 시행됐다"고 말한다. 

일각에서는 고도비만이지만 소아청소년에게 비만대사수술을 시행하는 것을 두고 우려의 시각도 있다.

"다학제진료 매우 중요"

박 교수는 수술할 때 중요한 것은 다학제진료라고 강조한다. 

박 교수는 "환자와 보호자 등과 의논한 후 소아청소년과와 외과,내과 등과의 다학제진료가 가장 중요하다"고 "수술 전후 관리를 위해 다학제는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Armstrong 교수는 비만대사수술을 고려하고 있다면 종합관리가 가능한 센터를 찾으라고 강조한다. 대사비만수술인증제도(MBSAQIP)의 인증을 받은 센터를 찾으라는 것. 

Armstrong 교수는 "단지 비만대사수술을 시행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사람을 이해하는 센터를 찾는 것이 핵심이고, 이것이 중요한 자격이기도 하다"며 "소아청소년과 가족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외과 의사가 있는 종합관리센터가 가능한 곳에서 수술을 받는 것이 안전하고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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