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이사 천종식 "한국인, 미국인 장내 미생물 속(屬) 달라"
개개인에 다른 마이크로바이옴, "개별화된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치료제 필요"
천랩, 바이오인포매틱스 플랫폼 글로벌 확장 및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

히포크라테스는 "모든 질병은 장에서 비롯된다"고 말한 적이 있다. 기술 발전으로 의해 우리 몸속에 서식하는 '마이크로바이옴'으로 불리는 2kg를 달하는 100조 이상의 미생물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인간은 90% 미생물, 10% 인간이라는 말까지 생길 정도로 마이크로바이옴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특히 장내 미생물들이 당뇨병, 천식, 자폐, 암, 우울증 등 다양한 질병과 관련된 것을 알려졌다. 25일 서울아산병원에서 열린 '2019년 마이크로바이옴 심포지엄'은 다양한 업계, 학문 전문가를 초청해 마이크로바이옴과 다양한 질병에 대한 연결고리에 대한 발표와 토론이 이뤄졌다.

천랩 대표이사 천종식
천랩 대표이사 천종식

[메디칼업저버 주윤지 기자] 마이크로바이옴이 개인마다 다르다. 최근 연구는 한국인과 미국인의 마이크로바이옴에 격차를 보여주면서 임상시험에서 마이크로바이옴을 바이오마커로 활용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생명정보(Bioinformatics) 기반 마이크로바이옴 기업인 '천랩' 대표인 서울대 천종식 교수(생명과학부)는 25일 '서울아산병원 마이크로바이옴 심포지엄'에서 "많은 식품과 약물이 마이크로바이옴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마이크로바이옴의 다양한 중재법은 개인에 따라 다른 반응이 있음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천 교수는 한국인과 미국인의 장내 미생물의 차이를 공개하면서 개개인의 마이크로바이옴 차이뿐만 아니라 인종 간의 격차를 보여줬다.

천랩 분석결과, 한국인에서 많이 나타나는 장내 미생물 종은 Faecalibacterium 신종(74%), Bacteroides vulgatus(72%), Faecalibacterium 신종(70%), Bacteroides uniformis(67%), Oscillibacter 신종(67%), Faecalibacterium 신종(65%), Faecalibacterium prausnitzii(65%), Gemmiger formicilia(60%), Agathobacter rectalis(60%), Alistipes putredinis(59%), Bacteroides 신종(54%), Blautia wexlerae(54%) 등이 있었다.  

또 한국인에서 많이 나타나는 장내 미생물은 미국인에서 많이 발견되는 장내 미생물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천랩에 따르면, 한국인에서 Bacteroides, Prevotella, Faecalibacterium, Biautia 및 Roseburia 장내 미생물 속이 많은 반면, 미국인에서는 Bacteroides, Blautia, Faecalibacterium, Roseburia 및 Oscillibacter 종이 많았다.

천 교수는 "주목할 점은 한국인에서 채식주의에 주로 발견되는 Prevotella 종이 많다는 것인데, 이 이유는 한국인의 식단 때문이다"면서 "미국인의 식단은 붉은 고기를 많이 포함하는 반면 한국인의 식단은 상대적으로 채소를 많이 포함하기 때문에, 이런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출처: 천랩
출처: 천랩

개인마다 다른 마이크로바이옴은 질환 발생에도 영향을 미친다. 질환은 장내 미생물 불균형(dysbiosis)으로부터 발생할 수 있는데, 장내 미생물 불균형은 다양한 원인으로부터 일어날 수 있다. 특히 재왕절게, 항생제 남용, 서구화된 식습관이 불균형이 일으킬 수 있다.

장내 미생물 불균형을 바로 잡기 위해 다양한 치료법이 존재한다. 마이크로바이옴을 변화시키는 5가지 법은 ▲음식 혹은 음식 대용품인 '프리바이오틱스' ▲유익한 미생물인 '프로바이오틱스' ▲생존 불가능한 박테리아 제품 혹은 프로바이오틱 미생물의 대사 부산물인 '포스트바이오틱스' ▲대변이식인 '분변미생물군 이식(FMT)' ▲LBP(live biotherapeutic products)이 있다. 

