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가 당뇨병 관리, 왜 대학병원만큼 안되나?
개원가 당뇨병 관리, 왜 대학병원만큼 안되나?
  • 박선혜 기자
  • 승인 2019.10.25 06: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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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란스병원 차봉수 교수팀, 개원가·대학병원 제2형 당뇨병 관리 현황 비교
개원가, 혈당 목표치 도달률·미세혈관 합병증 검사 시행률·인슐린 치료율 모두 낮아
차봉수 교수 "개원가와 대학병원 연계 시스템 필요…교육 수가 합리적이지 못해"
개원내과의사회 은수훈 공보이사 "적절한 교육 수가 마련돼야…대학병원 연계는 의미 없어"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개원가의 제2형 당뇨병 환자 관리가 대학병원 수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세브란스병원 차봉수 교수(내분비내과) 연구팀이 개원가와 대학병원의 제2형 당뇨병 관리 현황을 비교한 결과, 개원가의 혈당 목표치 도달률은 대학병원보다 낮았고 특히 미세혈관 합병증 선별검사 시행률에서 현저한 차이가 나타났다. 인슐린 치료도 개원가가 대학병원보다 소극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17년 보고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의 약 60%가 개원가를 방문하고 있는 만큼, 향후 개원가의 당뇨병 관리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시스템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결과는 대한내분비학회 9월호에 실렸다(Endocrinol Metab 2019;34:282-290).

당화혈색소 6.5% 미만 도달률, 개원가 22.5% vs 대학병원 34.4%

연구는 2015~2016년 국내 개원가 191곳에 연구원을 파견해 제2형 당뇨병 환자를 추적관찰하고, 그 데이터를 세브란스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데이터와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개원가 2915명, 대학병원 312명의 데이터가 분석에 포함됐다.

그 결과, 대사관리 목표인 △당화혈색소 6.5% 미만 △혈압 140/85mmHg 미만 △LDL-콜레스테롤 100mg/dL 미만에 모두 도달한 환자는 개원가에서 5.9%에 불과했다. 대학병원은 21.5%인 점과 비교하면 4배가량 차이가 벌어진다.

이와 함께 당화혈색소 6.5% 미만에 도달한 환자는 개원가 22.5%, 대학병원 34.4%로 12%p가량 차이가 확인됐다. 

당화혈색소 검사 시행률은 개원가 55%, 대학병원 97.1%로, 개원가가 대학병원보다 검사 시행률이 절반가량 낮았다. 

또 개원가을 찾는 제2형 당뇨병 환자 3명 중 2명(64%)은 1년에 1~2회만 당화혈색소 검사를 받았다. 대학병원은 1년에 3회 이상 당화혈색소 검사를 받는 환자가 87.5%로 조사된 점과 대조적이다.

개원가에서 미세혈관 합병증 선별검사를 받는 환자가 적다는 점도 문제로 드러났다. 

12개월 이내 미세혈관 합병증 선별검사를 받은 환자는 합병증에 따라 △신증: 개원가 28.4% vs 대학병원 87.8% △망막병증: 23.3% vs 49.7% △신경병증: 13.3% vs 39.1%로 파악됐다. 개원가를 찾는 제2형 당뇨병 환자 3명 중 2명은 1년 이내에 어떠한 미세혈관 합병증 선별검사도 받지 않았다.

인슐린 치료율은 대학병원이 9.3%로 높지 않았지만 개원가는 3.9%로 대학병원보다 더 낮았다.

