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연구팀, 조현병 환자 뇌에서 황화수소 과도 생산 발견
모발, 조현병에 대한 바이오마커로 떠오르나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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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주윤지 기자] 최근 일본 연구팀은 사람의 모발을 바이오마커로 활용해 조현병을 진단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연구진은 이번 발견을 통해 조현병의 새로운 약물계열 개발에 대한 가능성을 열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 10년 동안 많은 연구에도 불구하고 조현병의 원인은 아직도 불명확하다. 조현병 진단은 대부분 행동 관찰을 통해 이뤄지며 상태를 감지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객관적인 바이오마커는 없다. 

신뢰할 수 있고 객관적인 바이오마커는 장애 진단에 효과적이다. 조현병의 경우, 30년 이상 비정상적인 '놀람 반응(startle response)'과 연관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소음에 놀라움을 일으키는 '사전파동억제(prepulse inhibition, PPI)'라고 불리는 현상이 있는데, 조현병 환자에서는 PPI가 낮아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PPI 검사는 현재 조현병 관련 발견을 끌어낸 출발점이지만 행동 지표로 조현병의 원인이 되는 생물학을 직접 이해하는 데 기여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일본 RIKEN 뇌과학센터 Takeo Yoshikawa 박사팀은 PPI가 매우 낮거나 매우 높은 쥐 균주 간에 단백질 발현의 차이를 찾아봤다. 연구를 진행하면서 연구진은 Mpst라고 불리는 특정 효소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Mpst는 황화수소로 불리는 화학 물질을 생산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Mpst는 낮은 PPI를 가진 쥐의 뇌에서 더 활동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연구진은 낮은 PPI를 가진 쥐의 뇌에서 높은 황화수소 수치를 확인했다. 또 쥐의 뇌에서 Mpst 활동을 억제하면 PPI가 정상 수준으로 상승하는 것처럼 보임을 확인했다.

Yoshikawa 박사는 "여태까지 황화수소와 조현병 사이의 인과관계에 대한 생각한 사람은 없었다"면서 "이번 결과 토대로 이런 현상이 어떻게 이뤄지고 조현병 환자에서 쥐 실험에서 봤듯이 똑같이 나타나는지 추가로 연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연구진은 인간 상대로 연구를 실행했다. 다수의 사후 뇌 샘플을 조사한 결과, 조현병 환자가 Mpst 유전자의 더 높은 발현을 보여줬다.

Mpst가 효과적인 바이오마커라는 가설을 확인하기 위해 연구진은 조현병 환자 150명으로부터 모발 샘플을 채취했다. 

그 결과, 모든 조현병 환자에서 Mpst 수준이 일관되게 상승하지 않았지만, 대다수의 환자는 잠재적으로 유용한 진단 바이오마커가 될 정도로 수준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황화물 스트레스가 조현병의 모든 경우를 설명할 정도로 결과가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머리카락의 Mpst 수치는 다른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조현병에 좋은 바이오마커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황화수소 수치가 조현병을 일으키는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연구진은 여러 메커니즘을 가정했다. 이번 연구에서 나타난 현상은 특히 사람의 초기 발달 시기에서 비롯된 것 같다고 연구진이 설명했다.

황화수소는 일반적으로 뇌에서 염증 스트레스에 대한 보호 반응으로 생산된다. 이번 연구는 초기 신경 발달 단계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이는 Mpst 유전자의 후성 유전학적 변화를 발견한 것이다. 특히 태아 발달 중 또는 어린 나이에 초기 스트레스는 황화수소를 과생성해 Mpst 유전자에 후성 유전학적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고 연구진이 가설했다.

아울러 연구진은 이전 연구들과 통합적으로 봤을 때 황화수소 생산과 조현병에 대한 연결고리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조현병에 대한 새로운 치료제 개발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Takeo 박사는 "조현병 신약 개발에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현재 조현병 환자의 30%는 도파민 D2-수용체 길항제 요법에 내성이 있다"면서 "이번 결과는 약물 설계를 위한 새로운 원칙 또는 패러다임을 제공하며, 현재 황화수소 합성 억제가 조현병 쥐 모델에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지를 실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28일 EMBO Molecular Medicine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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