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BMI, 전극도자절제술 후 심방세동 재발률 ↑
비만 동반 심방세동 환자에서 NOAC, 풍선냉각도자절제술 안전성 확인

[메디칼업저버 주윤지 기자] 비만을 동반한 심방세동 환자에서 '비-비타민 K 길항제 경구용 항응고제(NOAC)'와 '풍선냉각도자절제술(cryoballoon ablation)'의 효과가 좋다는 연구가 발표됐다. 

심방세동은 심장이 빠르고 불규칙하게 뛰는 특징인 흔한 심실상성 부정맥이다. 치료법은 약물치료인 NOAC과 시술법인 '전극도자절제술(catheter ablation)'과 풍선냉각도자절제술이 있다.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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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극도자절제술은 카테터 삽입을 통해 심장 박동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는 조직을 파괴해 심장 내부에 흉터 조직을 만들어 심방세동을 치료하거나 조절하는 치료법이다.

풍선냉각도자절제술은 끝이 풍선처럼 돼 있는 가느다란 관을 심장 혈관에 넣어 폐정맥의 이상 부위만 영하 75℃로 얼려 한 번에 치료하는 시술이다. 가느다란 카테터 끝에 열을 가해 심방세동 유발 부위를 하나씩 태우는 고주파전극도자절제술 방식과 차이가 있다. 

심방세동의 위험인자인 '비만'...치료 예후에 악영향

비만은 심방세동의 위험인자면서 동시에 심방세동 치료 예후에도 영향을 미친다. 

대한부정맥학회가 발표한 '2018 심방세동 카테터 절제술 대한민국 진료지침'에 따르면 비만은 심방세동의 알려진 위험인자로서 심방세동의 발생 위험을 높인다. 특히 체질량지수(BMI) 단위 증가 당 심방세동 발생 위험이 3~7%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이 카테터 절제술 후 심방세동 재발 위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도 다수 있다. 5864명을 포함한 16개 연구를 메타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비만과 치료 후 심방세동 재발 사이의 연관성이 보고됐다. 그뿐만 아니라 재발 위험은 BMI의 단위 증가 당 카테터 절제술 후 3.1%(RR 1.03; 95% CI 1.00~1.07)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극도자절제술, 비만 환자에서 예후는?

카테터 절제술을 받은 비만을 동반한 심방세동 환자의 재발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체중 관리가 절제술 후 결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정보는 아직 부족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영국 런던대(University College London) Rui Providencia 교수팀은 4일 미국심장학회 저널(JAHA)에 BMI가 전극도자절제술 예후에 끼치는 영향을 검토한 연구를 발표했다. 

Providencia 교수팀은 비만을 동반한 심방세동 환자 인구에서 전극도자절제술의 안전성·효과성을 검토하기 위해 2497명을 BMI로 분류했다. 체질량지수는 ▲정상체중(<25kg/㎡) ▲과체중(25~30kg/㎡) ▲비만(30~35kg/㎡) ▲고도비만(≥34kg/㎡)을 포함한 총 4개의 항목으로 나눴다. 

전극도자절제술을 받은 2497명 중 711명(28%)은 정상체중, 1092명(44%)은 과체중, 508명(20%)은 비만, 186명(1%)은 고도비만이었다. 

또 참가자 70.6%는 남성이었으며 평균 나이는 61.1세였다. 평균 CHA₂DS₂-VASc 점수는 1.6±1.4, 57.4%는 발작성 심방세동이 있었다. 

그 결과, 과체중 및 비만을 동반한 심방세동 환자는 정상체중인 환자보다 고혈압, 당뇨병 및 수면무호흡증 등을 포함한 동반질환이 더 많았다. 

안전성 관련해서 수술전후(periprocedural) 합병증은 정상체중(7.0%), 과체중(5.9%) 및 비만 환자(5.9%)에서 유사하게 나타났다(P=0.680). 

치료 효과 관련해서 12개월 시점에서 심방세동의 재발률은 정상체중에서는 35.2%, 과체중은 35.7%, 비만은 48.0%, 및 고도비만은 48.0% 높아지면서 심방세동 재발은 BMI증가와 함께 증가했다. 따라서 비만 환자는 전극도자절제술을 받아도 심방세동 재발 위험이 높았다. 

Providencia 교수는 "비만 환자는 (정상체중인 사람보다) 동반질환 위험률이 높았고 위험도가 높은 심방세동 하위분류로 나타났고, 절제술 후 무재발 생존율이 더 낮았다"고 밝혔다. 

