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등록연구 분석 결과, 급성 췌장염 발생 건수 적지만 위험 확인
미국갑상선학회 연례학술대회에서 결과 공개

▲제89차 미국갑상선학회 연례학술대회 홈페이지 캡쳐.
▲제89차 미국갑상선학회 연례학술대회 홈페이지 캡쳐.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항갑상선제인 '메티마졸(Methimazole)'이 안전성 논란에 휩싸였다.

20년 이상 진행된 덴마크 국가기반 등록연구를 분석한 결과, 메티마졸 치료를 받은 환자군에서 급성 췌장염 발생 위험이 유의하게 높았다.

비록 급성 췌장염 발생 건수는 적었지만 이상반응 위험을 통계적으로 확인하기에는 충분했다는 점에서 메티마졸 처방에 주의가 요구된다. 

연구 결과는 지난달 30일부터 3일까지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제89차 미국갑상선학회(ATA) 연례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

메티마졸의 급성 췌장염 위험은 유럽에서 예의주시하는 이상반응 중 하나다. 유럽의약청(EMA)은 메티마졸과 관련된 급성 췌장염 사례가 6건이 보고되자, 지난 1월 급성 췌장염 위험을 경고하며 제품 라벨의 심각한 이상반응에 급성 췌장염을 포함시키도록 주문했다. 

반면 미국에서는 메티마졸의 급성 췌장염 위험에 대한 경고가 내려지지 않았던 상황. 

메티마졸은 미국에서 일반적으로 처방되는 약물 중 하나라는 점에서 이번 결과를 환자에게 알려야 한다는 게 연구를 진행한 덴마크 온덴세대병원 Laszlo Hegedus 박사의 전언이다. 

연구팀은 1995~2018년 덴마크 국가기반 등록연구에서 메티마졸 치료군(메티마졸군) 10만 3825명과 다른 항갑상선제인 프로필티오우라실(propylthiouracil, PTU) 치료군(PTU군) 1만 4824명 데이터를 확인했다. 메티마졸과 PTU는 임상에서 흔히 처방되는 항갑상선제다. 

전체 등록연구 데이터에서 4만 3580건의 급성 췌장염이 보고됐으며, 이 중 메티마졸군은 226건(0.5%), PTU군은 19건(0.04%)이었다.

이를 토대로 연구팀은 사례 교차 분석(case-crossover analysis)을 진행해 급성 췌장염 위험을 평가했다. 사례 교차 분석은 환자군으로 선정된 연구 대상자가 대조군이 돼, 동일한 환자군에서 치료 전후 상태를 비교하는 연구법이다. 

분석 결과, 급성 췌장염 위험은 메티마졸 복용 시 1.51배(OR 1.51; 95% CI 1.12~2.02) 유의하게 높았다. PTU 치료를 받으면 급성 췌장염 위험이 1.16배 상승했지만 통계적인 유의성은 없었다(OR 1.16; 95% CI 0.46~2.93).

이와 함께 메티마졸 또는 PTU의 치료 누적 용량은 급성 췌장염 위험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티마졸 또는 PTU 누적 용량이 가장 높은 4분위수와 가장 낮은 4분위수를 비교한 급성 췌장염 위험과 각 치료제의 누적 용량을 2배 높였을 때 위험이 다르지 않았던 것.

Hegedus 박사는 "이번 결과는 설득력 있는 데이터로, 췌장염 위험은 지난 수십 년 동안 경고한 무과립구증(agranulocytosis) 위험 수준과 동일하다"며 "메티마졸의 급성 췌장염 위험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경고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 뉴욕대학 랑곤 메디컬센터 Kepal Patel 박사는 "이번 결과에서 확인한 급성 췌장염은 새로우면서 드물게 보고되는 합병증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급성 췌장염은 항갑상선제의 합병증이라고 생각한다. 비록 급성 췌장염이 발생한 환자 수가 적고 드물게 나타났을지라도, 이상반응이 보고된다면 임상에서는 항갑상선제로 환자를 치료할 때 이 같은 위험을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학술대회에서는 갑상선 기능 항진증이 급성 췌장염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었을지에 대한 질의가 나왔다. 

이에 대해 Hegedus 박사는 "급성 췌장염과 갑상선 기능 항진증이 연관됐다는 보고가 없다"면서 "갑상선 기능 항진증이 원인이라면, 메티마졸에 한해 급성 췌장염 위험이 높아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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