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협, 예방의학과 전공의 충원율 공개
사후정원제도 채택으로 매년 100% 표시
실제 충원율 평균 20%로 가장 낮아

대한전공의협의회.
대한전공의협의회.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기피과목중 하나인 예방의학과가 사후정원 제도를 채택하고 있어 전공의 충원율이 항상 100%로 보고되는 행정 오류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5일 이같이 지적하고  자체적으로 조사한 예방의학과 전공의 정원 충원율을 공개했다.

예방의학과는 만성적인 전공의 부족을 이유로 사전에 모집 정원을 정해두지 않고 그 해 선발한 전공의 수 전체를 정원으로 하는 '사후정원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이에 전공의 충원율이 항상 100%로 표시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국정감사 뿐만 아니라 수련환경평가위원회 내부에서도 이러한 현상을 간과하고 '예방의학과는 충원율 100%이니 육성지원과목에서 빼야 한다'는 이야기가 오간다고 대전협은 밝혔다.

이에 대전협은 자체적으로 조사한 '최근 5년간 예방의학과 전공의 정원 충원율'을 공개했다.

대전협은 자체적으로 조사한 '최근 5년간 예방의학과 전공의 정원 충원율'을 공개했다.

조사에 따르면, 사후정원 제도가 아니라 다른 과에 적용되고 있는 충원율 공식을 적용했을때, 예방의학과 전공의 충원율은 최근 5년간 평균 20%로 기피과 중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들어 사정은 더욱 열악해져 작년과 재적년에는 신규 전공의가 각각 9명, 7명에 불과했 다.

대전협은 예방의학과는 공공의료에 특화돼 있어 공중보건학적 위기를 겪을 때마다 전문의 확보가 시급하다는 문제가 제기됐지만 근본적인 처우개선이나 지원책 마련은 전무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박지현 회장은 "문제가 가장 심각한 예방의학과 말고도 비슷한 상황의 과가 몇몇 있지만, 정작 초점은 엉뚱한 곳에 맞춰져 있다"며 기피과의 문제가 개념도 모호한 '필수의료'로 왜곡돼 정치적으로 이용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어 "흉부외과, 병리과 등 그나마 언급이라도 되고, 외과와 같이 어느 정도의 인력과 병원 내 수익원이 있는 과는 개선해보려는 시도라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예방의학과 등 근본적으로 수익 창출이 불가능한 과나 핵의학과, 방사선종양학과와 같은 지원계열은 ‘전공의기피-업무부담-부실교육-전문성약화-전공의기피’로 이어지는 악순환 가운데 있어 이제는 자력구제의 능력조차 없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박 회장은 "대전협은 그동안 정부 TO로 선발 후 유관기관 파견, 수련 등 기피과 문제에 대해 해당 분야의 전공의가 될 입장에서 현실적이고 근본적인 다양한 방안을 제시했지만, 그때뿐이었다. 우리로서는 더이상 방법이 없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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