NOAC, 비만 환자에 괜찮은가?

하지만 Providencia 연구팀은 "평균 체중을 초과하는 환자에게 NOAC을 처방하면 의도치 않은 저복용(underdosing) 현상이 나타나 혈전성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 우려가 있다"고 설명하며 비만을 동반한 심방세동 환자의 NOAC 적합성을 확인한 하위분석도 진행했다.

그 결과, 비만을 동반한 심방세동 환자의 NOAC 치료는 혈전색전증 사건을 높이지 않았다. 출혈도 비타민 K 길항제와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를 기반으로 연구팀은 "비만 동반한 심방세동 환자의 BMI를 치료전략에 고려하되 NOAC은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정리했다.

풍선냉각도자절제술, 비만 환자에 '대안'일수도

심방세동 치료와 사용되는 전극도자절제술이 비만 환자에서 제한적으로 나타난 가운데 연구팀은 풍선냉각도자절제술을 대안으로 주목했다. 

심방세동 환자에서 풍선냉각도자절제술에 대한 가장 강력한 근거를 제시한 임상연구는 2016년에 독일 연구팀이 진행한 FIRE & ICE 연구다.

이 연구에서 풍선냉각도자절제술은 전극도자절제술에 비열등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비만 및 과도비만 환자는 소수였으며 BMI 계층에 따라 하위분석은 진행되지 않았다.

따라서 Providencia 연구팀은 풍선냉각도자절제술과 전극도자절제술의 효과성·안전성을 비교하기 위해 BMI가 30kg/㎡를 초과하는 비만을 동반한 발작성 및 지속성 심방세동 환자 상대로 하위분석을 했다. 

그 결과, 효과성·안전성 관련해서 풍선냉각도자절제술은 전극도자절제술과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방세동의 무재발률을 봤을 때, 24개월 시점에서 502명 중 40명(8%)은 전극도자절제술을 받고 심방세동이 재발하지 않았으며 190명 중 28명(15%)은 풍선냉각도자절제술 받고 심방세동이 재발하지 않았다. 36개월 시점에서는 전극도자절제술 받은 21명(4%), 풍선냉각도자절제술 받은 11명(5%)이 재발하지 않아 두 그룹 간 유사하게 나타났다. 

또 풍선냉각도자절제술은 전극도자절제술보다 실시되는 시간이 짧았고, 형광 투시법(fluoroscopy) 스크리닝 지속기간도 짧았다(전극도자절제술: 144±60 min vs. 풍선냉각도자절제술: 115±44 min; P<0.001, 전극도자절제술: 24±14 min vs. 풍선냉각도자절제술: 22±10 min; P<0.001). 

좌심방이 및 우심방이 기질도자절제술(substrate ablation)을 추가로 받은 환자를 제거했을 때, 형광 투시법 기간은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지만, 시술 시간은 전극도자절제술군에서 유의미하게 더 길었다(135±39 min, P=0.004). 

또 풍선냉각도자절제술을 받는 비만 환자에서 전신 마취 사용이 약간 높았다(83.2%, n=158 vs. 63.9%, n=321; P<0.001).

아울러 Providencia 교수는 "비만을 동반한 심방세동 환자에서 풍선냉각도자절제술과 NOAC의 효과성·안전성을 검토한 결과 풍선냉각도자절제술은 고주파전극도자절제술과 유사하고 NOAC은 혈전색전증 사건을 높이지 않으며 출혈은 비타민 K 길항제와 유사하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 박경민 교수팀이 지난달 30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심방세동 풍선냉각도자절제술을 성공했다.
삼성서울병원 박경민 교수팀이 지난달 30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심방세동 풍선냉각도자절제술을 성공했다.
이미지출처: 삼성서울병원

 

비만 동반 심방세동 환자의 국내 치료 가이드라인은?

한편 대한부정맥학회가 발표한 '2018 심방세동 카테터 절제술 대한민국 진료지침'은 비만을 위험인자로써 경고하면서 심방세동 환자에게 비만 관리로 체중 관리를 권고했다. 

또 이 환자군에 카테터 절제술을 시행할 때 시술의 위험도와 함께 BMI를 고려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2018년 심방세동 카테터 절제술 대한민국 진료지침'

1. 체중감량은 심방세동 카테터 절제술을 시행 받을 환자 및 종합적인 위험인자 관리로서 도움이 된다. (IIa)
2. 심방세동 카테터 절제술을 받을 환자에게 시술의 위험도, 이득, 결과를 상의할 때 BMI를 고려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I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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