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부 양영구 기자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나름의 임기응변 또는 임시방편이라고 평가할 수 있겠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라니티딘 사태 대응에 대한 이야기다. 

최근 식약처와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는 제약업계 실무자들과 라니티딘 대체 의약품 관련 회의를 진행했다. 

라니티딘 제제 판매중지 이후 시메티딘, 파모티딘 등 대체로 지목된 의약품의 공급이 원활하게 되고 있는지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식약처는 제약사들에 대체 의약품의 생산여부, 재고량, 원료수급 및 생산현황 등에 대한 자료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날 식약처는 업계에 라니티딘 제제를 대체할 수 있는 의약품의 원활한 공급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약속도 했다고 전해진다.

식약처는 라니티딘 제제 판매중단에 따른 후폭풍을 잘 막아내고 있다고 자평할지도 모르겠지만, 한켠에서 이는 불편함은 어쩔 수 없다. 

식약처의 대처는 그때그때 형편에 따라 알맞게 일을 처리한 '임기응변'이라기보다 일시적으로 사용한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생각 때문이다. 

실제로 시장에서 시메티딘과 파모티딘 제제는 원료 공급이 제한된 상태에서 라니티딘 제제 대체 약물로 수요가 급증하면서 공급에 차질을 빚은 바 있다.

라니티딘 제제 판매중지 조치 이후 닥칠 정책적 부작용을 예측하지 못하고 서둘러 조치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따르는 이유다. 

그동안 파모티딘 제제는 라니티딘 제제에 비해 약가가 저렴해 많은 제약사들이 제품을 갖고 있음에도 집중하지 않은 품목 중 하나였다. 수요가 적다보니 판매를 접거나 원료 공급이 수월하지 않았고, 갑자기 수요가 커지자 대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건 당연지사. 

대체 의약품이 원료공급 부족으로 완제의약품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는 이런 상황에서 허가 지원 등 실효성이 떨어지는 대책을 제시하는 식약처에 대한 비판은 커질 수밖에 없다. 

잘못된 정책적 판단은 한 국가의 모든 영역에 작용을 미쳐 끊이지 않는 부작용을 낳는다. 이는 우리가 사는 세상 모든 영역에 해당되지만 국민 건강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 보건의료 영역은 폐해가 더 심각하다. 

특히 잘못된 판단으로 생긴 구멍을 메우려 한 임시방편은 되돌릴 수 없는 악순환을 반복하게 한다. 

임기응변과 임시방편은 엄연히 다르다. "신뢰는 행동을 통해 쌓는 것이다"는 행크 폴슨의 명언을 상기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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