특히 동물 및 인간 임상 FMT 실험으로 치료 가능성이 증명된 연구들이 많이 발표됐다. FMT는 비만, 당뇨, 면역항암제 병용요법, 대장암, 급성췌장염, 과민성대장증후군, 만성 변비,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 감염증, 고혈압, 알츠하이머, 파킨슨병, 조현병을 포함해 다양한 질환에 효과적으로 나타났다. 

천 교수에 따르면 Science에 실린 연구 3개를 따르면 암 치료에서 인간의 마이크로바이옴에 따라 면역항암제 반응 여부를 예측할 수 있다. 따라서 마이크로바이옴을 '바이오마커'로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넘어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천 교수는 "질환은 유전, 환경, 마이크로바이옴으로 발생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마이크로바이옴은 질병의 원인 중 하나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면서 "마이크로바이옴은 따라서 임상시험에서 바이오마커로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천랩은 ▲차세대 시퀸싱 분석 서비스(NGS Service) ▲공개 유전체 데이터베이스(EzBioCloud) ▲장내 미생물 검사(Smilegut) ▲영유아 장내 미생물 검사(Smilebaby) 서비스를 제공한다. 

출처: 천랩 홈페이지(http://www.chunlab.com/services)
출처: 천랩 홈페이지(http://www.chunlab.com/services)

생명정보 분야 학계, 병원 및 연구 기관의 R&D센터, NGS(차세대염기서열분석) 서비스 업체 등 마이크로바이옴을 연구하는 모든 분야에 방향성과 솔루션을 제시하는데, 생명정보(바이오인포매틱스) 플랫폼 사업의 글로벌 확장과 마이크로바이옴 진단, 치료제 개발할 계획이다.

천랩은 최근  GC녹십자와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생산 및 연구개발에 대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번 전략적 제휴를 통해 천랩의 정밀 분류 플랫폼(Precision Taxonomy Platform)을 기반으로 개발한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의 CMO(Contract Manufacturing Organization, 위탁생산), CDMO(Contract Development and Manufacturing, 위수탁 개발·생산) 분야의 기술적 협력 및 양사 간 상호 관심 질환에 대한 치료제 연구개발에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천랩은 생명정보 데이터베이스와 클라우드 분석 플랫폼을 자체 구축해 전 세계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마이크로바이옴 정밀 분류 플랫폼을 이용한 맞춤형 헬스케어,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와 감염진단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정밀 분류 플랫폼은 유전체학(Genomics) 기반의 분류 시스템과 메타지놈 프로파일 기술을 기반으로 질병과 연관된 신종 또는 알려진 종에서 새로이 분리된 균주를 정밀하게 동정하여 진단제품 및 치료제 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천랩이 개발한 정밀 분류 플랫폼을 치료제 개발에 활용 시, 기존 방법보다 치료 후보 물질 발굴에 소요되는 시간 및 비용, 리스크를 감소시키고, 지속적이며 효율적으로 후보 미생물을 선별하여 적용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 

천랩은 국내 주요 병원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암, 대사 질환, 간 질환, 자폐스펙트럼장애 등 20개 이상의 질환에 대한 대규모 데이터베이스를 구축 중이다. 

자체 구축한 5천 균주 이상의 라이브러리와 10만여 개 인간 마이크로바이옴 데이터베이스 등을 연계한 정밀 분류 플랫폼으로 간암, 대장암 신약 후보를 발굴하여 전임상 결과를 확인한 상태이다. 

하반기부터는 병용항암제, 비알콜성지방간염(NASH), 자폐 스펙트럼 장애 등을 우선적인 타깃 질환으로 선정하여 본격적인 치료제 개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한편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는 기존 약물과의 병용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거나 기존 치료법이 없던 질병에 대한 새로운 치료 방법으로 주목받는 신약 분야이다. BCC 리서치는 글로벌 마이크로바이옴 진단 및 치료제 시장이 2018년 6천 달러에서 2024년 100억 달러 규모로 연평균 136.9%의 성장률로 확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