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제약·동화약품·유한양행, 화장픔 브랜드 론칭 
보령제약·동국제약, 코스메슈티컬 사업 투입...R&D 캐시카우 될까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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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코스메슈티컬(cosmetics+pharmaceutical) 산업이 국내 제약업계에 다시 불고 있다. 

오래전 보령제약, 동국제약 등이 뷰티산업에 뛰어든 데 이어 최근에는 동아제약, 동화약품, 유한양행 등이 화장품 브랜드를 새롭게 개발했다. 

제약업계는 화장품 사업을 통해 캐시카우를 확보, 연구개발에 재투자하겠다는 의도지만, 일각에서는 만만치 않은 일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화장품 신시장 주목하는 제약업계...매출 확대 발판?

국내 제약업계는 의약품 기술을 접목해 화장품 시장에 진출해왔다. 

앞서 동국제약은 마데카, 선텔리안 등 화장품 브랜드를 홈쇼핑에 론칭하는 등 헬스뷰티분야를 확대해왔다. 

보령제약도 한국다이이찌산쿄헬스케어와 함께 미백 기능성 인증 화장품을 국내에 선보이기도 했다. 

잠시 주춤했던 제약업계의 화장품 사업 진출은 다시금 활발해졌다. 화장품 등 신사업을 통해 매출을 확대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지난해 뉴오리진이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한 유한양행은 올해 5월 첫 화장품 라인인 디어리스트를 출시했다. 사슴유에서 발견한 유단백으로 피부 보습을 유지하는 스킨케어 제품이다. 

유한양행은 새로운 캐시카우를 위해 신사업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실제 유한양행은 지난 10월 뉴오리진 사업부를 분리, 자회사인 유한건강생활에 양도했다. 화장품 등 사업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취지다. 

동화약품도 세계 최대 화장품 편집숍에 자체 화장품 브랜드인 활명을 입점,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들었다. 

동화약품 입장에서는 화장품 사업에 거는 기대가 크다. 동화약품 윤도준 회장의 장녀인 윤현경 더마톨로지사업부 총괄상무가 던진 승부수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동화약품 화장품 브랜드 활명은 컨셉부터 디자인, 편집숍 입점까지 윤 상무가 진두지휘 한 것으로 알려진다. 

가장 최근에는 동아제약이 화장품 브랜드 파티온을 론칭했다. 제품 라인은 노화나 여드름 흉터 등을 관리하는 흔적 케어와 보습케어, 남성 스킨케어 등 3가지다. 특히 회사의 대표격인 박카스의 타우린 성분을 화장품에 적용한 점도 특징 중 하나다. 

화장품 사업을 시작한 국내 제약사들의 공통점은 외형성장을 위한 방안으로 보인다. 

유한양행은 국내 제약업계 매출 1위라고 하지만 이렇다할 자체개발 품목이 없어 글로벌 제약사로 품목의 판권을 잃게되면 매출이 크게 감소할 수밖에 없는 기업구조를 갖고 있다. 

또 동화약품, 동아제약, 동국제약, 보령제약 등도 외형성장을 위해서는 영역 확대가 필요한 시점인 곳들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화장품 사업은 막대한 연구개발비가 투입되는 의약품과 달리 적은 비용으로 빠르게 시장 진입이 가능해 의약품 사업보다 수익률이 높다"며 "이를 통한 매출 창출을 노릴 수 있어 외형 성장이 필요한 제약사들이 화장품 사업에 뛰어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화장품 사업으로 매출 확대, 그리고 연구개발 재투자

제약업계가 특히 화장품 사업에 뛰어든 이유는 의약품보다 수익률이 좋기 때문이다. 

신약의 경우 개발까지 투입되는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게다가 신약이 개발되면 다행이지만, 개발 단계에서 실패한다면 리스크가 크다. 

이와 달리 일찌감치 화장품 사업을 시작한 제약사 중 상당수는 안정적인 수익을 거두고 있다. 초기에는 화장품 기업과 비교해 낮은 인지도 때문에 성과가 없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실적이 개선되면서 효자노릇을 하는 것이다. 

실제로 동국제약의 화장품 브랜드인 센텔리안24는 출시 첫해인 2015년 매출액이 160억원에 그쳤지만, 2017년에는 585억원으로 266% 늘었다.  

게다가 코스메슈티컬 시장도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전 세계 코스메슈티컬 시장 규모는 470억달러(약 5조 7600억원)로, 전년대비 약 9% 성장했다. 국내 시장규모도 약 5000억원 선이다. 

아직 국내에서는 코스메슈티컬 시장이 초기 단계지만, 화장품 기업과 제약업계가 뛰어들어 경쟁하면서 시장 성장세는 가파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때문에 기존에 갖고 있던 의약품 원료를 활용해 화장품을 만들 수 있는 만큼 단기적으로 가시적 성과를 보일 수 있다는 이유로 제약사들의 진출이 활발해진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제약업계는 의약품 제조기술을 갖고 있는 만큼 화장품 제조는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며 "화장품 시장에서 자리만 잡는다면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화장품 사업을 통해 얻은 수익을 의약품 개발에 재투자해야 한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 관계자는 "기업의 사업영역 확대는 필수지만 주객이 전도되선 안 된다"며 "화장품 사업을 통해 거둔 수익을 신약개발에 재투자하는 등 신약개발을 게을리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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