연구팀은 논문을 통해 "개원가에서 미세혈관 합병증 선별검사를 포함한 전반적인 당뇨병 관리가 최적으로 진행되지 않았다"며 "개원가가 환자에게 적절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지원이 있어야만, 개원가에서 당뇨병과 미세혈관 합병증을 면밀히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차봉수 교수 "개원가, 합병증 선별검사·인슐린 사용 교육 어려워"

이번 연구는 개원가의 제2형 당뇨병 관리 실태를 파악한 것으로, 대학병원에서 환자 관리가 잘 되고 있다는 전제하에 시행됐다. 결과를 종합하면 개원가의 혈당 목표치 도달률, 미세혈관 합병증 선별검사 시행률, 인슐린 치료율 등이 대학병원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차봉수 교수.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차봉수 교수.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차 교수는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개원가에서 제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 조절이 잘 되고 있지 않아 이를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미세혈관 합병증 선별검사 시행률과 인슐린 치료율을 높이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차 교수는 "미세혈관 합병증 선별검사를 하는 이유는 합병증이 더 악화되지 않도록 하면서 환자의 치료 방침을 정하기 위해서다"며 "하지만 개원가는 미세혈관 합병증을 검사할 수 있는 장비가 부족하고, 장비가 있더라도 이를 진행할 수 있는 전문가를 고용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그는 개원가와 대학병원의 연계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개원가는 제2형 당뇨병 등 만성질환 환자를 많이 진료하므로, 항당뇨병제 처방 등의 환자 관리는 개원가에서 진행하고 미세혈관 합병증 선별검사를 대학병원에서 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게 그의 구상이다.

아울러 그는 개원가가 인슐린을 적극적으로 처방하지 못한 이유로 인슐린 사용 교육이 쉽지 않은 점을 꼽았다.

차 교수는 "인슐린은 당뇨병 치료의 큰 축이다. 그러나 인슐린을 처방할 경우 환자가 인슐린 용량을 잘 조절하고 투약할 수 있도록 사용 교육을 수차례 반복해야 한다"면서 "개원가에서는 환자를 대상으로 인슐린 사용 교육을 여러번 진행하기가 쉽지 않다. 교육 수가가 합리적이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다만 과거와 비교해 저혈당 위험이 낮고 상당히 안전하면서 효과적인 인슐린이 많이 개발됐다"면서 "개원가에서 인슐린을 지금보다 적극적으로 처방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개원가, 인슐린 교육 수가 부재 문제 공감…대학병원 연계 시스템은 글쎄

개원가는 제2형 당뇨병 등 만성질환 관리가 지금보다 잘 돼야 한다는 점에 공감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대한개원내과의사회 은수훈 공보이사는 현실적 어려움을 토로했다.

은 공보이사는 "진료받기 위해 대기하는 환자가 많은 상황에서 환자 한 명을 오랜 시간 상담하기가 쉽지 않다"며 "이상적으로 환자 30명을 진료해도 병원이 경영될 수 있는 수가가 마련돼야 하는데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어렵다. 국가가 만성질환 관리 및 상담에 대한 적절한 수가를 줘야 의사들도 성의있게 교육하고 관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결국 인슐린 사용 교육 수가가 없어 인슐린 처방이 어렵다는 문제로 이어진다.

은 공보이사는 "당뇨병을 전문적으로 보는 개원의는 교육 관련 전담 간호사를 따로 둬 인슐린 사용 교육을 하지만, 이에 대한 수가가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게다가 직원이 1~2명인 병원은 개원의가 직접 환자를 대상으로 인슐린 사용 교육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결국 교육 수가 부재와 부족한 진료시간 문제가 인슐린 처방을 주저하게 되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미세혈관 합병증 선별검사의 경우 이번 연구 결과와 달리 개원가에서 많이 신경 쓰고 있으며, 대학병원과의 연계 시스템은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은 공보이사는 "당뇨병 적정성 평가에 미세알부민뇨 검사, 안저 검사 등을 잘하고 있는지가 포함돼 개원가에서 이 부분을 많이 신경 쓰고 있다"면서 "특히 당뇨병을 전문적으로 보는 개원의는 기본적으로 미세혈관 합병증을 신경 써 검사하고, 안과 등 다른 병원에 환자를 의뢰하기도 한다. 환자에게도 1년에 한 번씩 합병증 선별검사를 해야 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혈당이 잘 조절되는 당뇨병 환자를 합병증 선별검사 때문에 대학병원에 의뢰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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