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병원 이상학 교수, 18일 대한심장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발표
PCSK9 억제제 연구, 혜택 큰 환자 찾는 방향으로 트렌드 변화
이상학 교수 "등록 당시 LDL-콜레스테롤이 결과에 영향 미칠지 분석 필요"

세브란스병원 이상학 교수(심장내과)는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열리는 '대한심장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Lessons from Recent Outcome Trials with PCSK9 Inhibitors'를 주제로 18일 발표했다.
▲세브란스병원 이상학 교수는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열리는 '대한심장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Lessons from Recent Outcome Trials with PCSK9 Inhibitors'를 주제로 18일 발표했다.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PCSK9 억제제의 고비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치료 혜택이 큰 환자를 찾는 움직임이 포착된다.

PCSK9 억제제의 절대 혜택(absolute benefit)이 큰 환자를 선별하고 우선 치료하기 위해 진행 중인 하위분석이 연구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다. 

세브란스병원 이상학 교수(심장내과)는 18~20일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열리는 '대한심장학회 제63차 추계학술대회'에서 'Lessons from Recent Outcome Trials with PCSK9 Inhibitors'를 주제로 18일 발표했다.

PCSK9 억제제는 최근 주요 이상지질혈증 가이드라인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2019년 유럽심장학회(ESC)·동맥경화학회(EAS) 이상지질혈증 가이드라인에서는 최대 내약용량 스타틴과 에제티미브 병용요법만으로 LDL-콜레스테롤이 조절되지 않는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은 PCKS9 억제제를 병용하도록 권고했다(Class I). 2016년 가이드라인에서는 고려할 수 있다고 명시한 것과 비교하면 권고 등급이 강화된 셈이다.

그러나 PCSK9 억제제는 치료 비용이 비싸, 비용 대비 혜택 문제가 PCSK9 억제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상학 교수는 "임상에서는 PCSK9 억제제의 비용이 비싸다는 것이 문제가 된다"며 "이에 PCSK9 억제제로 얻을 수 있는 절대 혜택이 큰 환자에게 먼저 투약하려고 한다. 이들을 찾으려는 것이 최근 연구 트렌드다"고 설명했다.

이에 PCSK9 억제제인 에볼로쿠맙(제품명 레파타)과 알리로쿠맙(제품명 프랄런트)은 대규모 랜드마크 연구의 하위분석이 진행돼, 주요 심혈관 사건(MACE) 예방 효과가 큰 환자군을 확인하고 있다. 

에볼로쿠맙의 FOURIER 연구를 하위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통계적인 의미는 없었지만 백인보다는 비백인에서, 지역에 따라서는 아시아에서 에볼로무맙의 MACE 예방 효과가 더 큰 경향을 보였다. 

다만 등록 당시 LDL-콜레스테롤은 에볼로쿠맙의 치료 혜택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구체적으로 등록 당시 LDL-콜레스테롤이 80mg/dL 미만인 군과 109mg/dL 초과한 군은 에볼로쿠맙의 MACE 예방 효과가 유사했고 LDL-콜레스테롤이 낮아도 치료 혜택이 나타났다(N Engl J Med 2017;376(18):1713-1722).

이와 함께 지난해 발표된 FOURIER 연구 하위분석 결과, 심근경색이 발생한 지 2년 이내인 환자군이 2년 이상인 이들보다 에볼로쿠맙으로 MACE 위험을 낮출 수 있었다. 또 다혈관 관상동맥질환 환자군에게 에볼로쿠맙을 투약했을 때 얻을 수 있는 MACE 예방 효과가 컸다(Circulation 2018;138(8):756-766).

알리로쿠맙의 ODYSSEY 연구의 하위분석에서도 환자 특징에 따라 치료 혜택을 더 얻을 수 있는 환자군이 구분됐지만 FOURIER 연구와는 다른 경향을 보였다. 

ODYSSEY 하위분석에서는 아시아인이 다른 인종에 비해 MACE 예방 효과가 크지 않았다. 또 등록 당시 LDL-콜레스테롤이 100mg/dL 이상이라면 미만인 이들보다 치료 혜택을 얻을 수 있다는 경향성이 감지됐다(N Engl J Med 2018;379(22):2097-2107).

이 같은 결과를 종합했을 때 추후 PCSK9 억제제의 연구를 진행할 경우 등록 당시 LDL-콜레스테롤이 치료 혜택을 결정하는 요인이 될지에 대한 하위분석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상학 교수는 "알리로쿠맙과 과거 스타틴 연구를 보면 등록 당시 LDL-콜레스테롤이 높으면 약물치료에 따른 MACE 위험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향후 PCSK9 억제제 연구에서 등록 당시 LDL-콜레스테롤이 치료 혜택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은 PCSK9 억제제로 큰 혜택을 얻을 수 있다"면서 "절대위험감소(ARR), 치료 필요 환자 수(NNT), LDL-콜레스테롤, 비용 등을 고려해 PCSK9 억제제 치료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임상에서는 '용법·용량' 변화로 비용 문제 해결 중

한편 국내 임상에서는 PCSK9 억제제 비용 문제를 해결하고자 용법·용량에 변화를 주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에볼로쿠맙은 140mg 2주 1회 또는 420mg 4주 1회 피하주사하고, 알리로쿠맙 75mg 또는 150mg을 2주 1회 투여한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PCSK9 억제제에 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환자의 비용 부담이 크다. 이에 일각에서는 환자 부담을 줄이고자 2주 1회 투여해야 하는 용법·용량을 한 달에 1회 투여하는 방법으로 변화를 주고 있다. 

이상학 교수는 "PCSK9 억제제 비용을 부담스러워하는 환자가 꽤 있다. 이 경우 치료제를 투여하지 않는 것보단 한 달에 한 번이라도 쓰는 게 낫다고 생각해, 한 달에 1회 투여하는 환자 사례가 있다"면서 "치료 효과는 2주에 1회 쓰는 것보다 떨어지지만 어느 정도 효과는 나타난다. 그중 치료제가 매우 잘 듣는 '우수한 반응자(super responder)도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대병원 김효수 교수(순환기내과)는 "스텐트 시술을 받았고 스타틴과 에제티미브 병용요법에도 LDL-콜레스테롤이 150~160mg/dL라면 PCSK9 억제제 치료를 받도록 권하고 있다"면서 "다만 비용이 1회 15만원 정도이기에 2주 1회보다는 한 달에 1회 투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3개월 정도 치료해보니 LDL-콜레스테롤이 150mg/dL에서 19mg/dL까지 떨어지는 우수한 반응자가 있었다"면서 "다혈관질환 환자이고 스타틴과 에제티미브 병용요법에도 불구하고 LDL-콜레스테롤이 100mg/dL 이하로 낮아지지 않는다면, PCSK9 억제제를 한 달에 1회 투여하도록 권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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