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마티스 관절염에서 고용량 장기처방했을 때 폐색전증 부작용
식약처, "염증성 장질환 허가 축소 부분은 공식적 확인 불가"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지난 7월 미국식품의약국(FDA)이 궤양성 대장염 치료제인 화이자의 토파시티닙(제품명  젤잔즈)의 혈전 및 사망 위험 관련 돌출주의문(boxed warning)을 추가하면서 국내에도 파장이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토파시티닙은 류마티스 관절염, 건선성 관절염, 궤양성 대장염에 승인된 의약품이다. 

궤양성 대장염에는 10mg 1일 2회 8주간 투여 후, 치료 반응에 따라 5mg 또는 10mg을 1일 2회 투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7월에 발표된 부작용 경고는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대규모 시판후조사(PMS) 데이터를 검토하던 중 발생했다.  

시판후조사에서는 매일 2회 5mg 혹은 10mg 복용한 환자 대상으로 진행됐고, 그 결과 5mg을 복용한 환자보다 10mg 복용한 환자가 혈전 및 사망률이 더 높았다.

즉 토파시티닙  투여군에서 3884인 년당(patient-years) 폐색전증 19례, 사망 45례가 발생했고, TNF 투여군에서 3982인 년당 폐색전증 3례, 사망 25례가 일어난 것이다.  

이에 FDA가 토파시티닙을 매일 10mg 두 번 복용할 때 혈전 발생 혹은 사망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말 아끼는 식약처 "허가변경 진행 중"

FDA에서 부작용 경고가 나오자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움직임에 나섰다.  

식약처 관계자는 "FDA가 발표한 토파시티닙 안전성 정보 때문에 우리도 허가변경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부작용 이슈가 생기면서 궤양성 대장염에 토파시티닙을 처방하는 의사들도 식약처 결정을 예의주시하고 있고 있다.

궤양성 대장염 환자들에게 토파시티닙을 처방하고 있다는 서울 소재 대학병원 A 교수(소화기내과)는 식약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A 교수는 "토파시티닙 10mg을 하루 두번 처방하고 이를 8주 정도 유지하고 있다. 이후 환자 상황에 따라 다르게 처방하고 있다"며 "폐색전증 등의 부작용은 고용량을 썼을 때 발생하므로, FDA 경고를 '조심해 처방하라'는 뜻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대학병원 B 교수는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PMS에서 발생한 부작용이라는 것에 무게중심을 두는 듯했다. 

B 교수는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PMS에서 부작용이 발생했지만, 같은 약물이라 궤양성 대장염 환자에게도 주의하라는 뜻"이라며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에게 오랫동안 처방해 온 약물이고, 폐색전증 등의 부작용도 고용량으로 처방했을 때 발생했다"고 말했다.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측을 하는 이도 있었다. 

지방 소재 대학병원 C 교수는 궤양성 대장염에 효과 있는 치료제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현재 상황이 안타깝다고 했다. 

C 교수는 "미국은 1차 약제에서 2차 약제로 변경됐고, 호주는 경고문구만 변경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 발표된 데이터는 류마티스 관절염 데이터고, 따라서 고령환자가 많고, 고용량을 쓴 환자가 많았을 것"이라며 "궤양성 대장염은 젊은 환자 많고, 8주 이하부터는 저용량을 쓴다. 따라서 부작용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개인적인 생각으로 식약처가 'warning' 정도의 변경을 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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