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개발 투입 비용에 대한 부담, 임상 대행 산업 뉴트렌드로 자리매김
高 성장에 신약개발·해외시장 직접 공략..."국내부터 기반 다져야 글로벌화 가능"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신약을 개발하기까지 투입되는 인적·물적 자원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임상시험수탁기관(CRO)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다. 

최근들어 신약개발에 나서는 제약·바이오 기업이 크게 늘면서 임상시험 대행 수요도 증가하자 CRO 산업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CRO 기업들은 임상시험 대행에 머무르지 않고 영역을 신약개발로까지 확대하거나, 글로벌 진출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바이오붐'에 뜨는 CRO...연평균 13% 고성장 전망

실제 업계는 전 세계적으로 바이오붐을 타고 CRO 산업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 

생명공학정책연구원이 발간한 글로벌 바이오 시장현황 및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CRO 산업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354억달러(약 40조원, 2017년 기준)로, 연평균 12.7%씩 성장해 2023년에 721억달러(약 82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같은 추세는 국내 상황도 비슷하다. 국가임상시험재단에 따르면 국내 CRO 산업 시장규모는 4300억원 규모다. 이는 2014년 이후 연평균 11.7%씩 성장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국내 CRO 산업이 급팽창하는 배경에는 바이오 산업이 신성장동력으로 떠오르면서 신생 바이오벤처의 가파른 증가가 있다. 
바이오벤처의 경우 후보물질을 갖고 있더라도 환자 모집이나 임상시험을 위한 의료기관과 임상의사 선정, 데이터 관리, 허가신청 등 상업화까지의 복잡한 과정을 진행할 기술, 인력, 자금, 네트워크 등이 부족하다. 

이 과정을 해내기에는 비용과 시간적인 부분이 부담인 만큼 특화된 전문성을 갖춘 CRO가 대안으로 자리잡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제약바이오 산업의 덩치가 커지는 만큼 CRO 산업 규모도 성장하고 있다"며 "신약 개발까지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만큼 특정 단계마다 전문성을 갖춘 기업과 분업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약개발에 해외진출까지...영역 확대하는 CRO

국내 CRO 기업들은 임상시험 대행에서 더 나아가 신약개발에 직접 나서거나 해외 진출을 모색하기도 한다. 

씨엔알리서치는 2010년 국내 CRO 기업 중 처음으로 중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호주, 미국 등의 업체와 인수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또 GC녹십자와 임상시험 검체분석 전문법인인 지씨씨엘(GCCL)을 설립하기도 했고, 바이오벤처에 직접 지분을 참여해 면역항암제 공동개발을 진행 중이기도 하다. 

최근 엘에스글로벌파마서비스(LSK Global PS)는 자회사 LSK NRDO를 설립하고 고형암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도입했다. 신약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는 의도다. 

"국산 CRO 글로벌 진출, 국내 산업 기반부터 다져야"

상황이 이렇지만, 국내 CRO 산업은 미미한 수준이 현실이다.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에 따르면 글로벌 CRO 시장에서 국내 업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0.7%(2017년 기준)에 불과하다. 게다가 국내 시장은 글로벌 CRO 기업이 독점하다시피하고 있다. 

실제 국내 CRO 기업 중 가장 규모가 큰 LSK Global PS의 작년 매출은 251억원이지만, 글로벌 CRO 기업인 퀸타일즈트랜스내셔날코리아는 704억원으로, 약 3배에 달한다. 

이 때문에 국내 CRO 산업이 영역을 확대하고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국내 산업 기반부터 다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장기적인 정부지원정책을 수립하는 등 제도적으로 근거 규정을 만들어 국내 CRO 기업과 산업 육성에 나서야 한다"며 "제약산업육성지원법 등에 국내 CRO 기업의 글로벌화와 산업육성에 대한 근거를 명문화하는 것도 방법 중 하나"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글로벌 진출에 앞서 CRO 기업으로서의 자격부터 갖춰야 한다"며 "정부는 CRO 기업에 대한 자격 요건을 마련하고, 최소로 갖춰야 할 요건에 대한 평가를 실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