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비뇨의학회, 50세 이상 74세 이하 성인 500명 설문조사 결과 발표
학회 이규성 회장 "혈뇨는 비뇨계 암의 대표적 증상…전문 진료과 방문해 진단·치료받아야"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국내 50~70대 성인의 15%가 혈뇨를 경험했으나, 이 중 36.5%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방치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비뇨의학회(회장 이규성)가 지난 9월 서울, 경기, 인천, 부산, 대구, 광주, 대전에 거주하는 50세 이상 74세 이하 성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 14.8%인 74명이 혈뇨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혈뇨를 경험했을 때 대처법에 대해 병원에서 진료를 받는 비율이 58.1%로 나타났다. 이 중 비뇨의학과를 방문한 사람은 83.7%, 내과 16.3%, 가정의학과와 산부인과를 방문한 비율은 각각 4.7%였다(중복 응답).

문제는 혈뇨를 경험했을 때 약국에서 약만 구매한 비율이 4.1%, 민간요법 이용이 1.4%,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비율이 36.5%나 된다는 사실이다(중복 응답).

학회 이규성 회장은 "혈뇨는 방광암, 신우요관암을 비롯한 비뇨계 발생 암의 대표적인 증상 중 하나이자 비뇨계 이상을 알려주는 신호"라며 "혈뇨가 발생했을 때 전문 진료과인 비뇨의학과를 방문해 정확한 진단 및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조사 결과에 따르면, 혈뇨가 비뇨계에서 발생하는 암의 증상 중 하나라고 인식하고 있다는 응답자는 25.6%에 불과했다. 

질환별로 보면, 혈뇨가 방광암의 주요 증상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 비율은 8.4%, 신우요관암의 주요 증상이라는 점을 인지하고 있는 비율은 5.6%로 매우 낮았다.

이와 함께 설문조사에서는 연성 방광내시경 확산 필요성도 확인됐다.

혈뇨 발생 시 정확한 진단을 위해 방광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 전통적으로 시행된 검사법인 금속 재질로 돼 있는 '경성 방광내시경'은 검사 과정에서 통증이 종종 수반돼 검사 과정에 어려움이 있었다. 

실제 이번 설문조사에서도 경성 방광내시경 검사를 받아본 응답자의 50.5%는 '향후 경성 방광내시경 검사를 받을 의향이 없다'고 답했다. 

반면 최근 보편화되고 있는 '연성 방광내시경'은 유연하게 휘는 재질로 돼 있어, 검사 시 통증이 미미하다. 설문조사에서 연성 방광내시경 경험자 중 '연성 방광내시경을 추가로 받을 의향이 없다'는 답변이 0%로 나타났다. 

따라서 연성방광내시경 확산을 통해 비뇨의학과 방문 환자의 불편감을 최소화하면서 혈뇨의 원인에 대해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설문조사에서는 비뇨의학과 정기 검진율이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50세 이상이라면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비뇨의학과 정기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고 권고한다. 그러나 설문조사에서 비뇨의학과 정기 검진을 받는 비율은 22.4%로 파악됐다.

또 '소변을 보는 데 불편함을 종종 느낄 때' 또는 '통증은 없지만 혈뇨 증세 등 소변의 상태가 좋지 않을 때' 병·의원을 방문하는 비율은 각각 40.7%, 36.4%로, 비뇨계에 이상 증상이 있을 때 병의원을 찾는 비율이 전반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장은 "과거보다 비뇨의학과에 대한 인식이 많이 개선됐지만, 이상 증상이 있음에도 비뇨의학과 방문을 꺼리는 경우가 여전히 있다"며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비뇨질환 발생률도 함께 증가하므로,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해 이상 증상이 느껴지면 즉시 비뇨의학과를 방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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