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프로모션·국내판권계약 등 전략 다양화 
과열된 시장경쟁에 제약사 간 협력 사례 늘어..."다양한 협력 방법 지속될 것"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제약업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국내 제약사들이 새로운 연합전선을 꾸려 시장에서의 입지 확대에 나서고 있다. 

그동안 업계는 한 품목을 두고 두 제약사가 공동판매와 판촉을 진행하는 코프로모션(Co-Promotion)을 진행해왔는데, 최근에는 코프로모션과 함께 판권계약을 이전하는 등 다양한 방법이 진행되고 있다. 

전통의 코프로모션 확대 전략 

제약업계가 그동안 지속해왔던 코프로모션 전략은 올해도 계속됐다. 특히 올해는 새로운 연합전선이 구축되기도 했다. 

동아에스티와 일동제약은 올해 초부터 이번 달까지 두 건의 코프로모션 계약을 체결하며 소화기계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섰다. 

양사는 올해 1월 기능성 소화불량증 치료제 모티리톤 코프로모션 계약을 체결했다. 모티리톤은 연간 약 200억원(유비스트 기준)이 처방되는 약물이다.

프로모션 형태는 동일 품목에 대해 양사가 공동으로 영업·마케팅을 진행하는 '더블 히트 코프로모션(Double Hit Co-Promotion)' 이다. 
더블 히트 코프로모션은 공동의 목표와 책임 하에 제반 활동이 진행됨에 따라 상호협력을 통한 성과 극대화, 시너지 창출 등에 유리하다. 

양사의 기대만큼 실적도 부응하는 모습이다.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모티리톤은 지난해 3분기까지 151억원의 원외처방액을 기록했다. 

하지만 동아에스티와 일동제약이 손을 잡은 이후인 올해는 3분기까지 18.54% 증가한 179억원의 처방 실적을 보였다.

최근에는 소화성궤양 치료제 가스터에 대한 코프로모션 계약을 체결, 국내 종합병원 및 의원을 대상으로 공동판매와 마케팅에 나섰다.  

라니티딘 제제에 발암물질인 NDMA가 검출되면서 H2 차단제가 대체 약물로 주목받자 협업에 나선 것이다. 

다만, 양사는 그동안 라니티딘 제제에 밀려 빛을 보지 못했던 파모티딘 제제인 만큼 실적 반전을 보여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실제 가스터는 작년 한 해 동안 29억원 처방되는데 그쳤다. 게다가 올해 3분기에는 21억원의 처방실적을 올렸는데, 이는 작년(22억원) 대비 4.55% 감소한 수치다. 

양사는 "모티리톤 코프로모션 계약 이후 우수한 영업·마케팅 인프라를 바탕으로 소화기계 치료제 시장 경쟁력을 확대해 왔다"며 "긴밀한 협력을 토대로 매출 확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연합전선 구축은 다른 제약사도 마찬가지다. 

올해 7월 대웅제약은 룬드벡과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에빅사에 대한 코프로모션 계약을 체결했다. 

2010년 에빅사의 파트너는 한미약품이었지만, 코프로모션 계약 종료 후 단독판매 해오다 이번에 새롭게 양사가 손을 잡게 된 것이다.

아직 속단은 이르지만 영업 강자로 불리는 대웅제약의 손을 거친 만큼 에빅사의 실적도 상승하고 있다. 

실제 에빅사는 올해 3분기 92억원의 처방액을 올리며 작년 3분기(83억원) 대비 10.84% 성장했다. 

또 다른 영업 강자인 종근당도 올해 8월 페링제약과 야간뇨·야뇨증 치료제 미니린을 두고 손을 잡았다. 

양사는 종합병원 및 병의원 모두에서 공동판촉을 진행하는 한편, 질환에 대한 인식 제고와 치료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캠페인도 함께 진행한다. 

실제 미니린도 새로운 파트너를 만나면서 작년 3분기(64억원) 대비 올해 3분기(68억원) 6.25% 성장했다. 

시장확대 또 하나의 방법 '판권'

업계에서 코프로모션 만큼 자주 사용되는 방법은 판권 계약도 있다. 국내 판권계약을 따냄으로써 영업활동을 전담하는 방안인 셈이다. 

최근 GC녹십자는 한국머크와 당뇨병 치료제 글루코파지에 대한 국내 판권 계약을 체결했다.

 글루코파지는 메트포르민 제제다. 메트포르민은 경구용 항당뇨병제 중 가장 많이 처방되는 제제이기도 하다. 

GC녹십자는 2020년 1월부터 의료진을 대상으로 글루코파지에 대한 프로모션과 세일즈 인력 운영 등의 영업활동을 전담하게 된다. 다만, 품목허가권은 한국머크가 유지하게 된다. 

한국머크가 글루코파지를 비롯한 제너럴 메디신 사업을 마무리하는 수순이지만, 국내 제약사 입장에서는 이에 대한 판권을 가져옴으로써 시장 개척과 확대 등 외형 성장의 발판으로 삼을 수 있다. 

실제로 GC녹십자는 글루코파지 외에도 다케타제약의 종합감기약 화이투벤과 구내염 치료제 알보칠의 판권을 획득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자 GC녹십자와 손을 놓은 아타칸의 판권 향방은 업계 초미의 관심거리가 됐다. 

아타칸 판권 회수와 함께 최근들어 지속적인 실적 감소를 보이는 게 GC녹십자이기 때문이다. 

아타칸은 칸데사르탄 계열 고혈압 치료제로 2018년 한 해 동안 258억원의 처방 실적을 올린 블록버스터 약물이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처방액도 199억원에 달한다. 반면 새롭게 판권을 도입한 글루코파지는 작년 한 해 처방액은 5억원에 불과한 실정이다. 

게다가 지난해 GC녹십자 영업이익(연결기준)은 502억원으로, 전년대비 44.5% 감소했다. 당기순이익도 39.6% 줄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0.5% 하락했다. 2분기 성적은 독감백신 남반구 수출과 혈액제제 중국 수출로 다소 상승세를 보였으나, 3분기 전망 역시 밝지 않은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시장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코마케팅과 판권 도입은 이미 대세로 자리잡은 전략"이라며 "향후 국내 제약기업의 외형성장과 시장경쟁에서의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라도 제약사 간 협력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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