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연구진, ARB는 ACEI보다 자살 위험을 높이는 연관성 발견
ARB 처방 주의 필요하나?..."리얼월드 데이터가 부족"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메디칼업저버 주윤지 기자] 고혈압, 심장마비, 만성 신장질환 및 당뇨병 치료에 사용되는 안지오텐신 II 수용체 차단제(ARB)는 안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ACEI)보다 자살 위험을 더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이 연구는 16일 JAMA Network Open에 실렸다.

ARB는 정맥과 동맥을 이완 시켜 혈압을 낮추고 심장이 혈액을 더 쉽게 펌핑하도록 돕는다.

ARB를 대표하는 약물로 발사르탄(제품명 디오반), 로자탄(제품명 코자), 아질사탄(제품명 이달비), 칸데사르탄(제품명 아타칸), 에프로사탄, 이베사탄(제품명 아바프로), 올메사르탄(제품명 베니카) 및 텔미사르탄(제품명 미카르디스)이 있다. 

ARB 및 ACEI는 레닌-안지오텐신계(Renin-Angiotensin System, RAS)에 작용을 하는데, RAS는 기분 장애와 관련돼 있다. 

ARB 및 ACEI는 고혈압, 심장마비, 만성 신장질환 및 당뇨병 치료에 대표적으로 사용되는 약물 중 하나이지만, 이들이 정신건강 특히 자살에 미치는 영향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캐나다 성 미카엘 병원 Muhammad Mamdani 연구팀은 ACEI, ARB 노출과 자살 위험의 관계를 알아내기 위해 ACEI, ARB를 복용한 66세 이상인 4820명 대상으로 인구 기반 형성된 환자-대조군 연구(population-based nested case-control study)를 실시했다.

참가자의 평균 나이는 76세(70~83세)였다.

연구에서 964명은 자살로 사망했다. 연구진은 946명(사망군)을 3856명의 대조군과 비교했다. 사망군의 약 80%는 남성, 대조군의 약 80%도 남성이었다. 

또 사망군의 26%(260명)는 ARB 복용, 18%(704명)는 ACEI 복용했다. 대조군에서 74%(741명)는 ARB 복용, 81%(3115명)는 ACEI 복용했다.

분석결과, ARB 복용군은 ACE 복용군보다 자살로 사망할 확률이 더 높은 연관성을 보였다(aOR 1.63, 95% CI, 1.33~2.00). 이 결과는 자해력(self-harm)력이 있는 개인을 제외한 민감도 분석에서도 일관됐다(OR 1.60, 95% CI, 1.29~1.98).

주 저자 Mamdani는 "ARB 복용은 ACE보다 자살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면서 "특히 심각한 정신질환이 있는 환자에서 가능하면 ARB보다 ACE를 우선적 사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연구진은 이런 결과는 '예비연구'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ARB 처방을 주의해야 하나?

이번 연구결과에 대해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미국 국가보훈부(United States Department of Veterans Affairs) 정신건강 및 자살예방 사무국 Ira R. Katz 박사는 논문 동행 사설(accompanying editorial)을 통해 "약물의 부작용은 심각하지만 희귀한 부작용을 식별하는 것은 리얼월드(real-world) 데이터에서만 발견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환자-대조군 연구의 제한점을 설명했다. 

Katz 박사는 "이번 결과는 중요하지만 다른 인종 및 인구의 데이터 기반으로 진행한 복제 연구가 필요하며 증거의 합성도 필수적이다"면서 "이를 통해 발견된 결과를 처방에 대한 지침으로 바꿀 수 있다"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