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김효수 교수가 말하는 AF-PCI 환자 항혈전 치료전략

서울대병원 김효수 교수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서울대병원 김효수 교수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심방세동(AF)이 있으면서 경피적관상동맥중재술(PCI)을 받은 환자에게는 3제 요법(항응고제+아스피린+클로피도그렐)을 일정 기간 사용하다 2제 요법(항응고제+아스피린 또는 클로피도그렐)으로 변경하는 것이 추천된다. 하지만 3제 요법의 치료 기간이 명확히 확립되지는 않았다. 최근 에독사반 등 비-비타민 K 길항제 경구용 항응고제(NOAC)를 포함한 2제 요법이 좋은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2제 요법을 시작하는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의견이 제시된다. 서울대병원 김효수 교수(순환기내과)를 만나 'ENTRUST-AF PCI' 연구의 의의 및 PCI 시술 후 항응고제 병용을 통한 항혈전 치료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 국내외 가이드라인에서는 PCI 시술을 받은 심방세동 환자들에게 일정 기간 3제 요법을 권고하고 있다. 와파린과 NOAC 선택 비율은 어떠한가.
CHA2DS2-VASC 2점 이상인 심방세동 환자가 PCI를 받았다면, 3제 요법 시 NOAC을 사용하는 비율은 50% 정도라고 생각한다.

진료현장에서 느끼기에 신규 환자에게 NOAC을 처방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기존 와파린으로 잘 조절되는 환자는 와파린을 계속 사용한다. 출혈 발생률이 높지만 맞는 환자들에게는 문제가 없고, 용량을 조절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 같은 환자 수가 적으며, 특히 식사가 불규칙한 환자라면 와파린 효과 편차가 심하기 때문에 위험하다. 게다가 혈소판 억제제까지 두 가지 약제가 투여되면 쉽게 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부담이 있다. 때문에 NOAC을 선택하는 경우가 절반 정도는 되지 않을까 예상한다. 와파린 대비 비용부담은 있지만 안전하기에 장기적으로는 NOAC 처방 환자가 더 증가할 것으로 생각한다.

- 3제 요법의 적정 기간은 어느 정도인가.
지금까지는 혈전증 위험이 높은 급성관상동맥증후군(ACS) 환자나, ST분절상승 급성심근경색증(STEMI) 환자는 비교적 오랜 기간 항혈전 요법이 필요하므로 3제 요법을 3~6개월 정도 사용하고, 12개월까지는 2제요법을 사용하며, 12개월 이후부터는 단일요법으로 변경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최근 NOAC의 성적을 보면 3제 요법을 오래 쓸 필요가 있을까라는 의문이 생긴다. 때문에 NOAC이 병용되면 입원 기간에만 3제 요법을 쓰고, 퇴원할 때부터 NOAC+클로피도그렐 2제 요법으로 바꾸는 것이 가능하며, 6개월 이후엔 NOAC 단일요법으로 바꾸는 등 전환에 소요되는 기간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 

- ENTRUST-AF PCI 한국 연구자 대표로 참여했다. 어떤 연구였나.
NOAC을 써야 하는 심방세동 환자면서 PCI를 제대로 받은(success) 환자 1506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추출해 '에독사반 60mg+P2Y12 억제제' 2제 병용요법과 '와파린+P2Y12 억제제+아스피린' 3제 병용요법의 안전성과 효능을 12개월 동안 비교했다.

1차 연구 평가변수는 세계혈전지혈학회(ISTH) 기준에 따른 주요출혈 또는 임상적으로 유의한 비주요출혈의 발생률이었다. 결과는 에독사반 2제 요법군에서 출혈 발생률이 17%, 와파린 기반 3제 요법군에서 출혈 발생률이 20%로 나왔다. 즉, 에독사반 기반 치료요법이 와파린 기반 요법과 비교할 때 비열등했다. 현재까지 에독사반은 심방세동 환자 대상 ENGAGE AF-TIMI 48 연구를 통해 와파린 대비 출혈 발생률이 적다는 점을 입증한 바 있다. 이번 연구는 심방세동 환자가 PCI시술을 받는 조건에서 에독사반 2제 요법과 와파린 3제 요법 간 효과를 관찰했고, 출혈이 적고 위험비(HR)를 17% 줄였다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 앞서 PCI 시술을 받은 심방세동 환자를 대상으로 NOAC을 평가한 PIONEER AF-PCI, RE-DUAL PCI 등 2제요법 연구들이 연이어 나왔다. ENTRUST-AF와 비교한다면. 
PIONEER AF-PCI는 리바록사반 표준용량을 줄인 15mg QD+클로피도그렐, 2.5mg BID+이중항혈소판요법(DAPT) 두 군으로 채택했으며, 와파린+DAPT군과 비교한 것이다. 심방세동 허가 임상연구였던 ROCKET-AF에서의 용량과는 다르고, 세 가지 군을 비교(triple arm)해 연구했다는 점에서 복잡하다. 

RE-DUAL은 AF-PCI 환자를 대상으로 다비가트란+클로피도그렐 2제요법 대 와파린+DAPT 3제 요법을 비교한 연구로 다비가트란이 우월했다.

ENTRUST-AF PCI에서는 허가된 용량인 에독사반 60mg(용량 조절 기준에 충족되면)에 P2Y12 억제제 2제 요법을 기반으로 했기 때문에, 출혈 발생률도 적지만 환자가 복용할 알약 개수도 적다는 점에서 사용하기 편리하다. 또한 PCI 시술 후 퇴원했을 때 2제 요법과 3제 요법을 비교한 결과, 2제 요법이 낫다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퇴원 시 에독사반과 P2Y12 억제제만 사용해도 된다는 결론이다. 

현재 심방세동 환자가 PCI 시술을 받은 지 6개월~1년간 항혈전 치료기간에서 모든 NOAC이 좋은 결과를 보였다. 하지만 약제별로 프로토콜이 조금씩 다르다. 간단하게 정리해 보면, 퇴원 전까지는 에독사반이나 아픽사반을 기반으로 한 3제 요법을 사용하고, 퇴원 이후에는 에독사반이나 아픽사반 2제요법으로 6개월 혹은 1년 사용하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다.

- 항혈전 치료에서 NOAC 혜택을 극대화할 수 있는 처방법을 제언한다면. 
NOAC이 복용하기 편리한 장점이 있지만, 복약순응도가 낮은 환자들에게는 에독사반과 리바록사반처럼 하루 한 번만 복용하는 약이 편할 것이다. 복약순응도가 좋거나 이미 BID로 먹고 있는 약제들이 있는 환자들이라면 아픽사반과 다비가트란을 고를 수 있을 것이다. 4개 약제가 ‘4인 4색’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 셈인데, 가이드라인에서 시술 1년 이후에는 항응고제를 단독으로 사용하라고 권고되고 있는 만큼, 만성기에서의 임상연구 결과가 어떻게 나오는지가 NOAC 시장 판도 변화에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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